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오르자 대주주 단독 유상증자 진행
현재 주가의 절반에 신주 취득 '시선 싸늘'
리튬플러스 추진해온 사업 지지부진
결국 하이드로리튬에 공장 떠넘겨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지난해 대규모 주가 하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안긴 하이드로리튬이 최근 사업 재편을 추진하고 최대주주가 투자금을 출연하면서 다시 한번 투자 시장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현재 주가는 전고점 대비 95% 하락한 상황으로,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간 핵심투자자들이 2차전지와 관련한 사업 추진보다는 주식 매각을 통한 차익 실현에 나선 것에 대한 투자자의 불신이 아직 가시지 않고 있다.
◇ 주가 오르자 40억원 유증 참여…리튬플러스 부실 사업장은 하이드로리튬에 전가
1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드로리튬의 주가는 지난 5일 ‘국내 대기업에 배터리급 수산화리튬 생산 및 판매를 본격화했다’ 소식으로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로 인해 11일 종가 기준 2985원으로 지난달 대비 2배가량 상승했다.
또한 하이드로리튬은 해당 사업의 필요한 운영자금 마련을 위해 13일 4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예정이다. 해당 투자는 전웅 하이드로리튬 대표 단독으로 참여하며, 전 대표가 사재를 출연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대표는 하이드로리튬, 리튬플러스, 그리고 리튬포어스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 동시에 리튬플러스 지분 39.07%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만 해당 투자 결정일이 본격적인 주가 상승기인 지난 5일이라는 점과 신주가격이 1614원으로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에 지분을 매입했다는 점에서 또다시 최대주주를 비롯한 일부투자자만 이익을 편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리튬플러스와 맺은 계약 변경으로 하이드로리튬에 큰 피해를 야기했다. 하이드로리튬은 지난해 리튬플러스와 35억원 규모의 ‘무수수산화리튬 건조시스템 설치공사’ 도급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리튬플러스 사정으로 차일피일 미뤄지다, 지난 8월 리튬플러스가 보유한 충남 공장 부지를 하이드로리튬이 386억원에 인수하는 것으로 변경됐다. 대금 역시 그간 받지 못한 △공사미수금 △외상매출금 △미수금 △채권 등으로 상계하기로 했다.
이러한 계약 변경으로 인해 하이드로리튬은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로부터 공시번복 및 공시변경의 사유로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 받았다.
더욱이 해당부지의 경우 리튬플러스가 수산화리튬 생산을 위해 초록뱀이앤엠(현 티엔엔터테인먼트)으로부터 산 공장 부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처음 발표할 당시 리튬플러스가 수산화리튬 생산을 담당하고, 하이드로리튬이 판매를 담당할 것이라고 들었다”며 “하지만 공사미수금 등 부채가 쌓이자 자회사의 부채를 떠넘기는 방식으로 주요 공장 부지를 매각한다면 향후 전문성이 떨어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 하이드로리튬 무자본 인수 후폭풍 주가 95% 하락…투자자 불신 가시지 않아
하이드로리튬의 경우 지난해 금양에 이어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2차전지 섹터 중 하나였다. 많은 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지난 2022년 8월까지 2000원대던 주가는 지난해 최고 6만900원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현재 95% 이하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2차전지 섹터에 대한 강한 투심이 작용한 것도 있겠으나, 하이드로리튬의 경우 연이은 반대매매로 인해 그 골이 더 깊어졌다.
리튬플러스는 지난 2022년 코리아에스이(현 하이드로리튬)의 경영권을 151억원에 인수했다. 하지만 이 중 150억원을 더블유아이(WI)에서 차입해 납입했다. 이후 대출 상환을 유예해오다 지난 2023년 4월에서 6월 사이 주식 장내 매도로 해당 대출을 상환하면서 주가 하락을 부추겼다.
지난 9월과 10월 역시 50억원 규모의 주식담보대출이 주가 하락으로 리튬플러스가 보유한 하이드로리튬 주식이 반대매매를 당했다.
리튬플러스는 하이드로리튬 인수 때뿐 아니라 계열사인 리튬포어스(옛 WI) 인수 때에도 무자본 인수 방식을 활용했다.
리튬인사이트와 FI(재무적투자자)인 앨리노어앤케이는 지난 2022년 각각 300억원과 105억원의 금액을 제3자 유증방식으로 투자해 리튬포어스의 지분을 취득했다. 하지만 투자금 450억원 중 370억원은 당시 리튬포어스의 대주주인 고(故) 변익성 대표로부터 차입한 투자금이다.
변 대표는 리튬인사이트 1회와 2회 전환사채(CB)에 참여해 각각 200억원과 50억원을 투자했다. 앨리노어앤케이의 70억원 규모 CB 발행에도 참여했다.
또한 앨리노어앤케이의 남은 투자금 35억원 역시 인수한 하이드로리튬(100만주)를 담보로 마련했다. 앨리노어앤케이의 대주주(45%)는 권경희 리튬인사이트 사내이사로, 과거 이오애스이앤지 대표를 역임했다. 현재 앨리노어앤케이의 자산총액은 105억원으로 이중 부채가 105억원이다. 회사투자를 위해 세워진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리튬플러스는 전 대주주인 변 대표와 모종의 계약을 맺고 무자본으로 해당 회사를 인수할 수 있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무자본 인수의 경우 사모펀드나 순환출자를 통해 그 출처를 불명확하게 할 때가 많다”며 “이러한 경영 구조는 한 회사의 경영이 부실해질 경우 연쇄적인 부도를 야기할 수 있어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하이드로리튬, 주가 하락에도 핵심투자자는 이익 챙겨
더욱이 하이드로리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신이 더 커진 데는 핵심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기에도 주가 부양의 고심 없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긴 데 있다.
예컨대 머큐리에프엠, 코럴핑크 등 변 전 대표와 관계된 투자자들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자신들이 보유한 하이드로리튬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 여러 차례에 걸쳐 모두 장내매도 했다.
이들이 보유한 CB와 BW의 보유물량은 약 628만주며 행사가액은 3304원, 전환 후 평균 매도가격은 6545원이다. 이로 인해 대략 200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계열사인 리튬포어스도 지난해 12월과 올해 2월 보유한 CB물량(230억원) 중 200억원을 주식으로 전환한 후 올해 10월까지 여러차례 걸쳐 장내매도해 왔다. 현재까지 장내 매도해 거둔 투자금은 217억원이다. 아직 전환하지 않은 CB물량(30억원)과 매각하지 않은 보통주(약 48억원)을 더하면 65억원가량의 시세차익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뿐 아니라 전웅 대표와 친인척 관계인 전지윤 씨와 전태랑 씨, 서기수 씨 등이 주가 상승기인 지난해 4월부터 보유한 주식을 수십차례에 걸쳐 매도해오며 시세 차익을 거두려는 시도를 계속해왔다.
이에 대해 데일리한국에서는 여러 차례 하이드로리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편 2차 전지주에 대한 세력들의 시장 교란 행위가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적극 대응에 나섰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최근 금양 주식에 대한 미공개정보 이용행위 금지 위반 등 혐의로 허재훈 전 상무를 고발했다.
금융감독원 조사 결과 허 전 상무는 콩고 리튬광산 개발 업무협약(MOU) 체결이라는 호재성 정보를 2022년 9월 27일 확인하고, 10월 11일 배우자 계좌를 통해 금양 주식 1만8350주(2억7621만원)을 매수한 혐의가 있다.
또 허 전 상무는 배우자 계좌로 금양 주식 8만8850주를 매매하면서 총 10회의 소유상황 보고의무를 위반한 혐의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