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주, 비은행 계열사와 시너지·리딩뱅크 탈환 목표
정진완, 기업금융 명가 재현·조직쇄신·내부통제 강화
[데일리한국 손희연 기자] KB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차기 국민은행장과 우리은행장을 새로 발탁하면서 안정보다는 변화를 선택했다. KB금융은 차기 국민은행장에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추천하면서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노려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새 우리은행장 후보로 추천하면서 기업금융 명가 재현과 내부통제 강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포부로 보여진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지주는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KB국민은행장 후보로 이환주 KB라이프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선정했다.
KB국민은행은 '은행장후보추천위원회'를 개최해 후보자에 대한 심층 인터뷰 및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은행장 선임을 최종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KB국민은행장의 임기는 2025년 1월부터 2년이다.
KB금융 계열사 CEO(최고경영자)가 은행장이 되는 최초 사례다. 1964년생인 이환주 국민은행장 후보는 1991년 국민은행에 입행해 강남교보사거리지점장, 스타타워지점장, 영업기획부장, 외환사업본부장, 개인고객그룹 전무, 경영기획그룹 부행장, KB금융 재무총괄(CFO) 부사장 등 요직을 두루 역임했다.
금융권에서는 이환주 후보가 취임 이후 은행과 비은행 계열사간 시너지 극대화 효과를 낼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자수익과 함께 비이자수익을 이끌어내 '리딩뱅크' 자리 탈환을 목표로 하는 경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환주 후보는 최근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랜 기간 은행에서 일한 경력과 보험사를 이끌었던 능력을 합쳐 국민은행이 국민과 함께 성장하는 평생금융 파트너가 되는데 일조하겠다"고 강조했다.
KB금융 대추위는 이환주 후보에 대해 "KB금융 전 분야를 두루 거치며 탁월한 성과를 입증한 경영진이 최대 계열사인 은행을 맡아 은행과 비은행간 시너지 극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KB금융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다”라고 전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차기 우리은행장 후보로 정진완 현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추천했다.
정진완 후보는 1968년생으로, 1995년 한일은행에 입행했다. 이후 종로3가지점장, 기관영업전략부장, 중소기업전략부장, 삼성동금융센터장, 테헤란로금융센터 본부장, 본점영업부 본부장을 거쳐 현재 중소기업그룹 부행장을 맡고 있다.
정진완 후보는 취임 이후 기업금융과 내부통제를 중점으로 하는 경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은행은 기업금융 명가 재현과 당기순이익 은행권 1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부당대출을 비롯해 중대한 금융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내부통제 강화라는 숙제가 놓여져 있다.
정진완 후보는 후보자 추천 이후 출근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은행 내부통제 제도가 우수하게 잘 돼 있는 것도 있는데, 결국 사람이 하는 일이다”라며 “우리 직원이 어떤 부분에서 과부하가 걸리는지 알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덜어내서 내부통제를 할 시간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은행 모태가 조선 상인을 위한 은행이다"며 "기업금융, 그리고 지금 힘들어하시는 개인사업자 쪽으로 모든 직원들이 중점을 두고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자추위는 정진완 후보에 대해 "기업문화 혁신 등 조직 쇄신과 기업금융 중심 영업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최고의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전했다.
정진완 후보는 이달 중 우리은행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통해 자격 요건 및 적합성을 검증받은 후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임돼 내년 1월부터 은행장으로서 2년 임기의 공식업무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