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발행주식 125% 달하는 CB·BW 전환으로 지분율 19%→8% 뚝
적대적 합병으로 이사진 변경시 20억~30억원 배상 등 정관 수정
리튬인사이트 CB·BW 매각후 신주 행사 가속화…소액주주 피해 속출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하이드로리튬이 최근 정관변경을 통해 최대주주의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 이는 지난해 말부터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투자한 세력들이 신주권 행사를 하면서, 최대주주인 리튬플러스의 지분이 크게 희석돼서다. 이로 인해 소액주주의 투자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15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하이드로리튬은 지난달 열린 정기주주총회에서 최대주주 경영권 보호를 목적으로 일부 정관을 변경했다.
우선 주총 출석 주주의 100분의 75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만 이사를 해임 및 변경할 수 있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했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 또는 경영권 분쟁으로 인하여 이사직을 잃을 경우, 통상적인 퇴직금 이외에 퇴직 보상액으로 대표이사에게는 30억원 이상을, 일반이사에게는 20억원 이상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여기에 해당 정관을 변경할 경우, 그 효력은 개정 또는 변경을 결의한 주총의 사업연도가 끝난 후 발생한다고 못박았다.
이는 임기 중인 이사를 함부로 해임하거나 변경할 수 없게 한 조치다. 설사 적대적 합병으로 최대주주 지위를 뺏기더라도, 쉽사리 현 이사진을 몰아내 이사회를 장악할 수 없게 만들었다. 몰아내더라도 현 이사진들에게 막대한 배상을 해야 한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처럼 하이드로리튬이 정관을 변경한 데는 최대주주인 리튬플러스의 지분이 지난해와 달리 크게 줄어들고 있어서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하더라도 리튬플러스의 보유 지분율은 18.6%였다. 특수관계자인 리튬인사이트가 보유한 CB(370만7618주)원)와 BW(688만5585주) 등을 더하면 44.79%가량 됐다. 하지만 현재 지분율은 7.79%로 줄었다.
이는 리튬인사이트가 지난해 11월30일부터 12월4일까지 수십여차례에 걸쳐 자신이 보유한 CB와 BW 전량을 매도했기 때문이다. 이후 이 주식을 인수한 투자자들이 신주권을 행사하며 주가는 크게 희석됐다.
예컨대 1회차 CB의 경우 지난해 11월부터 신주 전환이 가능했다. 전환가능 주식수는 1513만3171주로, 발행당시 기발행주식수의 67.76%에 달하는 물량이다. 이중 1392만2518주가 신주로 전환돼 유통되고 있다.
1회차 BW 역시 이와 같은 물량이다. 지난해 11월29부터 지금까지 11차례나 신주권이 행사됐으며, 1407만3849주가 신규 상장된 상황이다. 이를 모두 더하면 2799만6367주로, 지난해 9월말 기준 상장주식수(2233만3351주)와 비교해 125%에 달하는 물량이 지난 몇 개월 새 쏟아진 셈이다.
우려스러운 점은 아직도 행사되지 않은 CB와 BW 물량이 남아있다는 점이다. CB의 경우 121만653주가 남아있으며, BW도 105만9322주가 추가 행사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모두 더하면 226만9975주로, 현 상장주식수(5032만9672주)의 4.5%에 달한다.
따라서 하이드로리튬은 정관 변경으로 경영권에 나섰다. 하지만 최대주주들의 CB와 BW 매도에 따른 주가 하락 피해는 고스란히 소액주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지난해 11월까지 하이드로리튬의 한주당 주가는 1만1000원대였으나, 현재는 5690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 리튬인사이트의 경우 인수한 금액 수준으로 다른 투자자에게 매도해 실질적인 피해는 적은 편이다. CB와 BW를 인수한 투자자 역시 3304원에 신주를 인수한 덕분에 큰 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하이드로리튬 관계자는 “이번 정관 변경은 적대적 인수 합병 등의 특수상황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일반 퇴직 시에는 해당이 없다”며 “현재 회사의 제반 사항에 따라 책임경영을 하기 위한 경영안정화 목적일 뿐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