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행보는 체질개선…조직개편·부진 사업 재정비
급변하는 환경 속, 성장 위해 신사업 발굴에 총력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천소진 기자] ‘푸른뱀의 해’인 을사년(乙巳年), 1977년생 뱀띠 허서홍 GS리테일 대표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허 대표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날 회장의 장남이자 허태수 GS그룹 회장의 5촌 조카로,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사위이기도하다.
그는 지난해 GS그룹 정기 임원 인사에서 2015년부터 9년 동안 회사를 안정적으로 이끌어온 허연수 GS리테일 대표에 이어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는 내외부적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급변하는 시장 환경 속 신사업 전문가로 평가 받는 허 대표를 GS리테일 새 수장으로 삼아 부진한 사업은 재정비하고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는 그룹의 강한 의지이자 전략적 선택이라는 것이 재계 안팎의 분석이다.
허 대표의 취임사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온·오프라인 경계가 사라지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맞춰 본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겠다"며 "빠르게 변화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어가기 위한 전략적 방향을 고민하겠다”고 강조했다.
◇주력 사업 의존도 줄이고 가능성 있는 신사업 발굴해야
허 대표는 서울대 서양사학과,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2002년 삼정KPMG 기업금융부 연구원, 2005년 GS홈쇼핑 신사업팀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셰브론과 GS에너지를 거쳐 GS에서 미래사업팀장을 수행하며 그룹 차원의 신사업을 이끌었다. 지난해에는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을 맡기도 했다.
허 대표는 오너 4세 중에서 늦게 임원으로 발탁되는 등 두각을 드러내지 못한 편이다. 하지만 그룹 내 신사업 분야에서 존재감을 나타내며 입지를 다졌다.
대표적인 사업은 글로벌 토탈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기업 ‘휴젤’의 인수합병(M&A)이다.
그는 GS에서 미래사업팀장을 맡았던 2021년 휴젤 M&A을 진두지휘하며 그룹 사업을 바이오로 확장했다. 인수 이후 매년 호실적을 기록하며 지난해 처음 시가총액 4조원이 넘는 등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GS리테일의 지난해 상반기 매출은 5조6382억원으로 전년 동기간보다 4.6%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13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7% 감소했다.
주력 사업인 편의점, 슈퍼마켓 등의 경쟁력을 강화한 매출은 소폭 상승했지만 인건비 및 치열한 시장 경쟁으로 프로모션비 등 비용 부담이 늘면서 영업이익은 줄었다.
GS리테일은 운영하는 편의점 GS25는 업계 1위로, 전체 매출에서 편의점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73%에 달한다. 문제는 편의점 시장이 출점 제한 규제, 시장 포화, 과열 경쟁으로 치열해지면서 점점 성장이 둔화되는 데 있다.
더군다나 사돈 기업이자 경쟁사인 ‘CU’와 1조원 가까이 차이 나던 매출 격차는 2023년 500억원으로 좁혀졌다. 지난해 2, 3분기에는 매출이 연속으로 역전되기도 했다.
GS리테일은 다양한 신사업에 도전하며 편의점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을 이어왔다.
하지만 오히려 신사업이 발목을 잡으며 수익성이 악화됐다. GS리테일은 2023년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매 분기 신사업 부문에서 100억~200억원대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전해졌다.
‘메쉬코리아’, ‘카카오모빌리티’, ‘텐타이텐’ 등 여러 기업에 5000억원 이상을 투자했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사업을 철수하거나 지분을 매각했다.
반려동물사업 강화를 위해 투자한 ‘어바웃펫’과 ‘펫프렌즈’도 적자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2021년에는 3077억원을 투자해 배달앱 ‘요기요’를 운영하는 위대한상상 지분 30%를 확보했으나 운영비용 증가와 가열된 업계 경쟁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해에는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도 했다.
다만 위대한상상이 지난해 10월부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으로 3개월 연속 흑자에 성공하면서, 허 대표가 이를 잘 다듬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조직개편·부진 사업 재정비…첫 행보는 ‘체질개선’
허 대표는 주력 사업인 편의점도 뒷걸음질 쳤던 만큼 본업 경쟁력을 끌어 올리고, 부진한 사업은 재정비하는 등 수익성 위주의 체질개선 작업부터 발 빠르게 진행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허 대표는 선임되자마자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퀵커머스 전담 조직을 승격하고 홈쇼핑과 모바일 조직을 통합해 온라인 커머스를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편의점 점포가 포화 상태인 만큼 점포 수 보다는 점포당 매출을 끌어올리는 것에 초점을 맞춘 전략으로 풀이된다.
편의점사업부는 O4O(Online for Offline)부문을 강화했다. 퀵커머스실을 O4O부문으로 확대했다. 실에서 부문으로 키운 만큼 사업을 더욱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고객 경험(CX) 전담 조직과 신선 강화 영업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 활용 및 점포별 전략을 고도화해 전략본부와 경영지원본부로 사업 지원 조직도 분리 효율화하기로 했다.
해외 사업 재정비를 위한 조직개편도 단행해 플랫폼BU 산하에 있던 해외 사업 조직을 신사업 부문으로 이동시켰다.
허 대표는 지난해 말 ‘쿠캣’ 이사직에서도 사임했다. 지난해 6월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된 지 약 6개월 만으로, 본업 경쟁력에 집중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일련의 체질 개선 이후에는 허 부사장이 GS리테일의 사업구조 전환을 위해 다시 한 번 M&A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GS리테일 관계자는 “허 대표 선임은 온·오프라인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쟁이 심화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본업 경쟁력을 혁신하기 위함”이라며 “그가 신성장동력을 발굴해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 나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