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상임위원 '사임'…15개 특위 '시행령 입법' 검토
우원식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어선 안돼…불가피하게 본회의 소집"
박찬대 "총선민심 거부말라" vs 추경호 "의장이 민주당 대변"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2024.6.10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회동하고 있다. 2024.6.10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여야가 22대 국회 전반기 원 구성을 놓고 벼랑 끝 협상에 돌입했다. 

10일 오후 2시 예고됐던 본회의 개의는 오후 5시에서, 오후 8시로 변경됐다. 우원식 국회의장은 오후 4시경 여야 원내대표 회동을 주재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돌아섰다. 이들은 본회의 개의 한 시간 전 다시 만나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협상이 무산될 시 우 의장은 예정대로 본회의를 소집해 민주당 몫 11개 상임위원회 위원장 및 상임위원 선출을 강행한단 방침이다. 이에 국민의힘은 상임위 활동 전면 '보이콧' 검토로 맞불을 놨다.

상임위 활동을 당 정책위 산하에 구성한 15개 특위로 대체해 민생 정책을 추진하겠단 구상이다. 현실화 된다면 특위는 부처 단위로 협의를 거쳐 '정부 시행령' 등으로 입법 활동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우 의장이 통보한 상임위원 강제 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사임을 통보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의원님들의 의사와 아무 관계없이, 상의없이 (배정)한 것이기 때문에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양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원식 국회의장이 10일 오후 국회의장실에서 양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하기에 앞서 기념촬영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우 의장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회동에 앞서 "국민의 뜻과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야 하는 의장 입장에서 원 구성을 마냥 기다릴 수 없어 불가피하게 본회의를 소집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례를 존중해야 한다는 말씀이 여러 차례 있었고 국회의 관례는 매우 소중한 전통이고 따라야한다고 생각하지만 관례가 국회법 위에 있어선 안 된다"면서 "일하는 국회를 만들라는 국민의 명령, 국회의 사명을 넘어설 수 없기 때문에 국회를 소집해 논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야의 입장 차가 첨예한 탓에 '빈손 회동'을 거듭했던 만큼 이번 협상에서도 이견을 좁힐 수 있을 진 미지수다. 여야 원내대표는 이날 만남에서도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 野 "관례보단 '법', 의회 독재 아닌 '총선 민심'"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오늘이 국회법상 원 구성 마감 시한"이라며 "대화와 타협을 시도하되 시한 내에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에는 국회법이 정한 절차대로 원 구성을 하는 것이 국회법의 정신이고 민주주의 원리에도 부합된다"고 강조했다. 

박 원내대표는 "의장님도 말씀하셨지만 관례도 중요하지만 관례가 법보다 우선일 수는 없다. 국민의힘이 의회 독재라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언어도단"이라며 "국민의힘도 총선 민심을 더 이상 거부하지 말고 협조하기를 기대한다"고 압박했다. 

앞서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지난 7일까지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주요 상임위원회 위원장 후보 명단을 국회에 단독 제출한 바 있다. 핵심 쟁점이던 법제사법·과학기술정보통신·운영위원회를 포함 상임위원장 11개 자리를 자당 몫으로 설정했다.

◇ 與, 법사·운영위 사수 의지…상임위 강제 배정에 '전원 사임' 

국민의힘은 여야 합의없는 본회의 일정에 반발하며 여당의 법사·운영위원장 배분 정당성을 재차 피력하고 나섰다. 앞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의장실을 방문해 우 의장에 본회의 및 주요 상임위원장 선출 강행 방침에 항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추 원내대표는 "신임 국회의장께서 여야 간 제대로 된 합의 없이 본회의 의사일정을 일방통보하신 데 대해서 심히 유감스럽다"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를 통해서 국회를 운영해 주시기 위해 국회의장이 되신 거고 어느 정파에 매몰되지 않는 중립 운영을 기대하며 의장님을 모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금 전 취지를 들어보면 거의 민주당 의원총회를 대변한다고 생각할 정도로 우려스럽다"면서 "신임 국회의장으로서 제대로 된 업무를 시작한 첫 주에 첫 날, 아침부터 본회의 소집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제1당이 국회의장을 맡고,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 제2당이 법사위원장을 맡고, 여당이 운영위원장을 맡도록 되어있다"면서 "마지막 벼랑 끝 대화이지만 심도 있는, 진지한 논의를 통해서 좋은 접점을 찾아가는 회동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촉구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