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단에 보낸 호소문 분석 결과…비용 및 책임 떠넘기기도
운영사 직원들에 조직적 지속적 괴롭힘 등 진상조사 불가피
마산아이포트,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침묵’…주주단 입장 관심
[경남=데일리한국 박유제 기자] 마산신항 위탁운영사인 마산신항운영(주) 임직원들이 지난 3일 기자회견과 주주단에 보낸 호소문을 통해 공개한 시행사 마산아이포트 직원들의 각종 부당행위는 ‘갑질 백화점’을 방불케 하고 있다.
경남도와 창원시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마산신항 사업시행자 마산아이포트 측이 지금은 중소기업에서도 사라지고 있는 ‘갑질 행태’로 논란이 된 것 자체가 충격적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데일리한국이 입수한 운영사의 호소문에는 운영사 직원이 모욕감과 수치심을 들게 하는 언어폭력은 기본이고 무려 40건 이상의 부당행위가 빼곡하게 나열돼 있다.
마산신항운영(주) 임직원 일동 명의로 지난 2일 발송된 이 호소문 수신자는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와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를 비롯해 건설사 대표 4명,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 등 주주단 8명이다.
운영사 임직원들이 호소문을 통해 밝힌 부당행위는 크게 여섯 가지 항목에 45건에 이르지만, 공개하지 않은 ‘기타 각종 비도덕적 행위 등’을 포함하면 50건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항목별로 보면 심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조롱과 무시 및 언어폭력, 월권 등 부당한 경영간섭과 부당이득, 관리운영위탁계약 위반 및 공정거래법과 하도급거래법 위반 행위도 적지 않았다.
또 권위적 업무처리 및 각종 업무 비협조 행위를 비롯해 시행사 임직원들이 모두 평일 집단 휴무로 내는 바람에 고객들의 불만이 야기되는 등 광범위한 부당행위가 이뤄졌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중 눈에 띄는 대표적 부당행위를 짚어보면 운영사 사무실 출입구에 CCTV를 설치, 시행사 사무실 모니터를 통해 활동을 감시했다는 주장. 운영사 임직원들의 출퇴근과 업무태도까지 감시하고 있다는 논란이 제기되는 이유다.
소유권이나 사용권은 시행사가 행사하면서 그에 따른 비용은 운영사에 떠맡기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호소문을 보면 시행사가 구입한 1톤 화물자동차의 연간 보험료와 자동차세를 운영사에 부담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사 직원이 운영사가 운영하는 구내식당을 이용하면서 식비를 지급하지 않거나 할인해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식당을 폐쇄하거나 우리가 직영하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심지어 남녀 화장실 각 2개씩 총 4개 화장실 중 시행사 여직원 1명이 여자화장실 1개를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바람에 운영사 여직원 8명이 화장실 사용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터미널 내 창고건물 2개 동을 임차해 사용하면서 운영사가 건축비와 맞먹는 임차사용료와 수수료를 동시에 지불하도록 하는 등 관리운영위탁계약에도 없는 횡포가 있었다는 설명이다.
호소문은 그러면서 마산아이포트의 부당행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와 대표이사 해임 및 재발 방지책 마련, 관리운영위탁계약 내용의 불공정 계약에 대한 전문기관 검토의뢰와 개선 등을 주주단에 요구했다.
한편 시행사인 마산아이포트는 이 같은 내용의 운영사 측 기자회견과 호소문 전달 내용에 대해 6일 현재까지 사과나 유감 표명 없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만 내놓고 있어 주주단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