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9286억원 '은행권 1위'
'고객 중심' 경영 기반한 내부통제·디지털 강화
정상혁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 이끌어낼 것"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정상혁 신한은행 은행장이 '기업금융' 강화와 '고객중심' 경영을 내세우면서 올해 1분기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정 행장은 올해 하반기에 '고객몰입' 가치 실현을 통해 신한은행의 위상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통제 강화와 디지털 혁신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을 펼쳐나갈 것으로 보인다.
◇ 정통 신한맨…'전략·재무통'에 영업력 인정도
1964년생인 정 행장은 덕원고,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90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34년간 '신한맨'으로 살아왔다. 입사 후 주요 요직을 거친 '전략·재무통'을 평가 받는다. 본점 고객만족센터장, 소비자보호센터장, 경영기획그룹 상무, 경영기획·자금시장그룹 담당 부행장 등을 역임했다. 특히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신한은행장 첫 임기 당시 비서실장으로 지냈다.
정 행장은 영업 능력도 탁월한 인물로 평가 받는다. 서울 강남권 주요 지점인 압구중앙·분당지점 부지점장, 둔촌동·삼성동 지점장을 지내면서 영업 실적을 쌓아 영업력을 인정 받았다. 무엇보다 그는 기업금융 측면에서의 경쟁력도 쌓았다. 역삼역금융센터 센터장 겸 기업영업담당(RM), 성수동기업금융센터 커뮤니티장을 역임한 바 있다.
정 행장은 지난해 3월 신한은행 수장을 맡았다. 당시 신한금융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자경위)는 정 행장 선임 배경에 대해 "전통적 은행 산업의 특성과 최근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보유하고 있으며 리테일, 기업금융 영업점장 근무 시 탁월한 영업성과를 시현하는 등 풍부한 현장 경험을 갖추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고객과 시장의 요구를 빠르게 파악하고 변화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량이 뛰어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 행장은 취임 1년 만에 리딩뱅크를 탈환했다. 신한은행은 지난해 하나은행과 국민은행에 1·2순위을 내줬지만,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 9286억원을 기록하면서 은행권 1위 자리에 안착했다. 이같은 호실적은 기업금융이 한몫했다. 신한은행은 기업대출이 늘었다. 신한은행의 올 1분기 기업대출은 167조216억원으로 전년(152조2081억원)보다 9.7% 상승했다. 대출이 늘면서 이자이익도 증가했다. 신한은행의 올 1분기 이자이익은 2조1841억원으로, 지난해 1분기(2조26억원) 대비 9.1% 올랐다.
◇ 고객중심 경영 앞장…하반기 내부통제·디지털 강화
특히 정 행장은 취임때 부터 '고객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진 회장도 경영 방향성을 고객 중심으로 삼았다. 정 행장은 올 하반기 경영 키워드 중에서도 '고객 중심 혁신'을 강조했다. 최근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고객이 원하는 바를 찾아 정확하게 해결하고 남다른 솔루션(해법)을 제공하자"며 "현장에서 발견한 고객의 니즈를 본부의 혁신 활동으로 연결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이끌어내자"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올 하반기 인사 키워드도 '고객몰입' 가치 실현을 위한 '현장주도형 인사'였다. 신한은행은 현장주도형 인사를 위해 영업추진그룹별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취합했다. 지역별 최근 승진한 직원들로 구성된 '지역본부 승진추천단'도 운영했다. 신한은행은 함께 근무한 동료들에 대한 현장감 있는 의견들을 접수했으며 이들의 평가가 승진인사에 반영될 수 있게 했다. 특히 신한은행 올 하반기 인사에서 탁월한 역량으로 고객중심 전략을 실천하는데 앞장선 직원 7명이 발탁돼 특별승진했다.
신한은행은 '고객솔루션그룹' 부서를 신설하기도 했다. 체크카드 및 이와 연계된 상품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고객솔루션그룹에 신한은행과 신한카드의 직원들이 협업 근무하는 '체크카드솔루션실'을 새로 만들었다.
정 행장은 고객 중심 경영을 위해서는 고객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내부통제 강화를 강조한다. 정 행장은 "기본에 더해 우리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고객의 신뢰이다"며 "내부통제를 위한 제도와 시스템의 규범을 준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믿고 거래하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우리 직원들이 내부통제 자체를 문화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강화에도 고삐를 쥔다. 신한은행은 최근 'Tech그룹'에 'Tech혁신단'을 신설했다. Tech혁신단은 클라우드 분야 인프라 개선과 선제적 개발을 위해 만들어졌고, KT 출신 클라우드 분야 외부 전문가가 본부장급으로 영입됐다.
정 행장은 하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연결과 확장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발견하는 일에 박차를 가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고객과 사업기회를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고객으로부터 선택 받기 위해 차별적인 솔루션과 디지털 기술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점을 만드는 것을 명확한 목표로 하고 미래를 준비해 나가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