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표회담에서 '尹 계엄령' 준비 의혹 제기
李 "국회의원 체포·구금계획 꾸민단 얘기도"
韓 "근거 제시 하라…사실 아니면 국기 문란"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최근에 계엄 이야기가 자꾸 나온다. 종전에 만들어졌던 계엄안에 보면, 계엄 해제를 국회가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이야기도 있다.”(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만나 제기한 ‘계엄령 의혹'에 대한 정치권의 파장이 거세다.
22대 국회 개원식이 열린 2일 정치권에서는 이 대표의 ‘계엄령 의혹'을 둘러싼 여야 공방전이 격화하고 있다. 11년 만에 열린 대표 회담을 놓고 여야가 되새긴 협치 정신의 의미가 하루 만에 퇴색하고 있다는 평이 나온다.
논란이 된 이 대표의 계엄령 주장은 전날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나왔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계엄 준비설 의혹을 언급, “이는 완벽한 독재국가다. 이 문제에 대해 우리가 더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與 "재판 앞둔 李, 눈앞에 헛것 보이나"
여권도 이 대표의 발언을 문제 삼고 강하게 반발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 대표의 발언 직후 “있지도 않고, 하지도 않을 계엄령을 주장하는 것은 정치 공세”라고 반박했다.
한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근거를 제시하라. 사실이 아니라면 국기문란”이라며 “11년 만에 열리는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이 정도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이 정도라면 민주당이 우리 모두가 수긍할 만한 근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맞다면 심각한 것 아닌가”라고 이 대표 압박에 나섰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대단히 무례한 언행일 뿐 아니라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는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비판했고,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 대표가 판결 선고 날짜가 가까워져 오니 눈에 헛것이 보이는 것 아닌가. 재판 미루지 말고 빨리빨리 참석해 판결이 선고되면 아마 증상이 완화될 것”이라고 비꼬았다.
◇ 野 "국방부 장관 인사에 '계엄령' 근거있는 확신"
이후 민주당은 최근 이례적인 국방부 등 인사 등을 고리로 또다시 의혹 재점화에 나서면서 ‘계엄령 의혹'은 여야 충돌의 뇌관으로 부상하는 모양새다.
천준호 민주당 전략기획위원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실제로 계엄에 대한 검토가 있었고, 준비가 됐다고 하는 것이 나중에 밝혀지지 않았나”라며 “지금 이 정권에서도 어딘가에서는 그런 고민과 계획을 하고, 그것을 기획하고 있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천 위원장은 “여러 정황들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셨고, 들으셨고 그런 부분들을 최고위원들 중에서도 이야기하신 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그런 우려를 전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엄령 '가능성'을 이유로 선제적으로 차단하기 위한 우려를 표현하고 있다는 취지의 해명으로 보인다.
박주민 민주당 보건복지위원장은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지금 외교가 중요한데 국방 전문가를 국가안보실에 앉힌다든지, 장관으로 임명한지 얼마 안됐는데 바꾼다든지 해서 뭔가 다른 준비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이 좀 있었다"고 추측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관련 의혹제기를 이어갔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군 인사 개입을 질의하며 “계엄 준비를 위해서 가장 충성스러운 사람으로 채워놓았느냐”고 따지자,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정치선동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발끈했다. 한기호 국민의힘 의원도 “국회에서 재적의원 과반수가 안 된다고 하면 끝나는데 계속 계엄령 얘기하는 것 보면 황당하다”고 말했다.
한편 ‘계엄령 의혹'은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의 지난달 21일 최고위원회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그는 당시 “차지철 스타일의 ‘야당 입틀막’ 김용현 경호처장을 국방부 장관으로 갑작스럽게 지명하고 대통령이 ‘반국가세력’이란 발언도 했다”며 “이런 흐름은 국지전과 북풍 조성을 염두에 둔 계엄령 준비 작전이라는 것이 저의 근거 있는 확신”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 韓-李 '민생' 앞에선 한 뜻… 韓 "의료상황에 대안", 李 "자영업자 부채 완화"
- 韓-李 '빈손' 회담 후 이어진 '진실 공방'…'재판승복·특검결단' 해명 엇갈려
- 대통령실 "野 계엄령 주장 비상식적인 거짓 정치 공세"
- '韓-李 회담' 테이블에 '채상병특검' 오른다…'의정갈등'은 공식 의제 제외
- 韓-李 회담 의제에 '의정갈등 해법' 포함될까…李 "정부, 韓의견 백안시 말라"
- 대통령실, 연일 계엄 의혹 띄우는 이재명 등 野 직격…"국정농단에 단호히 대응"
- 여야 대표회담 승자는?…野 "한동훈", 與 "이재명"
- 추경호, "민주당, '계엄령' 괴담 멈추고 '돈봉투 유죄' 석고대죄하라"
- '또라이' 발언 여진…'이재명=레닌' 비유에 "尹에 히틀러 들먹이면 참겠나"
- 박찬대, 尹의료개혁에 "국민안전 버림받아…'여·야·의·정 비상협의체' 제안"
- 野, 채상병 특검 '투트랙' 공세…與 "李 방탄 치졸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