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반 의료기기 매출 비중 겨우 7.5%
디지털헬스케어 매출도 3년새 8.0%로 감소

현금성자산 50억원 불과 일부 자본잠식상태
추가 자본 출연 없이는 신사업 추진 힘들어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라이프시맨틱스가 AI(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 사업뿐 아니라 우주항공 유통 사업 진출로 최근 증권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하지만 라이프시맨틱스의 경우 특례 상장 이후 계속된 적자로 일부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어 추가적인 자금조달 없이는 신사업 진출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2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발행이 유예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 AI 의료매출 비중 7.5% 불과…매출액 감소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

22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시맨틱스의 대주주인 스피어코리아는 지난 9월 라이프시맨틱스의 자회사인 라이프브리지(세일즈·마케팅 담당)의 사명을 스피어스페셜알로이즈로 변경하고 우주선, 위성, 항공기 부품에 필요한 특수합금 소재 개발·제조 등의 사업 목적을 추가했다.

이를 통해 기존 디지털헬스케어뿐 아니라 스피어코리아를 통해 향후 우주항공 유통 사업에도 진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라이프시맨틱스의 핵심 사업인 디지털헬스케어와 AI기반 의료기기 산업의 매출이 미미해 경쟁력이 떨어진 상황이다. 따라서 두 사업간 시너지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다.

지난 2021년 특례 상장 당시 라이프시맨틱스의 연결 기준 매출은 46억원으로 이중 디지털헬스케어의 매출(46억원) 비중이 99.9%를 차지했다. 하지만 이후 매출이 감소하며 올해 3분기 기준 디지털헬스케어의 매출은 4억8000만원으로, 전체 매출(60억원) 대비 8.0% 수준에 불과하다.

AI 기반 의료기기 매출 역시 아직까지 크지 않다. 지난 해 매출은 약 8000만원으로 매출 비중은 2.3%에 머물렀다. 올해 3분기 기준 매출은 4억5000만원으로 늘었으나 매출 비중은 7.5%로 아직까지 한자리 수준이다.

현재 라이프시맨틱스의 대다수 매출액은 자회사인 라이프슈티컬을 통해 발생한 매출액이다. 이 기업의 주력 사업은 건강기능식품과 원료의약품 사업이다. 올해 3분기 기준 건강기능식품 등과 관련된 라이프시맨틱스의 매출은 39억원(65.1%)으로, 그룹사의 대다수 매출이 이 분야에서 발생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라이프시맨틱스의 경우 상장 이후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뚜렷할 만한 성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매출의 경우 시장의 영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지표인 만큼, 해당 분야에서 경쟁력이 떨어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 매출액 감소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 '딜레마'

문제는 이러한 매출 감소로 라이프시맨틱스는 관리종목지정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거래소 규정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 기업은 최근 사업연도의 연간 별도 기준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된다. 단 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상장 당해를 포함해 5년간 유예받을 수 있다.

라이프시맨틱스는 지난 2021년 특례상장한 기업으로, 내년까지가 마지막 유예 대상 기간이다.

하지만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라이프시맨틱스의 매출은 13억원으로, 이대로라면 내년에 관리종목으로 지정받을 우려가 크다.

관리종목으로 지정받을 경우 중요 사유 발생 시마다 한국거래소에서 일정기간 매매거래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또한 주식의 미수나 신용거래가 금지되며, 미수나 신용거래의 증거금이 되는 대용유가증권으로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현재 라이프시맨틱스는 이를 타개하고자 지난 9월 자화사인 라이프슈티컬의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을 제약사업부문과 분할해 뉴트리션 부문을 흡수합병했다.

하지만 관리종목 지정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추가적인 매출이 발생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선 주력사업인 디지털헬스케어 부분의 매출 반등이 있어야 하나, 최근 인력 이탈로 기존 사업에서 매출 성장을 기대하기 힘들다.

올해 3분기 기준 라이프시맨틱스가 퇴직급여로 지출한 비용은 1억2437만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80.0% 증가했다. 스피어코리아와 합병 검토 소식으로 디지털헬스케어 분야에서 일하던 기존 인력들이 대거 이탈한 결과다. 이들은 스피어코리아와 합병시 디지털헬스케어 대신 우주항공 유통 산업에 주력할 것이라는 불안감에 퇴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 일부 자본잠식 상태…신사업 진출 위해선 자금조달 숙제

주력 사업의 매출이 꺾이자 라이프시맨틱스의 현재 재무 건전성도 나빠졌다.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자기지본은 89억원으로 자본금(100억원) 대비 11억원 가량 밑돌면서 일부 자본잠식(10.8%)에 빠졌다.

또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의 경우 51억원이다. 스피어코리아가 추진하려는 우주항공 유통 산업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금액이다.

따라서 스피어코리아는 지난 9월 57억원의 유증을 통해 자금을 출연했다. 또한 올해 중 200억원 규모의 CB 발행과 45억원의 유상증자로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지난 10월에도 10억원 규모의 소액 유증을 단행하기도 했다.

하지만 납입 일정과 투자자가 자주 변경되면서 자금조달이 어려움을 겪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예컨대 지난 15일 납입 예정이던 200억원 CB의 경우 오는 29일로 연기됐다. 투자자는 플리트파트너스로 동일하나, 플리트파트너스의 대주주가 선아람씨에서 유윤미씨로 변경됐다.

내달 20일 납입 예정이던 유증 역시 이동화씨에서 갤럭시제1호투자조합으로 변경되면서 신주 발행가(3255원→2595원)와 납입금액(45억원→43억원)도 변경됐다.

이에 대해 스피어코리아 관계자는 “투자자의 사정으로 일정 변경됐으며, 오는 29일에는 전환사채 투자금이 납입될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데일리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