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대비 1/3 수준으로 PLCC 감소
제휴 브랜드, 수수료 등이 라인업 확대 막아
어려운 상황 속 내년에도 PLCC 이어갈 것

올리브영과 협업을 진행한 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올리브영과 협업을 진행한 현대카드. 사진=현대카드.

[데일리한국 최동수 기자] 지난해까지 경쟁적으로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LCC)를 출시했던 국내 카드사들이 올해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상품 효율화에 나섰다. 2021년에 55종이 발급됐던 PLCC는 지난해 15종 이하로 떨어졌고 카드사들 역시 무리한 제휴보다는 기존 협업을 지키기에 집중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PLCC 축소에 대해 카드사들이 새로운 제휴 브랜드를 물색하기 어렵고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업황 악화에 과도한 수수료 지출까지 부담으로 이어진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다만 카드사들은 지난 몇 년간 PLCC의 장점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도 상호금융사를 비롯해 가전기업, 유통기업 등과 손잡고 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1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에서 출시된 PLCC 상품은 2종에 불과했다. PLCC는 카드사가 특정 브랜드와 협력해 발행하는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를 말한다. 제휴사 중심 혜택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지난 3월 우리카드는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과 손잡고 '크림 우리카드' PLCC 상품을 출시했고 4월에는 KB국민카드가 KB손해보험과 손잡고 펫보험 관련 PLCC 상품인 'KB손해보험 마이펫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하반기에도 하나카드와 새마을금고가 함께 'MG+신용카드 Primo(프리모) 하나카드'를 내놨고 롯데카드는 명품 이커머스 오케이몰과 '오케이몰x디지로카' PLCC를 출시했다. 삼성카드도 신세계백화점과 '신세계 신백리워드 삼성카드'를 출시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PLCC 관련 협업은 매년 일정 부분은 이뤄지고 있다"며 "올해도 다양한 업계와 제휴를 통한 혜택 강화에 카드사들이 나섰다"고 설명했다.

◇ PLCC 매년 절반 이상 줄어들며 인기 ↓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한 카드사의 PLCC 출시는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신규 PLCC 출시 규모는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카드업계의 PLCC 경쟁이 격화됐던 2021년에는 한해에만 55종의 상품이 출시됐지만 이듬해 2022년에는 21종으로 절반 넘게 줄었다. 2023년 한 해 출시된 상품은 15종 이하까지 떨어졌다.

올해 역시 출시 예정된 PLCC를 모두 합치더라도 카드사가 공개한 PLCC는 10종 내외로 알려졌다.

과거 획기적인 상품으로 불리며 카드업계에 핫이슈로 떠올랐던 PLCC 열기가 급격히 식은 배경에는 새로운 제휴 브랜드 물색이 쉽지 않다는 점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2021년 현대카드의 PLCC 상품이 큰 인기를 끌자 카드사들은 경쟁적으로 PLCC 상품을 내놓으면서 마트·항공·자동차·배달앱·커피 브랜드 등 다양한 분야의 브랜드들과 협업을 맺었다. 지난 몇 년간 줄줄이 PLCC 상품을 출시하면서 새로운 제휴처를 찾기가 어려워진 것.

또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카드사들의 업황 악화와 제휴사에 지급해야 하는 수수료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 역시 PLCC 라인업 확대를 막았다. 실제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전업 카드사 7곳이 제휴사에 지급한 수수료는 1조2292억원으로 전년(8273억원) 대비 48.6% 증가했다. 카드사가 제휴사에 지급한 수수료가 1조원을 넘어선 것은 2018년 이후 처음이다.

카드사 관계자는 "제휴사와 함께 출시해 해당 브랜드에 집중된 혜택을 제공하는 만큼 PLCC 상품은 일반 신용카드 대비 혜택의 범용성이 떨어진다"며 "카드사 입장에서만 보면 결국 PLCC 상품에서 발생하는 매출은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한카드와 코웨이의 업무협약식. 사진=신한카드.
신한카드와 코웨이의 업무협약식. 사진=신한카드.

◇ 과거보다 줄었지만 PLCC 출시 이어갈 예정

다만 카드사들은 내년에도 새로운 제휴처를 찾아 PLCC 출시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PLCC는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 브랜드 충성고객을 그대로 끌어올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업권을 가리지 않는 공동마케팅으로 카드사 본업인 신용판매 경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최근 현대카드는 올리브영과 제휴를 진행하고 관련 혜택이 담긴 19번째 PLCC 출시를 앞두고 있다. 신한카드도 라이프 솔루션 기업 코웨이와 PLCC 상품 개발 및 공동 마케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코웨이 PLCC'를 출시할 예정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렌탈 시장과 카드업권 1위 사업자가 힘을 합쳐 개발하는 만큼 최적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할 PLCC 상품 라인업을 선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도 "카드사들이 PLCC에 집중하는 이유는 마케팅 비용 절감 효과, 기존 충성 고객 확보가 보다 손쉬운 이점이 있어서다"라며 "꾸준히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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