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남동산단, 공유지의 비극 없는 ‘혁신공유지’ 지향
"칙칙한 공단은 잊어라!"...'복합문화공간'된 인천남동산단
[인천=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산업단지공단은 노후 산단을 개량하는 사업을 2011년부터 진행해 왔다. 2024년에는 ‘산리단길 프로젝트’를 더해 청년이 찾는 산단을 조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인천남동산단은 산단공이 그간 쏟아부은 노력의 결정체이다. 3회에 걸쳐 새롭게 변모되고 있는 산단의 모습을 기록했다. [편집자주]
①디지털전환·청정에너지로 속살부터 탈바꿈
②디자인 산단 꿈꾸며 청년 일꾼 품는 산리단길
③인천남동산단, 한국 산단의 미래 청사진 제시
한국산업단지공단은 산업단지를 조성하며 내용을 점진적으로 확대해왔다. 1960~1980년대 경제개발 시대에 산단은 생산기능만을 강조했다. 그래서 당시엔 산단을 ‘공업단지(공단)’라고 불렀다.
1990년대 들어 산업이 첨단화, 고부가가치화 하자 생산을 보강하는 지원기능을 산단에 덧붙였다. 2000년대 들어 탄소중립과 지역균형발전이 화두가 되며 포항, 구미, 대구 등 지방 소재 산단을 개발하며 △클러스터·공동혁신 △근로생활의 질·구조고도화 △친환경 녹색산단화를 더불어 추진했다.
현재는 디지털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그린산단으로 구성하고 문화요소를 가미해 매력적인 장소로 재단장하고 있다. 산단공은 이러한 노력을 ‘첨단산업벨트’로 불리는 15개 국가산단에 집중적으로 쏟아붓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인천남동산단이다.
◇인천남동산단, 공유지의 비극 없는 ‘혁신공유지’ 지향
산단공은 인천남동산단을 1985년부터 7년에 걸쳐 조성해 1992년 완공했다. ‘한강의 기적’을 이룬 경인공업지대의 계보를 잇는 인천남동산단이지만 노후화를 피할 순 없었다.
그래서 산단공은 2010년에 인천남동산단을 구조고도화 시범단지로 지정하고 2018년에는 청년친화형산업단지로 지정했다. 2020년에는 스마트그린산업단지로 지정했으며, 다음해인 2021년 산단대개조 지역으로 선정했다.
산단공 박성길 인천지역본부장은 산단을 산업공유지로 정의하고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여러 조치를 취했다. 산단을 구성하는 여로 요소들의 협업을 통해 산단의 경제적 가치를 높이고 입주기업이 처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이를 ‘공유지의 희극’이라고 정의했다. 공유지의 비극이란 공유 자원의 이용을 개인 자율에 맡길 경우 자원이 고갈될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경제 이론이다.
박 본부장은 우선 ‘아이 라이팅’ 프로젝트를 진행해 산단 거리를 밝게 했다. 산단에선 야간 근무가 잦은데도 거리가 어두워 신규 채용이 어렵다는 입주 기업의 호소를 참고해 야간 경관을 밝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고민을 함께 해결하며 '일할 맛 나는 산단'을 만들기 위해 ‘혁신공유지 협의체’도 구성했다. 혁신공유지 협의체에서 산단의 마스터플랜을 세우고 산업·공간·생활환경을 재편하기 위한 후속과제를 도출했다.
산단의 산업구조와 산업공간, 생활공간을 재편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았지만, 박 본부장은 “반드시 가야할 길”이라고 보고 인천남동산단의 변화를 주도했다.
산업구조 재편을 위해 전통산업을 첨단화하는 동시에 미래전략 산업을 육성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조공정을 디지털화했다. 아울러 태양광, 연료전지 등을 활용해 탄소 배출을 줄였다.
산업공간을 재편하기 위해 남동산단 융복합 핵심거점을 조성하고 뷰티·가구 브랜드존을 조성했다. 뷰티·가구 산업은 인천남동산단의 새로운 미래전략 산업이다. 아울러 박 본부장은 인천남동산단에 문화공간을 조성하며 자연친화적 산업단지로 가꿨다.
청년이 찾아오도록 생활공간을 재편하며 산업단지를 브랜드화했으며 통합관제센터와 스마트 교통시스템을 구축해 인천남동산단을 보다 안전하게 만들고자 노력했다.
◇ "칙칙한 공단은 잊어라"…‘복합문화공간’된 인천남동산단
인천남동산단이 기존 산단과 다른 것은 볼거리가 많다는 점이다. 산단이 관광지가 아닌데도 볼거리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혁신’이라 할 수 있다. 계획대로 뷰티·가구 산업이 발달하면 인천남동산단은 보다 활기넘치게 될 전망이다. 혁신공유지 협의체가 있어 이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었다.
혁신공유지 협의체는 이미 2025년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2025년에 △DX 이노베이션 플랫폼 △공정혁신 시뮬레이터센터 구축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기존 수작업에 의존하던 제조공정과 장비를 디지털화해 노동자의 작업 안전도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혁신공유지 협의체는 '아이 라이팅 파트2' 사업을 올해 진행하고 있다. 브랜드 특화거리를 조성하고 외국인 노동자를 지원하되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며 인근 도시와 산단이 단절되지 않도록 인천남동산단을 한번 더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혁신공유지 협의체는 교통환경 혁신도 추진해 산단인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45인승 고급버스 10대를 매일 77회 운행, 산단인 대부분이 통근버스 운행과 운행노선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아울러 산단 내 근린공원을 활용해 주차공간을 확보했다. 이를 위해 15억 원을 투입했다. 향후 교통환경의 디지털화도 추진해 산단 정밀 교통정보 시스템과 지능형 교통 시스템도 갖출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