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vs 현대건설 ‘디에이치 한강’
삼성물산,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맞손…“한강뷰 극대화”
현대건설, DDP 설계 ‘자하 하디드’와 협업…“곡선형 단지설계 중점”

삼성물산이 제안한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삼성물산이 제안한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 조감도. 사진=삼성물산 건설부문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공사비 1조5723억원 규모의 서울 용산구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시공권을 놓고 양보 없는 한판승부를 벌인다.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인 두 업체가 맞붙는데다 서울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한남4구역 시공권을 확보할 경우 향후 회사의 도시정비사업 실적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두 회사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지난 18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마감했다. 입찰 결과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두 곳이 입찰보증금 500억원과 입찰제안서를 제출하며 2강 경쟁구도가 성립됐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이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개발사업을 통해 2331가구 아파트를 신축할 계획으로,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수익성이 크다는 점에서 일찌감치 건설사들로부터 주목받아 왔다.

두 건설사가 서울 재개발·재건축 사업지에서 2파전으로 맞붙은 것은 지난 2007년 서울 동작구 정금마을 재건축사업(‘이수 힐스테이트’)에서 맞대결을 벌인 이후 17년 만이다. 당시에는 현대건설이 삼성물산을 제치고 시공권을 따낸 바 있다.

삼성물산은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단지명으로 ‘래미안 글로우 힐즈 한남’을 제안하고, 외관부터 조경에 이르기까지 차별화된 특화설계를 제안했다.

삼성물산은 글로벌 설계사 '유엔스튜디오'와 협업해 조합원 전원에게 한강 조망권을 제공할 수 있는 단지 설계를 마련했다. 한강변 전면 배치된 4개 동은 층별로 회전하는 듯한 나선형 구조의 원형 주동 디자인을 적용했고 남산 등 주변 환경에 따라 X자, L자 등 독특한 형태의 주동을 배치했다.

동시에 조합원 100%를 대상으로 한강 조망권을 확보해 조합원 프리미엄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물산이 선보인 미래 주거기술 '넥스트 홈'도 반영해 가구 향, 조망 그리고 입주민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평면을 구성할 수 있도록 가변형구조 설계로 특화했다.

서울시청 광장 6배에 달하는 1만2000여평 규모 커뮤니티 시설로 차별화했다. 가구당 5.03평 규모로 기존 공동주택 세대당 3평인 수준과 비교해보면 약 2배 이상으로 100여개에 달하는 다양한 시설을 품은 한남지구 최대 커뮤니티가 들어설 예정이다.

구역을 하나로 통합한 3개층 높이인 센트럴 커뮤니티가 적용되고 각 블록별로도 다목적 체육관, 카페 등이 마련된다. 아울러 한남지구에서 가장 높은 위치에 조성되는 스카이커뮤니티에서는 한강·남산·용산공원 360도 어라운드뷰 조망을 볼 수 있다.

삼성물산은 한강과 남산을 연결하는 365m 길이 친환경 생태공간 '하이라인365'를 조성해 조깅트랙, 세족장, 캠핑 공간 등 옥외 어메니티와 휴식공간도 제안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4구역이 한남뉴타운을 대표할 수 있는 단지가 될 수 있도록 심도 깊은 고민을 했다”며 “회사 모든 역량을 총동원한 완벽하고 차별화된 제안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주거트렌드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이 제안한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현대건설이 제안한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 '디에이치 한강' 조감도. 사진=현대건설

삼성물산에 맞서는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의 단지명으로 ‘디에이치 한강’을 제안하고, 단지를 지역 내 랜드마크로 변모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현대건설은 세계적인 건축사무소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손을 잡았다. 건축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프리츠커상’을 수상한 자하 하디드는 곡선미를 강조한 혁신적 설계로 '곡선의 여왕'이라 불린다. 동대문 디자인플라자(DDP)도 그의 작품이다.

현대건설은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해 자하 하디드의 디자인 철학을 설계에 반영했다. 한강의 물결과 남산의 능선을 형상화한 곡선미를 구현하기 위해 기존의 직선형 설계를 과감히 탈피하고,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 8만8000장을 제안했다.

곡선형 알루미늄 패널은 단조로운 직선형 커튼월룩에서 벗어나 유려하고 독창적인 외관을 가능하게 한다. 이를 통해 경직된 디자인의 주변 아파트들과 차별화된 곡선 디자인의 정수를 보여주며, 한강변을 아름답게 수놓는 상징적인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또한 현대건설도 한남4구역 조합원에게 100% 프리미엄 조망을 공약했다. 한강 조망 가구를 최대로 확보하고 남산과 용산공원의 풍경을 극대화하며 공원화된 중앙광장을 조망 요소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당초 51개 동에서 22개를 줄인 29개 동으로 가구 간 간섭을 최소화하고, 45도 회전된 주동 배치로 개방감을 높이며 조망성은 극대화했다. 이를 통해 조합원 가구가 모두 한강, 남산, 용산공원 등 프리미엄 조망을 누리게 한다는 방침이다.

중대형 평형인 1318가구에는 돌출 테라스, 오픈 테라스, 포켓 테라스 등 다양한 스타일의 테라스를 적용한다. 한강 변 최대 길이인 300m에 달하는 더블 스카이 브릿지도 제안했다. 3개 동을 연결하는 190m 브릿지와 2개 동을 연결하는 110m 브릿지는 자하 하디드의 곡선미를 강조한 디자인 철학을 반영해 설계됐다.

한편 현대건설은 한남4구역을 한남3구역의 '디에이치 한남'과 연계해 '디에이치 브랜드 타운'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한남동 일대에 약 8000가구 규모 대단지를 구축해 고급 주거지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겠다는 포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국내 공동주택 사상 최초로 자하 하디드 아키텍츠와 협업해 곡선의 아름다움을 예술적으로 표현한 설계를 제안했다”며, “한강의 곡선과 남산의 자연미, 넓게 펼쳐진 공원 등을 조화롭게 담아내며 한강변 새로운 랜드마크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한남4구역 재개발조합은 내년 1월 18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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