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로 생산성 효율·안전한 산단 ‘일거양득’
태양광·풍력·연료전지 적극 활용, 청정한 산단 조성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단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사진은 산단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의 모습.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제공
한국산업단지공단이 산단을 디지털화하고 있다. 사진은 산단을 일목요연하게 볼 수 있는 통합관제센터의 모습. 사진=한국산업단지공단 제공

[인천=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단지가 속살부터 바뀌고 있다. 칙칙하고 미로같이 복잡한 산단은 옛 기억이 됐다. 디지털과 신재생에너지, 산리단길을 이용해 ‘머물고 싶은 일터’로 변모하고 있다. 3회에 걸쳐 ‘혁신’이라는 급물살을 타고 있는 산단의 현주소를 짚어봤다. [편집자주]

①디지털전환·청정에너지로 속살부터 탈바꿈

②디자인 산단 꿈꾸며 청년 일꾼 품는 산리단길

③인천남동산단, 한국 산단의 미래 청사진 제시

한국산업단지공단 초청으로 지난 13일 방문한 '인천 스마트 그린산단 통합관제센터'는 기존 산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드리기에 충분했다. 한국 경제가 성취한 최신 디지털 기술로 산단 곳곳을 살피며 산단인들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고 있었다.

단순히 CCTV나 센서로 현황만 파악하는게 아니었다. 기상, 생산계획, 유동인구, 지역특성 모두를 빅데이터에 담아 산단 개발 방향도 짚어 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내일을 예측할 수 있으니 태양광과 풍력 등 변동성이 큰 청정에너지를 사용할 수 있었다. 청정에너지를 사용하다 보니 환경마저 깨끗해진 것은 물론이다.

1년 전 취임 직후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상훈 이사장의 관심은 규제해소였다. △입주 업종 △토지 용도 △매매 제한이라는 ‘3대 규제’를 대폭 완화해 노후 산단에 첨단산업과 신산업을 들어올 수 있는 길을 텄다. 첨단산업과 신산업이 들어서자 자연스럽게 청년 근로자도 모여 들며 산업단지가 ‘산업 캠퍼스’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이 이사장은 기업과 사람이 모이는데 만족하지 않았다. '서말 구슬도 꿰야 보배'라는 속담처럼 ‘산업단지 디지털 전환’과 ‘산업단지 무탄소화’를 추진하며 산단을 고도화하기 시작했다.

산단공은 지난 해 말 ‘디지털 전환 로드맵’을 수립했다. 기업내, 기업간, 산단간 데이터 공유 방향을 제시하며 지역별 밑그림을 그렸다. 2027년까지 제조·에너지·안전 등 자료를 수집할 수 있는 디지털 인프라를 조성하고, 2029년까지 유무선 네트워크 구축과 데이터 전문인력을 양성할 방침이다. 이어 2032년까지 산단을 초고속 네트워크로 연결해 데이터를 공유한다는 구상이다. 

산단공은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산단의 이름을 ‘스마트그린산단’이라 부른다. 2024년 현재 18개 산단을 지정했으며 2027년경 25개까지 늘릴 계획이다. 이를 위한 인프라로 △공정혁신 시뮬레이션센터 △표준제조혁신 공정모듈 △혁신데이터센터 △스마트물류 플랫폼 △통제관제센터를 구축하고 △스마트제조고급인력양성 사업과 △지역특성화제조기반구축 사업을 펼치고 있다.

산단 디지털화의 대표적인 사례가 ‘디지털기반 협업공장’을 표방하는 ㈜대창이다. 디지털기반 협업공장에선 기업간 수주·발주, 제품의 생산·유통과정을 공유한다. 개별 기업의 활동만으로 생산성 향상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협력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스마트공장을 구축하고 데이터를 축척한다.

사실 ‘협업공장’이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는 것은 쉽지 않다. 기업 고유의 영업비밀을 침해당할 수 있어서다. 하지만 ㈜대창을 필두로 ㈜아이엔스틸인더스트리, ㈜태우, ㈜서원, ㈜에쎈테크는 ‘DX를 통한 위기극복 중장기 전략’을 수립했다. 2032년 지능형 공장을 구축하는게 목표다.

산단공은 산단의 디지털화를 통해 산업단지를 보다 안전하게 만들고 있다. 디지털을 활용해 산단안전정보시스템, 특별안전구역 실증, 석유화학산단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으로 중대사고의 경우 2022년 26건에서 2023년 24건으로 8% 줄었으며, 사망사고도 같은 기간 22명에서 16명으로 27% 줄었다.

산단공은 산단을 디지털화하는 동시에 청정에너지를 도입하며 에너지자립 기반을 마련했다. 수소연료전지 발전설비를 구축하며 기존 화력발전 중심의 기저부하를 대체하고 있다.

태양광·풍력은 무탄소·무연료·무방사능이 특징인 말 그대로 ‘청정에너지’이지만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 운영에 애로가 있다. 그러나 산단을 디지털화하며 각종 정보를 빅데이터화하자 내일의 날씨와 이에 따른 전력생산량 예측이 가능해졌다. 

그래서 산단공은 ‘에너지 자급자족형 인프라 구축사업’을 펼쳤다. 대표적인 사례로 2022년 경남 창원 동전일반산업단지에서 시작한 지붕형 태양광발전과 연료전지 설비를 꼽는다. 지금은 전국 10개 산업단지에서 72.8MW 규모로 확대했다. 향후 산업단지에 추가로 태양광 150MW를 구축할 계획이다.

산단공은 창원과 여수 등 도심에서 유휴부지를 활용해 수소연료전지 구축사업도 진행하고 있다. 수소연료전지가 대표적인 분산에너지인데다가 큰 변동성 없이 전력을 산단에 안정적으로 공급하는데 주목하고 수를 점차 늘릴 계획이다.

산업단지공단 이상훈 이사장(오른쪽 끝)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 산단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시간을 지난 13일 마련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산업단지공단 이상훈 이사장(오른쪽 끝)은 취임 1주년을 맞아 한국 산단의 현재와 미래를 보여주는 시간을 지난 13일 마련했다. 사진=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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