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집 한투증권 부동산PEF 부서장
"안정적 수익률 등 해외서도 관심"

리츠시장 공략에 성공한 한국투자증권
PF대출 넘어 개발사업까지 진출 목표

김성집 한국투자증권 부동산PEF 부서장. [사진=장은진 기자]
김성집 한국투자증권 부동산PEF 부서장. [사진=장은진 기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장은진 기자] 국내에선 외면받았던 리츠가 최근들어 다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리츠(REITs·Real Estate Investment Trusts)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 및 부동산 관련 증권 등에 투자·운영하고 그 수익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부동산 간접투자기구인 주식회사를 말한다. 이 중 국내 증권 시장에 상장된 리츠를 '상장리츠'라고 부른다.

상장리츠는 금리 인하기가 도래할 수도록 투자매력이 부각된다. 금리가 낮아지면 자금조달 비용이 줄면서 편입된 자산의 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은행에서 지난 3년여간 유지했던 '긴축' 통화정책 기조를 '완화'로 선회하면서 이같은 기대감은 더 높아지는 추세다.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관련 회사들도 긴밀하게 움직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매각하려던 서울 을지로 본사 사옥 '대신343'을 기초로 한 리츠를 올해 상반기 상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뿐만 아니라 이미 상장된 대기업 스폰서 리츠들도 공모채 발행을 통해 적극적으로 몸집 불리기에 돌입한 상태다.

김성집 한국투자증권 부동산PEF 부서장은 10일 "한화부터 롯데, 신한까지 이미 상장된 대형리츠들이 지난해 다양한 이유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면서 "이들의 발행한 공모채의 경우 대다수 완판을 기록한 사실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 전세 '감소', 월세 '증가'…달라진 부동산 패러다임 주목

리츠를 가장 단순하게 이해하자면 부동산을 '증권(주식)화'한 형태다. 본질은 부동산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국내 부동산시장은 변화기를 맞고 있다. 1인·2인 가구의 증가와 전세 사기 등으로 인해 전세에 대한 선호도가 줄어들고, 월세와 반전세 시장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국내 부동산 시장의 변화가 리츠업계에 시사하는 바 또한 적지않다.

김성집 부서장은 "리츠는 분기 또는 반기별로 배당이 이뤄지기 때문에 수익성 부동산을 자산으로 담는데, 국내 주거용 부동산의 경우 시세차익을 위주로 한 성장형 자산들이 주를 이뤄 이를 판단하기 쉽지 않았다"면서 "월세와 반전세 등이 늘어나면 주거 부동산 또한 리츠 자산으로 조성될 가치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주거 부동산 시장과 달리 오피스 시장의 경우 수익형 부동산이 보편적이다. 서울 도심의 대형 오피스빌딩은 연간 5~7%대의 안정적인 수익률을 제공하는데 해당 시장에서는 다수의 리츠가 형성돼 있다.

김 부서장은 "기업들이 보유 부동산들이 유동화하려는 니즈가 많은데 매물이 리츠형태로 많이 나온다"면서 "나온 부동산 매물이 보통 핵심 지역에 자리한 경우가 많아 한 개인이나 단체에서 이를 소유하기 쉽지 않다"고 언급했다.

실제 서울 중심가에서 매물로 나온 상업용 오피스의 경우 개인이나 기업에 단독 인수된 경우는 드물었다. 반면 다수의 기업으로 부터 자금을 출자받아 펀드를 운용 중인 운용사나 상장리츠, 외국계 투자사가 인수하는 경우는 종종 찾아볼 수 있었다.

김 부서장은 "해외투자자들은 국내 부동산을 굉장히 매력적인 매물로 본다"면서 "한국은 싱가포르 등 일부 도시국가를 제외하고 수도권 지역의 인구 밀집이 높은 나라다"라고 말했다.

◇ 안정적 현금 흐름 창구 '리츠'…노후 대비 투자처로 매력적

리츠는 부동산투자회사법상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배당하도록 돼 있다. 이는 일반적인 주식에 비해 상당히 높은 배당률일 뿐만 아니라 잘만 운용하면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리츠가 퇴근연금시장에서도 최근 주목받고 있다.

김성집 부서장은 "국내는 부동산 자산으로 부를 축적하는게 일반적인 방법이어서 나이가 상당한데 자산이 부동산만 있는 분들의 이야기를 종종 접할 수 있다"면서 "부동산 자체가 쉽게 팔고 사기 힘들다 보니 이런 분들이 노년에 고생하는 이야기를 듣곤 하는데 리츠로 보유한다면 이같은 문제점에서 피해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츠를 통해 부동산 시장에 참여하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또 있다. 리츠에 담긴 자산들을 평가하고 운용하는데 전문가들이 참여했기 때문에 문제가 될 투자를 거를 수 있다.

김 부서장은 "최근 지식산업센터나 상가에 부동산 투자를 진행해 임대수익조차 거두지 못한 분도 많이 봤다"면서 "리츠에 투자할 경우 적어도 이같은 문제는 방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국내 리츠시장 성장에 대해서도 긍정적인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국내 리츠 시장의 운용자산 규모는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 중 상장리츠는 8조원 수준이다.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리츠가 차지하는 비중만 보더라도 0.5% 수준이다.

김 부서장은 "한국이 아시아 중에서도 선진국임에도 리츠시장에서는 많이 부진한데, 이는 상장리츠가 제대로 활성화 된 지 불과 5년 밖에 되지 않은 점이 크다"면서 "일본만 따라가더라도 앞으로 최소 다섯 배 이상을 성장할 것으로 내다본다"고 말했다.

◇ 리츠 전문성 선점한 '한투'…부동산 개발사업까지 눈독

한국투자증권이 차별화된 전문성을 기반으로 상장리츠 주관 시장에서도 뚜렷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실제 한투증권은 롯데리츠(2019년), SK리츠(2021년), 삼성에프앤리츠(2023년) , 한화리츠(2023년) 등 대기업 계열사 리츠가 상장할 때 대표 주관사 역할로 참여했다. 이뿐만 아니라 ESR켄달스퀘어리츠, NH올원리츠 등 일반 상장리츠 경험도 풍부하다.

김 부서장은 "한투증권의 경우 리츠에 대한 성장성에 주목하고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였다"면서 "일찌감치 전문 역량을 내재화한 것이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돌아온 모양새다"라고 언급했다.

리츠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게 된 한투증권은 지난해 기관전용 부동산 사모펀드 운용업으로 사업을 넓혔다. 지난해 9월 기관들을 대상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대출에 투자하는 18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사모펀드를 조성했기 때문이다.

김 부서장은 "해당펀드 조성은 지난해 12월 완료됐지만 투자처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면서 "다만 철저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우량한 부동산PF 대출채권만 담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해당 펀드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자리 잡게 되면 한투증권은 추가 부동산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김 부서장은 향후 조성될 펀드는 부동산PF 대출 투자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경매·공매 시장도 바라보고 있음을 시사했다.

김 부서장은 "내년 경매·공매 시장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업 재구조화에 관련된 펀드를 조성하는데 관심있다"면서 "이뿐만 아니라 향후 자기자본 규모가 낮은 시행사들와 협업해 부동산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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