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신혼부부‧고령자 등 계층별 주거사다리 역할 ‘톡톡’
시세 대비 낮은 가격‧도심권 입지‧빠른 공급 속도 ‘강점’
LH, 올해 매입임대 전담조직 개편…“공급 속도 높일 것”

서울 동작구 대방동 청년매입임대주택. 사진=LH 제공
서울 동작구 대방동 청년매입임대주택. 사진=LH 제공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매입임대주택 공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입임대 공급량을 대폭 늘리고 전담조직을 신설하는 등 주택 공급 공백을 해소하기 위해 매입임대사업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3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매입임대사업은 LH 등 공공이 다가구 등 기존 주택을 매입하거나 사전 약정을 통해 신축 주택을 사들여 주거취약계층에 임대하는 사업으로, 지난 2004년 정부의 ‘저소득층 주거복지 확대방안’의 일환으로 도입됐다.

현재 LH가 보유한 약 115만가구의 임대주택 중 15%인 17만2000가구가 매입임대주택이다. 2004년 503가구 매입으로 시작된 매입임대사업은 점차 규모가 늘어나고 있으며, LH는 올해 약 3만7000가구의 매입임대주택을 매입할 예정이다.

매입임대주택 입주유형은 청년, 신혼부부, 고령자, 다자녀, 든든전세 등 계층에 따라 세분화되며, 공급방식은 보증금과 월세를 일정비율로 전환 가능한 방식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 LH에서 제시한 매입기준 등에 적합한 주택 중 서류심사 및 매입심의를 통해 입지여건·입주수요·설계품질 등을 종합 고려해 매입대상주택으로 선정된다.

이렇게 LH가 확보한 매입임대주택은 다양한 사회 계층을 위한 보금자리로 제공되고 있다. 지난해 6월 입주자를 모집한 서울 영등포 소재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도보 5분의 초역세권 입지임에 힘입어 15명 모집에 2370명이 지원해 15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같은 해 12월에 모집한 서울 종로구 소재 청년 매입임대주택 역시 103명 모집에 9380명이 지원해 9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역세권을 중심으로 매입임대주택 인기는 높아지고 있다.

매입임대주택의 최대 장점으로는 입지가 꼽힌다. 아파트형 임대주택 공급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택지 확보가 필요해 도심 내 건설이 어렵다. 이렇다보니 임대아파트는 서울 직장까지의 접근성이 열악한 경우가 많았고, 기반시설 설치, 단지 주변 상권 활성화가 지연되는 경우엔 불편한 생활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도 발생했다. 그러나 매입임대주택은 도심 내 주택을 임대주택으로 활용해 기존 도심 인프라를 쉽게 누릴 수 있다.

공급 속도도 임대아파트에 비해 빠르다. 건설임대주택은 주택건설사업의 승인 준비 단계부터 실제 착공, 공사완료 및 입주까지 약 5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반해 매입임대주택은 매입결정 후 통상 1년 이내에 실제 매입 및 입주가 이뤄져 수요에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하다는 것이 LH의 설명이다.

최근 매입임대주택은 수요자 맞춤형 밀착형 주택으로 발전하고 있다. 임대주택이 필요한 계층을 세분화해서, 계층별 특성과 수요에 맞춰 소규모로 신속하게 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특화되고 있다. 청년 자립지원을 위한 원룸형 중심의 청년매입임대, 전세난 해소를 위한 중산층 대상 전세형 등이 대표적인 예다.

LH는 지난 2019년부터 ‘민간신축 매입약정’ 방식을 도입해 건축 전 단계에서부터 설계안을 검토해 개선사항을 발굴하고 개선된 내용대로의 시공을 조건으로 건물을 사전 매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신혼부부에게 필요한 아이돌봄시설, 청년들이 선호하는 피트니스 시설, 고령자 및 장애인에게 필요한 편의시설을 주택에 반영하고 있다.

또한, 학대피해아동, 범죄피해자, 청년 예술인, 장애인 등 소수의 다양한 수요층에게 주거와 자립을 위한 프로그램을 결합하는 ‘특화형 매입임대주택’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범죄피해자에게는 단기 쉼터를, 청년에게는 창업 프로그램을, 예술인에게는 작업실을, 장애인에게는 사회와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 밖에도 LH는 고시원 쪽방 등 비정상 거처 거주자에게 매입임대주택을 통해 긴급 주거지원 서비스(‘이주지원 119’)를 시행하고 있으며, 보호시설에서 퇴소해 거처가 불안정한 자립청년에게도 매입임대주택을 지원하고 있다. 분만시설이 문을 닫아, 타지역으로 원정출산을 해야만 하는 임산부들이 단기 거주할 수 있도록 병원 인근에 출산지원 안심스테이도 매입임대주택을 통해 지원한다.

테마형 매입임대주택(발달장애인 특화지원주택 다다름하우스). 사진=LH 제공
테마형 매입임대주택(발달장애인 특화지원주택 다다름하우스). 사진=LH 제공

신축매입임대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LH는 최근 대대적인 매입임대 관련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LH는 정부의 정책 물량 달성을 위해 ‘수도권매입확대전략 TF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TF 전담조직은 수도권 매입 목표를 완수하고 올해 처음 도입되는 공사비 연동형 약정 방식을 활성화하기 위한 조직이다.

이 조직은 ‘조기착공지원팀’과 ‘매입팀’ 2개 팀으로 구성된다. '조기착공지원팀'은 공사비 연동 방식 물건 심사와 민간의 설계도면 작성, 지자체 인허가·협의 절차 등과 관련한 컨설팅 업무도 수행한다.

수도권 본부별로는 ‘매입약정지원팀’도 신설했다. 이 팀에는 총 37명의 인력을 추가 배치해 주택매입 신청접수부터 품질관리까지 업무를 한꺼번에 진행한다.

고병욱 LH 주거복지본부장은 “매입임대주택은 도심 외곽이 아닌 역세권에 신속하게 공급이 가능할 뿐 아니라 예술인, 장애인, 창업 희망 청년 등 다양한 입주계층 수요에 맞춰 맞춤형 공급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주택공급 감소와 주거 취약계층의 주거불안이 우려되는 만큼, 수요가 있는 지역에 고품질의 저렴한 주택을 더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매입임대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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