1분기에 두 계단이나 깜짝 상승
안정적 본업 성장·비용관리 덕분
계속된 연체율 상승은 관리해야

사진=BC카드.
사진=BC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국내 카드사 중 실적 '꼴찌'라는 불명예를 안았던 BC카드가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BC카드는 '흑자'가 기록된 성적표를 받았고 롯데·우리카드 등을 제치고 6위까지 올라섰다. K-패스 카드의 흥행 등 본업의 안정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비용 절감과 계열사인 케이뱅크의 이익이 급증한 덕분이다.

우려와 달리 연임에 성공한 최원석 BC카드 대표도 △핀테크사 협업 △빅데이터 사업 등 디지털·데이터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능력을 보여줬고 하반기 역시 상승세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가파른 연체율 상승세 등 건전성 부문은 우려가 적지 않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1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올 1분기 48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작년 1분기 사상 첫 분기 적자(-18억원)를 냈던 BC카드는 비용 관리는 물론 관계사인 케이뱅크의 관련 지분법손익이 크게 줄면서 실적 경쟁을 벌이던 다른 카드사들을 앞질렀다. BC카드의 자체 영업이익(세전이익) 역시 347억원으로 전년동기 115억원과 비교해 201.7% 크게 올랐다.

반면 우리카드와 롯데카드 등 경쟁을 이어가던 카드사들은 아쉬운 1분기 실적을 기록하면서 뒤바뀐 순위에 아쉬워했다. 롯데카드는 1분기 24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54.3%의 감소 폭을 나타냈고 같은 기간 우리카드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6.2% 하락한 293억원으로 집계됐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매 분기마다 실적에 따른 순위변화는 일어난다"며 "BC카드의 반등은 다른 카드사들이 눈여겨 볼 대목이다"라고 설명했다.

◇ 비용관리·K-패스 등이 반등 견인

전문가들은 BC카드가 실적 반등에 성공한 이유에 대해 △비용 관리 △본업 성장 △케이뱅크 지분법손익 회복 등을 꼽고 있다. 

BC카드는 조달비용 등 전반적인 영업 환경 악화를 효율적 비용 관리로 방어했다. 수익 확대보다 수수료, 판매관리비 등 각종 비용 절감하면서 BC카드의 올 1분기 영업수익은 9355억원으로 전년(9531억원) 대비 1.8% 줄었다. 이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신용카드결제 프로세싱(매입업무) 수익이 7527억원으로 전년(7649억원) 대비 1.5% 감소한 영향이다.

그 외 서비스수수료, 부가사업수수료 수익은 각각 0.4%, 9.4% 증가했고 회원서비스수수료, 자체카드수수료 수익은 각각 7.6%, 3.7% 감소하면서 실적 개선을 뒷받침했다.

지난 4월부터 참여사로 합류한 국토교통부 '대중교통비 환급 지원 사업'(이하 K-패스) 역시 BC카드의 실적에 많은 영향을 줬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발급된 모든 카드사의 K-패스 카드 중 약 20%는 BC카드 고객사(우리카드, IBK기업은행, 광주은행, 케이뱅크) 및 BC바로카드 상품인 것으로 집계됐다.

출시 후 한달만에 누적 회원수 130만명을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지만 수익성으로만 보면 K-패스는 마진이 남지 않아 전체적인 실적의 판도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다만 K-패스 카드를 사용함으로써 다른 사용처에서도 카드를 쓸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하면 BC카드 입장에선 K-패스로 인한 낙수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BC카드 관계자는 "K-패스 발급 신청이 급증하면서 신청부터 발급 및 배송 등 제반 절차에 있어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도 "앞으로도 BC카드는 정부 사업의 핵심 파트너로서 정책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적극 앞장설 것이다"라고 밝혔다.

관계사인 케이뱅크의 지분법손익이 크게 줄어든 것도 BC카드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 BC카드는 케이뱅크의 지분 33.7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지난해 1분기 파생상품 평가손실로 인한 실적악화로 18억원의 지분법손익을 기록한 케이뱅크는 올해 159억원까지 지분법손익을 끌어올렸고 BC카드 역시 관련 영향을 받아 실적에 반영됐다.

최원석 BC카드 대표. 사진=BC카드.
최원석 BC카드 대표. 사진=BC카드.

◇ 하반기도 기대…연체율 리스크 해결해야

이러한 실적 반등 효과는 하반기에도 이어져 흑자 추이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원석 대표가 수익 다변화·체질 개선 노력, 글로벌 시장 공략 등을 인정받고 재신임되면서 개선된 실적이 우상향할 수 있다는 기대감 역시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최 대표는 BC카드 사장 취임 이후 △핀테크사 협업 △빅데이터 사업 등 데이터 사업과 디지털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명실상부 데이터 분야 리딩 카드사로 부상 중이다.

또 BC카드는 업계 최초로 기업정보조회업에 진출하며 △기업정보조회 △데이터 전문기관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마이데이터 사업자 △가맹정보 결합전문기관 등 데이터 사업 관련 인허가 5종을 모두 획득했고 데이터 금융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이러한 체질 개선이 속도를 내면서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BC카드의 비용관리 효과는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도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성 유지가 지속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작은 자체 카드사업 규모에 비해 가파른 연체율 상승은 건전성 우려를 낳고 있다. 올해 1분기 비씨카드의 연체율은 2.08%로 지난해 1분기 0.87%에서 1.21%포인트 상승했다.

올해 1분기 연체율이 2%를 넘긴 곳은 BC카드 외에 국민카드(2.14%), 우리카드(2.28%), 하나카드(2.30%) 등이 있지만 다른 카드사의 경우 1개월 이상 연체뿐만 아니라 대환대출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 비씨카드의 연체율이 더 위험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타 카드사의 경우 대환대출로 인한 연체가 발생했을 때 카드론(장기카드대출)으로 전환해주는 것을 포함하면 연체율은 뛸 수밖에 없지만 대환대출을 하지 않는 BC카드가 연체율이 높다는 건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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