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6.2% 성장 전망
LG전자, '그램 폴드' 후속 제품 당분간 생산 계획 없어
[데일리한국 김언한 기자] 노트북의 새 폼팩터(제품 형태)로 주목받았던 폴더블 제품이 앞으로 수년간 초니치(틈새 중 틈새) 마켓을 벗어나지 못할 전망이다. 레노버, 에이수스 등 노트북 제조사는 실수요를 겨냥하기보다는 기술력을 과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7일 시장조사업체 버츄마켓리서치에 따르면 폴더블 노트북·태블릿 시장은 지난해 약 320억달러 규모에서 오는 2030년 약 520억달러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연평균 6.2% 성장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폼팩터의 혁신이 새 시장을 만들어낼 것이란 기대에 비하면 매우 낮은 성장 전망이다. 전 세계 폴더블 노트북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량은 올해 수천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올해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 출하량은 40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잠재력이 낮은 만큼 우리나라 기업도 제품 출시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LG전자는 폴더블 노트북 신제품을 생산할 계획이 당분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제품 가격과 수요 등을 감안할 때 시장성이 떨어지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9월 1세대 폴더블 노트북인 'LG 그램 폴드'를 출시했다. LG전자 노트북 브랜드 그램 10주년을 맞아 출시한 제품이다.
접으면 12형 노트북, 펼치면 17형 태블릿 등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는 폼팩터를 갖췄다. 한정판으로 생산했으나 호평이 많았던 까닭에 일각에선 주기적으로 제품을 출시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하지만 올해는 폴더블 노트북 신제품을 출시하지 않기로 했다. 내년 2세대 제품을 출시할지 여부 또한 불분명한 상황이다.
생산원가가 높아 출하가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는 점도 신제품 출시의 걸림돌이다. 폴더블 노트북은 디스플레이 면적이 일반 노트북의 2배인 만큼 전력소모가 많아져 고용량 배터리가 필수다. 또 화면이 접히는 부분의 주름을 최소화하는 힌지 등 전체적으로 기술 변화가 크다.
1세대 LG 그램 폴드의 출하가는 499만원이었다. 지난해 LG전자는 폴더블 노트북을 500대 한정 수량으로 판매했다. 얼리어답터를 중심으로 구매가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쟁 제품인 레노버의 '씽크패드X1폴드 2세대' 출하가는 2500달러(약 330만원)부터 시작해 최고사양 제품은 3899달러(약 520만원)에 이른다. 에이수스의 '젠북 17 폴드 OLED'는 3500달러(약 470만원), HP의 '스펙터 폴더블'은 5000달러(약 670만원)에 판매된다.
삼성전자 또한 폴더블 노트북을 개발 중이지만 구체적인 출시 계획은 확인되지 않고 있다.
아직까지 폴더블 노트북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업체는 없다. 폴더블 노트북은 2020년 레노버가 세계 최초로 선보였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지난해 LG전자가 내놓은 제품이 최초이자 마지막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늘날 폴더블 노트북은 대중화를 겨냥한 것이라기 보다는 기술력을 보여주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면서 "앞으로 수년간은 사용성을 실험하는 단계에 머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