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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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장은진 기자] 올해 자산운용업계에서 'ETF'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이는 상반기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며 부동산 관련 상품의 수익이 줄면서, ETF 시장으로 '머니무브'가 이어져서다.

운용사들 역시 해외 시장을 개척하고 자사 상품을 리브랜딩 하는 등 고객 유치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했다. 이로 인해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 경쟁으로 금융당국의 집중점검이 이어지는 부작용도 야기했다. 또한 ETF 실적에 따라 운용사 수장들의 임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 순자산 160조 돌파한 ETF 시장 

ETF 시장은 지난 20여년간 연평균 30% 이상 성장하며 현재 한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한 축이 됐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과 맞물리며 100조원을 돌파한데 이어 5년 사이 160조원으로 증가했다. 상장된 ETF 수도 900개가 넘었다. 상품 개수로 따지면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많다. 

◇ 10개 중 1개 '상폐 위기'…좀비 ETF도 3%대 

ETF는 상장한 지 1년 후 신탁원본액·순자산총액이 50억원 미만인 상태로 다음 반기 말까지 회복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할 수 있다. 국내 상장된 ETF 10개 중 1개가 해당 요건을 충족한다. 이뿐만 아니라 하루평균 거래량이 1000주 미만인 '좀비' ETF도도 3.6%에 달한다. 

이는 국내 ETF 시장이 커지면서 각 운용사들 간의 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관리가 안 되는 ETF 수가 늘어나자 금융당국에서도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다양한 해결방안 마련에 나선 상태다. 

◇ '계열사 ETF 판매 몰아주기'로 곤혹  

삼성·미래·KB 등 올해 대형운용사를 중심으로 ETF 판매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각 금융그룹 계열사들의 중심으로 한 일감 몰아주기가 큰 논란이 됐다. 

강훈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삼성그룹 계열사가 보유한 삼성자산운용의 상품인 KODEX ETF 보유액은 2조6059억원이다. 미래에셋그룹과 KB그룹 역시 계열사가 운용 중인 TIGER ETF와 RISE ETF의 보유액이 각각 2조1511억원과 1조2226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현행법상 일반 공모펀드에 대해서는 계열사 펀드 판매에 한도가 25%로 정해져 있어 '계열사 몰아주기'가 어렵다. 하지만 ETF는 별도 규제가 없어 법 위반 소지는 아니다.

◇ 치열한 ETF 경쟁에 CEO 운명도 희비교차 

올해 국내 자산운용사 수장들의 거취는 사실상  ETF 성과에서 갈렸다. ETF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거나 높이면 자리를 수성하는 반면, 외형성장에도 점유율이 꺾이면 인사 칼바람을 정면으로 맞았다. 

실제 점유율 확대한 한국투자운용과 신한자산운용 수장은 무난한 연임을 이어갔다. 또 점유율 유지해 순위를 수성한 미래에셋운용과 KB운용 등의 수장도 현행체제가 유지되는 모양새다. 반면 점유율이 크게 하락한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은 결국 수장 교체가 이뤄질 예정이다. 

◇ 직관적면서 차별화되게…ETF 리브랜딩 잇달아 

운용사간 ETF경쟁이 심화되면서 자사의 정체성을 '브랜드'에 각인을 심는 게 중요해졌다. 이에 다수의 업체들이 리브랜딩을 통해 보다 직관적이면서도 차별화 된 '이름' 찾기에 나섰다. 

하나자산운용은 지난 4월 '케이탑(KTOP)'에서 '원큐(1Q)'로 브랜드명을 바꿨다. 이어 7월에는 KB자산운용이 'KB스타(KBStar)'에서 '라이즈(RISE)'로 전면 교체했으며, 한화자산운용도 ETF브랜드를 기존 아리랑(ARIRANG)' 대신 '플러스(PLUS)'로 변경했다. 12월에는 키움투자자산운용이 ETF 브랜드 이름을 기존 'KOSFE'에서 'KIWOOM'으로 바꿨다. 

◇ 커버드콜·TR ETF, 금투세 폐지에 '안도의 한숨' 

존폐 위기에 처했던 TR·국내 주식형 커버드콜 ETF가 한숨을 돌리는 분위기다. 금투세가 폐지로 가닥이 잡히면서 두 상품의 실질 분배금이 줄어들거나 재투자 효과가 감소할 것이라는 시장의 우려가 해소됐기 때문이다. 

TR ETF는 분배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지 않고 이를 자동으로 재투자해 복리 효과를 누리는 상품이다. 해당 ETF는 매도 전까지 사실상 배당소득세를 내지 않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었다. 국내 주식 커버드콜 ETF도 분배금이 대부분 비과세 혜택을 받는다. 기본적으로 ETF 분배금은 15.4%의 배당소득세를 적용받지만 국내 주식 커버드콜 ETF에서 분배금 재원의 상당액을 차지하는 장내 콜 옵션 프리미엄 매도금액은 세금이 면제된다. 

◇ ETF도 해외시장이 대세 

지난 10일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은 미국, 캐나다, 호주 등 전 세계 13개 지역에서 624종의 ETF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ETF 순자산은 2021년 100조원에서 올해 202조원을 넘어섰다. 

미래에셋운용은 해외 현지에서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끊임없는 혁신을 통해 전 세계 ETF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예컨대 미국 글로벌 X 운용자산 규모는 인수 당시보다 5배 이상 커졌다. 또한 신흥국인 인도의 ETF 시장에서도 최근 ETF 순자산 2조원 돌파하며, 인도 시장에 진출한 지 16년 만에 현지 9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역시 해외시장에 빠르게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 6일 기준  'ACE 해외주식형 액티브 ETF' 8종의 합산 순자산은 1조7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9월에는 국내 최초로 인도 투자 액티브형 ETF를 내놓으며, 미래에셋운용과 함께 인도 시장 개척에도 큰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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