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자체브랜드 가구 ‘레이어’ 론칭
내년 중 오프라인 쇼룸도 고려 중
“중고가 전략으로 추가 수익 도모”
[데일리한국 안세진 기자] 가구·인테리어 플랫폼인 오늘의집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자체 가구 브랜드(PB)를 선보였다. 이에 따라 입점사 상품과 경쟁이 불가피해진 가운데, 오늘의집은 고가와 저가 상품군을 잇는 중간다리 역할로써 수익성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오늘의집이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년 만에 처음으로 오리지널 가구 브랜드 ‘레이어’를 론칭했다.
레이어는 오늘의집이 자체 기획, 디자인, 제작까지 맡은 첫 가구 브랜드다.
이번에 선보이는 첫 컬렉션은 ‘기반, 기초를 닦다’라는 의미를 담은 ‘페이브’다. 침대와 매트리스, 소파, 식탁, 수납장 등 필수 가구제품 10종으로 출시했다. 가격은 사이드 테이블 19만원부터 4인 가죽소파 165만원까지다.
오늘의집은 레이어를 시작으로 자체 브랜드 상품 판매를 확대할 방침이다. 시장 반응을 고려해 내년에는 오프라인 쇼룸도 고려 중이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합작이나 단독상품 출시 등의 사례는 있었지만 제조를 제외한 개발, 설계 등 전 과정을 직접 진행한 브랜드가 론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자체브랜드로 사업을 키워나가겠다는 첫 발로 봐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4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늘의집은 초기에는 이용자가 인테리어를 서로 공유하며 소통하는 공간에 집중했다. 2016년부터 인테리어 콘텐츠 속 소품을 클릭하면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커머스로 사업을 확장해 코로나 이후 상품군을 가전, 식품 등 생활용품으로 다변화했다.
이에 따라 오늘의집의 매출은 매년 높은 성장을 보였다.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72억원이던 매출은 2019년 242억원, 2020년 759억원, 2021년 1176억원, 2022년 1680억원, 지난해 2402억원으로 뛰었다.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겹치며 가구업계가 수년째 매출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도 지난해 말 누적거래액은 5조원을 넘어섰다.
다만 영업이익은 여전히 적자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74억6800만원으로, 2022년 영업손실 515억원 대비 수익성은 개선됐지만 풀어야할 숙제로 남았다. 이 기간 당기순손실은 604억원으로 집계됐다.
오늘의집의 자체 가구 브랜드 출시 배경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업계는 분석했다.
PB상품은 일반 제조사 브랜드(NB)상품 대비 가격이 마진율이 높고 재고관리가 용이 대형마트 등 유통기업들이 다양한 PB상품을 내놓고 있다.
실제 레이어의 가격대는 국내 주요 가구 브랜드인 한샘·현대리바트·일룸 등과 유사하거나 약간 비싼 정도의 중고가 수준으로 형성됐다.
이에 따라 가구업계에는 긴장과 관심이 동시에 일고 있다.
가구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몇 년동안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해 가구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오늘의집이 PB 가구를 시작해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로 인해 전반적인 가구들 가격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오늘의집이 중고가 전략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적어도 1년은 지나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오늘의집은 일각에서 제기되는 입점사와의 갈등에는 선을 그었다.
오늘의집 관계자는 “가격대는 오늘의집에서 판매되는 고가와 저가 가구 사이의 세그먼트를 만든 것으로 보시면 된다”며 “오늘의집 입점파트너 다수가 중소기업, 중저가 브랜드라 이 부분을 살짝 피했다. 앞으로도 기존 파트너사들과도 마찰점도 없이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