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계약 끝나자마자 광진산전 지분 매각
매도금액 과도하게 높게 60억원 책정 논란
2차전지업체 사장을 임시주총서 이사 선임
테마 띄워 주가부양·우회상장 등 추측 난무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바이온의 최대주주인 씨티엠이 사실상 바이온을 '무자본 인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씨티엠은 바이온 인수 직후, 씨티엠의 자회사 지분을 바이온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인수자금을 회수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또한 최근 바이온의 신임이사로 2차전지 재활용 토털솔루션 기업의 임원을 선임해, 주가 부양을 위해 2차전지 테마를 활용하려는 속셈이 아니냐는 추측도 난무하고 있다.
2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씨티엠은 지난 1월 더블유글로벌1호조합이 보유한 바이온 지분 286만323주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랐다. 이후 지난 5월 김병준 전 바이온 대표의 지분 70만113주도 추가 매입하며 본계약을 마쳤다.
바이온은 바이오 의료 사업을 하다가 최근엔 주유소 유류 판매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씨티엠은 자동차 부품 제조사다.
이 과정에서 씨티엠은 경영권 인수에 필요한 총자금 119억원 중 49억원을 현금으로 우선 납입하고, 남은 70억원에 대해선 기업은행의 부동산 담보 대출을 통해 납입하겠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지분 인수 계약이 끝나자마자 씨티엠은 계열사 지분을 바이온에 매각하는 방식으로 자금 회수에 들어갔다.
바이온은 지난 3월 광진산전의 지분을 60억원에 매입했다. 광진산전은 선박용 발전기 부품 제조사다. 당시 씨티엠이 광진산전 지분 70%를, 씨티엠의 최대주주인 전병철 당시 대표가 나머지 지분 30%를 갖고 있었다.
따라서 바이온이 광진산전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씨티엠은 인수 과정에서 들어간 자기 자금(49억원) 이상으로 돈을 회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무자본으로 바이온을 인수한 셈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바이온이 광진산전의 가치를 과도하게 높게 평가해 인수한 것이 아니냐는 일부 비판도 있었다.
지난해 기준 광진산전의 자기자본은 122억원으로 바이온이 인수한 지분율(28%)로 따지면 그 가치는 34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3개 연도 평균 당기순이익은 약 9억원으로, 이에 대응하면 인수금액이 너무도 과도하게 책정된 것으로 추정된다.
더욱이 광진산전의 경우 인수 이후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바이온이 공시한 2024년 상반기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광진산전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32억원이다. 이로 인해 자기자본도 84억원으로 줄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비상장사 매각시 그 가치는 자기자본을 기준으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과도하게 높게 평가하는 경우는 향후 해당사업의 전망이 밝거나, 호재가 있을 경우 뿐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광진산전의 경우 선박용 발전기 부품 제조 기업으로 업권 전반적으로 고도의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바이온 관계자는 무자본 인수 논란과 관련해 “과도한 해석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씨티엠 인수 이후 바이온이 신사업으로 2차전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무성하다. 지난달 임시주주총회에서 서동일 동명에코텍 사장을 신규이사로 선임했다. 동명에코텍은 2차전지 재활용 토털솔루션 기업이다.
이에 앞서 서 사장은 지난 7월 다보링크의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었다. 또한 서 사장은 에스씨앤코투자조합1호를 통해 다보링크에 100억원 유상증자를 할 계획이었다. 여기에 관련투자자로 엔포스페이스도 다보링크의 경영권을 110억원에 사는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한때 동명에코텍이 다보링크 인수를 통해 우회상장을 하는 것이 아니냐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엔포스페이스의 다보링크 경영권 인수 계약은 철회됐고, 에스씨앤코투자조합1호 투자 계획 역시 불발됐다. 서 사장 또한 다보링크의 이사 선임 계획은 무산됐다.
이후 한달여 뒤에 서 사장이 바이온의 이사로 선임됐다. 엔포스페이스 역시 지난 7월 18일 씨티엠으로부터 바이온의 지분 70만113주를 36억원에 매입했다. 이로 인해 바이온이 향후 2차전지 사업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오가고 있다. 동명에코텍이 바이온을 통한 우회상장 기대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전체적으로 다보링크의 패턴과 닮은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바이온 관계자는 “2차전지 사업과 관련해 아직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