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가 메르세데스-벤츠 강남전시장 앞에서 가두시위에 나선 모습. 사진=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지난 7일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가 메르세데스-벤츠 강남전시장 앞에서 가두시위에 나선 모습. 사진=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 제공

[데일리한국 안효문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국내 최대 판매사(딜러) 한성자동차 노조가 총파업에 나섰다.

한성차는 지난해 적자를 이유로 임금을 동결하고 성과감을 삭감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모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에 1000억원대에 달하는 배당금을 지급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7일 금속노조 수입자동차지회 한성자동차 노조는 메르세데스-벤츠 강남전시장 앞에서 총파업 집회를 진행했다. 

노조는 "지난 2월부터 단체교섭을 진행했지만 사측은 지난해 468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는 이유로 임금동결을 주장했다"며 "매년 200~300%씩 지급되던 성과급을 올해에는 일방적으로 삭감해 50%만 지급하기도 했다"고 파업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시장에서 번 돈을 모기업인 레이싱홍 그룹이 가져가면서 막대한 이득을 취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레이싱홍 그룹은 말레이시아 화교가 홍콩에 세운 자동차 판매사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와 호주 및 유럽 등에서 자동차 판매와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다. 자회사인 스타오토홀딩스를 통헤 벤츠의 한국 지사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지분 49%도 보유하고 있다.

한성자동차는 지난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1200억원과 1000억원을 레이싱홍 그룹에 배당했다. 두 해동안 합산 영업이익은 1370억원이었다. 

지난해부터 거론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직접판매제 도입도 노조엔 부담이다. 이달부터 영업직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직판제에 필요한 온라인 교육 자료가 배포되기 시작되면서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란 불안감이 퍼지고 있다.

벤츠는 유럽과 호주 등에서 판매사를 통하지 않고 제조사가 온라인으로 소비자에게 직접 차를 판매하는 직판 시스템을 구축했다.

한성자동차 노조는 교섭이 장기화됨에 따라 지난달 22일 중앙노동위원회로부터 조정 중지 결정을 받고 합법적 파업권을 확보했다. 같은 달 25일부터는 지점 내 현수막 게시와 야근·외근일지 작성 거부 등 단체행동에 나서면서 총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라대관 금속노조 수입차지회 지회장은 "지난 6개월 간 교섭이 무색할 정도로 총파업 상황에서도 사측은 구체적인 교섭안을 제시하지 않았다"며 "사측 교섭대표는 '단체행동을 중단해야 (사측도) 어떤 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입장만 전달한 채 노조의 항의서한도 전달받는 것을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성자동차 노조는 오는 14일 사측과 재교섭에 나설 방침이다. 교섭 전까진 총파업이 아닌 사업장 별로 현수막 게재 등 행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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