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이사들 '반대'...차기 행장 후보 내주 윤곽
사법 리스크 직면..."내부통제·경영안정 능력 볼 듯"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우리은행 전경. 사진=우리은행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우리금융지주 이사회가 조병규 우리은행장 연임을 반대하기로 결정하면서 우리은행의 수장이 교체된다.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로 우리은행과 함께 우리금융도 사법 리스크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우리은행의 내부통제와 함께 경영안정을 꾀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행장으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들은 이날 서울 중구 본사에서 열린 정례 이사회에서 조병규 행장 연임이 어렵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행장은 지난해 7월 부임해 우리은행을 '기업금융 명가'로 다시 키우겠다는 포부로 지휘봉을 잡았다. 조 행장은 임기가 오는 12월31일에 만료됨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연임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우선 조 행장은 우리은행 실적을 개선시키는 데 성공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 2조6591억원을 기록, 지난해 연간 실적을 뛰어넘었다. 

하지만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 사태가 조 행장의 발목을 잡았다. 

우리은행은 지난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 전 회장의 친인척과 관련된 법인, 개인사업자를 대상으로 350억원 규모의 대출을 부당하게 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금융당국의 검사에 이어 검찰이 우리은행 본점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부당대출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에 즉시 보고하지 않았다는 혐의를 적용해 조 행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했다.

이로 인해 우리은행은 물론 우리금융지주까지 사법 리스크가 번진 상황이다. 이날 우리금융 이사들이 조 행장의 연임보다는 교체를 결정함으로써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는 다음 주에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현재 금융권 내에서는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박장근 리스크관리그룹(CRO) 부행장과 유도현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정진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박 부행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리스크총괄부 부장, 영업부 본부장을 거쳤다. 유 부행장은 상업은행에 입행한 후 전략기획부·인사부·비서실·우리아메리카은행·런던지점 등에서 근무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7월 신설한 '관행·제도개선 솔루션 액트(ACT)' TF 담당 임원이기도 하다. 

정 부행장은 한일은행 출신으로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측근으로도 알려져 있다.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우리은행이 금융사고로 인한 사법 리스크를 안고 있는 상황이라 현재의 위기를 돌파하고 경영 안정을 취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행장 자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금융권 내 한 관계자는 "현재 책무구조도가 도입되고 있는 만큼 내부통제와 경영안정을 이끌어낼 수 있는 인물이 차기 행장직에 오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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