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융무애‧홍익인간 탐구
[부산=데일리한국 이가현 기자]원융무애(圓融無碍)와 홍익인간(弘益人間)의 건학이념을 깊이 있게 탐구하는 ‘제24회 건학이념 학술대회’가 개교기념일을 맞은 지난 21일 영산대학교 해운대캠퍼스 성심오디토리움에서 열렸다고 22일 밝혔다.
이 학술대회는 원융무애와 홍익인간을 탐구해 교육적으로 실현하고자 영산대학교 한국학학술원 주관으로 매년 봄·가을에 열린다. 이번 학술대회의 대주제는 ‘원융무애한 삶이란 무엇인가?’이다. 이날 학술대회는 격려사, 개회사, 주제발표, 자유토론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국가교육위원회 이배용 위원장은 영상으로 축하를 전했다.
부구욱 총장은 기조발표 형식의 개회사를 통해 건학이념을 인문학의 세 가지 과제, 즉 ‘나는 무엇인가?’,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나는 어떻게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가?’의 관점을 제시했다.
부 총장은 “원융무애에서 원융(圓融)은 ‘나’와 ‘내가 아닌 것’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우선, ‘나는 무엇인가’부터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는 홍익인간으로 답했다. 부 총장은 “‘세상’을 크게 이롭게 하라는 것”이라며 “이 때 세상은 사람과 사회뿐 아니라 환경, 동식물과 자연이 공존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어떻게 존엄하게 죽을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나는 무엇인가’에서 다뤘던 원융의 개념과 관련한 무애(無碍)의 의미로 풀이했다. 부 총장은 “‘서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인식’(원융)하면 ‘모든 것에서 자유롭다’(무애)”면서 “그 때는 삶과 죽음도 다르지 않기 때문에 죽음 앞에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니 존엄성을 지킬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 총장은 “학술대회가 건학이념과 관련된 다른 문화권을 이해하는 동시에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나아가 고등교육의 세계사적 대전환(paradigm shift), 그리고 인공지능(AI)을 제어할 지혜의 교육체계를 준비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주제발표는 양형진 고려대 명예교수, 김경준 전 딜로이트 컨설팅 부회장이 맡았다.
양형진 명예교수는 ‘나는 무엇인가? 과학으로 보는 나와 세계의 관계’를 주제로 강연했다. 물리학자인 그는 상대성 이론과 양자역학에서의 관측자인 ‘나’를 조명했다. 우리가 인식하는 대상이 실체라기보다, 나의 참여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경준 전 부회장은 ‘원융무애로 해석한 로마 번영의 세계관, 개방적 상생 플랫폼’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김 전 부회장은 로마 번영의 원동력을 개방성에서 찾았다. 로마라는 국가, 로마의 세계관, 판테온, 만민법 등을 들며 원융무애와 상통하는 개방성의 정신을 설명했다.
이날 학술행사에서 영산대학교 노찬용 이사장은 “학술대회는 설립자님들이 생전에 실천하신 건학이념을 대학사(大學史)와 함께 발전시켜 교육적으로 녹여내려는 노력”이라며 “우리 영산가족뿐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원융무애와 홍익인간의 가치를 인식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영산대학교가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건학이념 학술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영산대학교는 제41주년 개교기념일 행사를 열고 20년‧10년 근속 표창, 직원 표창, 대학발전기금 기부자에 대한 감사패를 수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