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 속 고금리에 더해 환율도 급등
[데일리한국 안세진 기자] 비상계엄 사태와 탄핵 정국 등 정치적 불안정성이 커지면서 중견·중소기업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 고금리에 더해 환율까지 요동치면서 잔뜩 움츠러든 모습이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비상계엄 선포 및 해제라는 정치 불확실성으로 지난 9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8% 하락한 2360.58로 마감했다. 지난해 11월 2일(2343.12) 이후 최저점이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5.19% 급락했다.
달러·원 환율도 요동치면서 원화가치가 크게 하락했다. 지난 9일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1437.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중견·중소업계는 불안정한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요동치는 환율에 어려움을 호소한다. 환율이 치솟으면 해외에서 원자재를 사들여 국내 대기업에 납품하거나 이를 활용해 완제품을 만들어 국내 시장에 팔아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우리나라 종이의 원료인 펄프는 80% 수입에 의존한다. 지난해에만 187만톤을 수입했다.
인쇄용지, 영수증 용지, 책, 휴지, 과자 상자 등을 생산하는 제지업계는 환율이 오르면 펄프의 수입 부담이 커지고 제품의 가격이 인상될 수 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고환율로 가면 수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반대로 수입하는 원재료에 대해서 부담이 되고 있다”며 “지금처럼 환율이 요동치는 것보다는 아무래도 안정화되는 것이 최선인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행업계에서도 국내외 여행객의 취소 사례가 늘어날 것을 우려한다.
영국 외무부는 주한 대사관을 통해 자국민에게 주의를 당부했으며 전쟁 중인 이스라엘, 우크라이나, 러시아 등도 한국 여행에 대해 방문을 검토하라고 공지했다.
실제 비상 계엄의 영향으로 한국으로 수학여행을 오려던 일부 일본 단체는 방문을 취소했다. 전문여행사를 통해 한국을 방문하려던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일행도 여행을 없던 일로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의 경우 외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국내 주요 호텔들이 시위 장소와 가까운 광화문, 시청 등에 밀집해 있는 것도 이들의 우려 요소 중 하나다.
CJ대한통운, 한진 등 물류업계도 당장의 피해는 없지만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물류에 차질이 빚어지는 등의 일은 없었지만 확산되는 집회와 시위로 배송의 어려움도 일부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특이사항 없이 평소와 다름없고 상황을 지켜보며 주시하고 있다”면서도 "정치적 불안정성 계속된다면 내년 사업계획을 보수적으로 수립하고, 경영계획을 일부 수정하는 등의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