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전 대선 불복' 트럼프와 차별화
"이상 위한 싸움 결코 포기안해"…재도전 여지 남겨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6일(현지시간) "우리는 이번 선거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전날 치러진 대선에서 자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 패배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결과에 승복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해리스 부통령은 전날 투표에 이어 각 주별 개표 과정을 거쳐 자신의 패배가 확정된 이날 모교인 워싱턴 DC의 하워드대학 교정에서 승복 연설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번 대선 패배에 대해 "우리가 원한 결과가 아니고, 우리가 목표로 하고 싸워온 결과가 아니며, 우리가 투표하면서 목표한 결과가 아니다"라며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이날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통화에서 승리를 축하했다고 소개한 뒤 "트럼프 당선인과 그의 팀의 정권 인수를 도울 것이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에 관여할 것임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은 선거에서 패했을 때 그 결과를 받아들이는 것"이라며 "이 원칙은 다른 어떤 원칙만큼이나 민주주의를 군주제나 폭정과 구분짓는다"고 말했다. 또 "대중의 신뢰를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20년 대선 패배에 불복한 전력이 있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뼈 있는 말'이자, 패배에 곧바로 승복한 자신과 트럼프의 차이를 부각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리나라에서 우리는 대통령이나 정당이 아니라 미국 헌법과 우리의 양심, 신에게 충성해야한다"고 밝힌 뒤 "나는 이 선거에 승복하지만 이 선거운동에 동력을 공급한 그 싸움에서의 패배는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사람을 위한 자유와 기회, 공정, 존엄을 위한 싸움, 이 나라의 중심에서 이 나라의 이상들을 위한 싸움, 최상의 미국을 대변하는 이상들을 위한 싸움은 내가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대선 패배에도 정계 은퇴는 고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대권에 재도전할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풀이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종종 싸움에는 시간이 걸린다"고 지적한 뒤 "그것은 우리가 이기지 못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포기하지 않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해리스 부통령은 "충분히 어두울 때라야 별을 볼 수 있다"며 "우리 하늘을 낙관주의와 믿음, 신뢰, 봉사의 빛나는 수십억개의 별빛으로 채우자"고 말했다.
아울러 해리스 부통령은 "내 마음은 여러분들이 내게 준 신뢰에 대한 감사, 우리나라에 대한 사랑, 결의로 가득하다"며 남편 더그 엠호프를 포함한 가족, 재선을 포기하고 자신에게 길을 열어 준 조 바이든 대통령,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 선거 관리 공무원 등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대선에서 맞섰던 해리스 부통령이 이날 결과에 승복함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내년 1월20일 제47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기 위한 절차를 큰 논란없이 밟아 나갈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