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인사청문회 파행 후 여야 공방 이틀째
與강선영 “李사상, 레닌과 유사”…野 "또라이"
강선영 "대응가치 없어…논리적 반박도 못 해"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또라이구만 저거.”(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2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발언이다.
더불어민주당 일부 의원들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소련의 초대 지도자인 블라디미르 ‘레닌’에 비유한 강선영 국민의힘 의원에 “또라이”라고 반발하면서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3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의 국회법상 ‘징계’를 시사했고, 민주당은 강 의원의 ‘제명’을 촉구하면서 격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전날 국방위에서 열린 인사청문회는 여야 고성을 주고 받다 끝내 파행했다. 강 의원은 당시 이 대표의 저서인 '이재명, 대한민국 혁명하라' 사진이 담긴 팻말을 들고 “(볼셰비키 혁명) 당시 레닌이 주장한 군주제 혁명·토지혁명·빵 혁명은 이재명 대표의 정치혁명·경제혁명·복지혁명·평화혁명과 유사한 궤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즉각 강 의원을 향해 민주당 의원들은 “또라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강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또라이라고 말하는 상스러운 분들하고 이 자리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맞받았다. 강 의원의 발언 중 민주당은 삿대질을 멈추지 않고 “또라이지”라며 가세했다. 해당 의원은 김민석 최고위원과 박범계·박선원 의원으로 알려졌다.
◇ 강선영 "野, 논리적 반박 못하니 속기록 삭제 요구"
강 의원은 이날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불쾌했다면 ‘이재명 대표 저서에 담긴 혁명과 레닌의 주장이 이렇게 다르다’거나 ‘이 대표의 주장이 자본주의’라는 것을 들어 논리적으로 반박했어야 했다”라며 “민주당이 속기록 삭제를 제안한 것부터 타당하지 못한 행동을 자인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이 대표를 레닌에 빗댄 것에 대해 “다수당의 당 대표로 있는 사람 책에 ‘자유’ 없는 민주주의가 군 내에 장병들의 정신 교육에 침투하지 않도록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달라는 취지에서 나온 말”이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강 의원은 향후 당 차원의 대응에 대해선 “민주주의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을 독재자, 영부인을 살인자라고 하는 민주당에 감정적으로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고 잘라 말했다.
국민의힘 국방위 소속 의원들도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의원들이 뒤늦게 자신들의 잘못을 인지했는지, 상호 간 유감을 표명하고 해당 내용을 속기록에서 삭제하자고 제안했다”라며 “동료 의원에게 상스러운 막말과 욕설을 남발한 민주당 의원들과 함께 국방위를 이끌어 나가야 한다는 것에 큰 절망을 느낀다”고 규탄했다.
이어 “국회법 155조는 위원회에서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발언을 할 때 윤리특별위원회 심사를 거쳐 그 의결로써 징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다”며 국회법 징계를 시사했다.
◇ 野 "尹을 히틀러에 빗대면 참을건가"
민주당은 곧장 윤석열 대통령을 ‘히틀러’, ‘스탈린’과 연결해 미러링 전술로 역공을 폈다.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같은 날 국회 브리핑에서 “야당이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스탈린이나 히틀러의 이름을 들먹이면 참겠는가. 최소한의 선마저 무너뜨리고 어떻게 야당과 얼굴을 맞댈 생각인가”라고 쏘아붙였다.
황 대변인은 “여당의 막말과 선동 정치가 금도를 넘었다. 연일 야당과 국회에 날을 세우더니 이제 레닌을 들먹이며 제1야당 대표를 모욕했다”라며 “윤석열 정권의 무능과 실정을 덮기 위해 매카시즘 광풍이라도 불러일으키려는 저열한 의도인가, 등 돌린 민심에 놀라 미몽에서 깨어나기를 거부하며 야당을 ‘반국가세력’이라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고 있나”라고 꼬집었다.
부승찬 민주당 의원도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국민의힘은 국회와 국방위원회를 비정상화로 만든 장본인을 즉각 제명하시라”며 “국민의힘이 국민의 정당한 지지를 받은 동료 의원에게 윤 대통령이 그리도 좋아하는 단어인 '반국가세력'의 굴레를 씌웠다”고 비판했다.
한편, 국방위는 인사청문회 파행으로 향후 일정 협의를 거쳐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보고서 채택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