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임위원 '사임'…15개 특위 '시행령 입법' 검토
우원식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어선 안돼…불가피하게 본회의 소집"
박찬대 "총선민심 거부말라" vs 추경호 "의장이 민주당 대변"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여야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벼랑 끝 협상에 돌입했다.
10일 오후 2시 예고됐던 본회의 개의는 오후 5시에서, 오후 8시로 변경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4시경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돌아섰다. 이들은 본회의 개의 한 시간 전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협상이 무산될 시 우 의장은 예정대로 본회의를 소집해 민주당 몫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상임위원 선출을 강행한단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상임위 활동 전면 '보이콧' 검토로 맞불을 놨다.
상임위 활동을 당 정책위 산하에 구성한 15개 특위로 대체해 민생 정책을 추진하겠단 구상이다. 현실화 된다면 특위는 부처 단위로 협의를 거쳐 '정부 시행령' 등으로 입법 활동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우 의장이 통보한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사임을 통보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의원님들의 의사와 아무 관계없이, 상의없이 (배정)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의장 입장에서 원 구성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불가피하게 본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례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이 여러 차례 있었고 국회의 관례는 매우 소중한 전통이고 따라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어선 안 된다"면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 국회의 사명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국회를 소집해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의 입장 차가 첨예한 탓에 '빈손 회동'을 거듭했던 만큼 이번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진 미지수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만남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野 "관례보단 '법', 의회 독재 아닌 '총선 민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이 국회법상 원 구성 마감 시한"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되 시한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원 구성을 하는 것이 국회법의 정신이고 민주주의 원리에도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님도 말씀하셨지만 관례도 중요하지만 관례가 법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국민의힘이 의회 독재라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언어도단"이라며 "국민의힘도 총선 민심을 더 이상 거부하지 말고 협조하기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지난 7일까지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 후보 명단을 국회에 단독 제출한 바 있다. 핵심 쟁점이던 법제사법·과학기술정보통신·운영위원회를 포함 상임위원장 11개 자리를 자당 몫으로 설정했다.
◇ 與, 법사·운영위 사수 의지…상임위 강제 배정에 '전원 사임'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없는 본회의 일정에 반발하며 여당의 법사·운영위원장 배분 정당성을 재차 피력하고 나섰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실을 방문해 우 의장에 본회의 및 주요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 방침에 항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신임 국회의장께서 여야 간 제대로 된 합의 없이 본회의 의사일정을 일방통보하신 데 대해서 심히 유감스럽다"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해서 국회를 운영해 주시기 위해 국회의장이 되신 거고 어느 정파에 매몰되지 않는 중립 운영을 기대하며 의장님을 모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전 취지를 들어보면 거의 민주당 의원총회를 대변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려스럽다"면서 "신임 국회의장으로서 제대로 된 업무를 시작한 첫 주에 첫 날, 아침부터 본회의 소집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도록 되어있다"면서 "마지막 벼랑 끝 대화이지만 심도 있는, 진지한 논의를 통해서 좋은 접점을 찾아가는 회동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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