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압박에 건전성 우려까지 이중고
부동산PF로 인한 실적 악화가 치명타
부동산 회복세에 긍정적인 가능성도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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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가 올 상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저축은행 업계가 실적 악화에 시름 중이다. 4000억원에 가까운 손실의 늪에 빠진 저축은행들은 연체율로 인한 건전성 우려까지 '이중고'를 겪으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다만 업계는 연내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권에 들어오고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일각에서 우려하고 있는 수준까진 가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또 대규모 손실에 대응하기 위해 유동성을 비축해 두는 등 당분간 수익성 확대보다는 리스크관리 강화에 중점을 두면서 위기를 극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전국 79개 저축은행은 총 380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965억원 순손실에서 2839억원 급증한 것으로 저축은행업권은 지난해 1분기 523억원의 순손실을 낸 뒤 여섯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손익현황을 살펴보면 금리 안정화 기조에 따라 이자 비용이 5429억원 감소했으나 여신 축소로 이자수익이 5461억원 줄어들었다. 특히 대손충당금 전입액이 3962억원 급증했다.

연체율은 전분기 대비 0.44% 하락한 8.36%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 7~8월 연체율은 채무 상환능력이 저하된 개인사업자나 PF 기업 대출에서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PF 부실 여파가 직접적인 실적 악화의 원인이다"라며 "적자가 계속될 수 있지만 적극적으로 부실채권을 상·매각하면서 연체율을 낮추는 등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열린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관련 출입기자 설명회'.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0일 열린 '2024년 상반기 저축은행 결산 관련 출입기자 설명회'. 사진=연합뉴스.

◇ 부동산 PF 부실 여파로 실적 급감

저축은행의 상반기 실적이 악화된 데에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부동산 PF 부실 여파가 올해까지 이어졌기 때문이다. 금융 당국이 마련한 새로운 사업성 평가 기준에 따라 부실 PF 사업장이 늘어나면서 충당금도 추가로 적립하게 됐고 이는 저축은행 손실로 이어졌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2조3285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1조9323억원)보다 3962억원 늘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출입기자 설명회에서 오화경 저축은행중앙회장은 "수신 축소와 여신 축소에 따른 이자 비용과 이자수익은 거의 상쇄되는 분위기였다"면서 "대손충당금적립액이 3900억원 정도로 순손실 규모와 비교하면 대부분 대손충당금 증가분이 손실에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여신 축소에 따른 이자수익이 감소(-5461억원)와 채무자 상환능력 저하로 인해 발생한 신규연체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점 역시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연체율은 4.80%로 같은 기간 0.45%p 하락했으나 부동산 관련 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기업대출은 11.91%에서 11.92%로 0.01%p 소폭 상승하면서 결국 연체율로 인한 리스크는 여전한 상황이다"라며 "일정 기간 가시적인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 개선 여건 어렵지만 실적 회복 긍정적

상황이 개선될 여건은 부족하지만 업계에선 수도권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 회복에 대한 긍정적인 가능성도 내비쳤다. 오 회장은 "내년 상반기까지 적자 폭을 유지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매매·상각 등 적극적인 노력을 통해 건전성 지표를 강화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저축은행업권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역시 올 상반기 15.04%로 전분기 대비 0.35%p 상승하면서 건전성 지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손실에도 불구하고 자본확충을 위한 증자와 적극적인 리스크 관리를 통한 위험자산이 줄어든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중앙회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유동성은 감독 기준 대비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2분기 저축은행 유동성비율은 232%로 감독 기준인 100%보다 132%포인트를 초과했다. 현금, 예치금, 중앙회 예탁금을 비롯해 즉시 매도 가능한 가용 유동성도 수신 규모의 15% 이상으로 유동성 리스크에 적시 대응이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향후 기준금리 인하 및 금융시장 불확실성 해소 등 영업환경 변화 상황에 대응해 실적 개선 노력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또 한국은행과 직접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를 체결해 대규모 예금인출 등 유동성 위기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부동산 PF에 쏠려있는 저축은행의 포트폴리오 개선에도 노력할 예정이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만의 고유 영역이 없다 보니 여신 포트폴리오상 쏠림 현상이 반복된다"며 "저축은행이 서민금융에 집중할 수 있도록 금융당국과 상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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