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최대 판매사(딜러)인 한성자동차 노동조합이 다음달 7일 총파업에 나설 계획이다. 연초부터 진행해온 임금협상이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답보 상태이기 때문이다.
30일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에 따르면 지난 22일 중앙노동위원회 쟁의조정 회의에서 조정중지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노조가 합법적 단체행동권을 확보했다.
이후 노조는 대의원 회의를 소집, 다음달 7일 총파업을 결의했다. 이미 지난 24일 이후 전시장과 서비스센터에서 야근 및 외근 일지 작성 거부, 항의 현수막 게재 등 부분적인 단체행동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파업이다. 한성차 노조는 2022년 9월 설립, 1년 뒤인 지난해 7월 서비스직 처우 개선과 근속수당 지급 등을 주장하며 파업에 나선 바 있다.
한성 노조는 사측이 지난해 실적 악화를 근거로 고용 불안성을 키우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비스 부문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상여금이 200%에서 올해 50%로 대폭 감축됐고, 영업 부문에선 인원 감축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산업계에서 거론되던 메르세데스-벤츠의 직접판매제 도입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달부터 영업직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직판제에 필요한 온라인 교육 자료가 배포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벤츠는 유럽과 호주 등에서 판매사를 통하지 않고 제조사가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판매하는 직판 시스템을 구축했다.
공시자료에 따르면 한성자동차는 지난해 매출 3조4439억원을 올렸지만 영업손실 468억원과 당기순손실 361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수입차 시장 위축 속에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모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을 비롯해 특수관계자들과 배당과 차입 등 거래로 수익을 낮게 잡고 있다고 주장한다.
한성자동차는 국내 벤츠 딜러 중 가장 몸집이 크다. 전국 20개 공식 전시장과 22개 서비스센터를 운영한다. 한성차 노조가 총파업에 돌입하면 정비 서비스 등에서 차질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