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니보틀·빠더너스 등 다양한 유튜버와 콜라보
자체적인 콘텐츠 제작해 조회수 끌어모으기
꾸준하게 소비될 콘텐츠 발굴에 집중해야 성공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카드사들이 유튜브와의 협업에 적극적인 모습이다. 유명 크리에이터들과의 컬래버는 물론 독창적인 소셜미디어 광고를 통해 MZ세대 유인에 나섰다. 전통적인 소비 방식이 사라지고 이슈 소비가 빨라진 요즘 세대에 맞춰 카드사들은 어렵고 보수적인 상품의 진입장벽을 유튜브의 영향력을 통해 낮출 예정이다.
다만 유튜브 마케팅을 무분별하게 진행하다 보면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도 유튜브 마케팅을 통해 점진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2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 롯데카드는 구독자 237만명을 보유한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협업해 국내외 모든 가맹점에서 한도 없이 할인해 주는 '트립 투 로카(Trip to LOCA) 빠니보틀 에디션'을 내놓았다. 이 카드는 트립 투 로카의 기본 혜택을 제공하며 카드 플레이트에는 빠니보틀 일러스트 이미지를 담았다.
출시 직후 롯데카드는 빠니보틀과의 협업을 기념한 유튜브 콘텐츠도 공개했으며 젊은 여행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높은 해외 할인율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트립 투 로카는 국내외 어디서든 한도 없는 할인을 제공하는 심플하지만 실속 있는 혜택의 여행 특화 카드다"라며 "빠니보틀 에디션은 새로운 플레이트 디자인과 해외 특별 할인 프로모션으로 기분 좋은 여행을 도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신한카드도 '한국지리 일타강사 문쌤' '문상 기자' 등 다양한 콘텐츠와 부캐로 구독자 156만명을 끌어모은 인기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BDNS)'와 협업을 진행했다. 신한카드가 빠더너스와 함께 출시한 '신한카드 포인트 플랜 체크 BDNS'를 선보인 지 5일 만에 완판 기록을 세울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신한카드는 해당 카드의 발급 고객 절반 이상이 28세 이하인 것을 토대로 유튜브 채널 '빠더너스'의 주요 시청자층인 2030세대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신한카드 포인트 플랜 체크 BDNS'는 별도 마케팅을 진행하지 않고 단지 유튜브 영상으로만 소개됐지만 단기간에 완판을 기록했다"며 "이번에 출시한 BDNS 1기 카드에 이어 내년에는 새로운 컨셉과 디자인을 적용한 BDNS 2기 카드를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KB국민카드도 과거 인기 먹방 유튜버 쯔양과 함께 소상공인 응원 및 결식아동 지원 메시지를 담은 유튜브 콘텐츠 2편을 제작해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다. 또 KB국민카드는 쯔양과 KB국민카드 사내 크리에이터가 참여한 '다 먹었다! KB Pay – 먹방 대결 편' 후속 행사로 서울 강동구 서울중심지역아동센터에서 결식 우려 아동을 위한 급식 지원 행사도 진행했다.
◇ 자체 콘텐츠 제작에도 집중
유명 유튜버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이 아닌 카드사 유튜브 채널을 통한 콘텐츠 제작 마케팅 사례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NH농협카드는 지난 7월 전속모델인 배우 고윤정을 내세운 광고 영상을 자사 유튜브 채널에 올려 4000만회가 넘는 조회수를 달성했다.
'고윤정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담은 해당 영상은 7월 27일 첫 공개 이후 현재까지 4001만회가량 재생됐으며 NH농협카드는 4000만뷰 돌파 기념 유튜브 댓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현대카드도 자사의 문화 마케팅을 활용한 영상을 꾸준히 업로드하면서 14만명이 넘는 구독자 수를 기록 중이다. 현대카드 유튜브 채널은 연예인과 인플루언서 출연보다는 사내 임직원을 통해 현대카드의 기업문화와 기업 방향성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KB국민카드는 아이돌 멤버, 각 분야 전문가 등이 출연한 MZ세대 콘텐츠를 꾸준하게 올리며 138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카드사 중 가장 많은 구독자 수다. 이 유튜브 채널은 국민카드를 활용해 생활비를 아끼는 방법을 영상으로 소개하는 등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우리카드와 하나카드 역시 주력 상품 중 하나인 트래블 카드를 연계한 여행 정보 콘텐츠에 집중하고 있다. 여행지를 추천하거나 여행에서 필요한 정보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면서 여행을 앞둔 소비자들이 꾸준하게 찾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강점이 있는 부분을 콘텐츠로 만들어 조회수를 늘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효과적인 마케팅으로 인식되면서 앞으로 더 활발하게 유튜브 마케팅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 MZ세대 공략에 유튜브 효과적
카드사들이 연이어 유튜브 마케팅에 집중하는 이유는 MZ세대 공략에 유튜브가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메조미디어 설문에 따르면 '국내 숏폼 주 이용 채널'을 묻는 질문에 약 76%가 유튜브 쇼츠를 선택했다. 인스타그램 릴스(51%), 틱톡(19%), 네이버 클립(12%)에 비해 많은 누리꾼이 유튜브를 찾고 있다.
카드사들은 유튜브의 영향력이 막강한 만큼 흐름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어렵고 보수적인 금융상품을 홍보하고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인지도와 영향력이 높은 유튜버를 활용한다는 얘기다.
카드사 관계자는 "일반적인 TV 광고보다 유튜브 광고가 훨씬 더 효과적인 게 현재 광고 시장이다"라며 "지금은 전통적인 미디어에 아직 더 집중하고 있지만 흐름은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이자 미래 고객인 MZ세대를 잡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유튜브 등 SNS가 각광받으면서 전문가들은 유튜브를 활용한 마케팅이 앞으로 더 활발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무분별한 유튜브 마케팅은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희석시키고 출혈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도 유튜브 마케팅을 통해 점진적인 성과를 만들어내기 위해선 자극적인 내용보단 꾸준하게 소비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