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원전·가스터빈·해상풍력…독자모델 확보에 앞장서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합병무산, 주가 하락 ‘아쉬움’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두산에너빌리티가 아쉬운 경영성과 속에 제조기술 부문에선 발군의 성과를 인정받아 주목받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박지원 회장이 ‘2024년 한국자원경제학회 학술상’ 시상식에서 에너지 대상을 수상했다고 15일 밝혔다.
자원경제학회는 박 회장이 두산에너빌리티를 24년째 경영하며 △대형 원전 주요 기기 제작 국산화와 가스터빈, △해상풍력발전기 독자 모델을 확보한 공로를 인정했다.
아울러 국산화한 가스터빈을 김포열병합발전소 등에 설치했으며 2027년 국산화를 목표로 수소전소터빈을 개발하는 점도 높이 샀다.
두산에너빌리티는 1980년대 원전 주기기 제작에 뛰어든 이후 한국형 대형원전인 APR 1400 주기기 국산화에 성공했다. 국내 원전뿐만 아니라 미국, 캐나다, UAE, 중국, 대만 등에 원자로 34기, 증기발생기 124기를 공급했다.
현재는 미국 뉴스케일에 지분 투자를 하며 소형모듈원전(SMR) 주기기 양산에 힘을 쏟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한국 최초의 해상풍력단지인 제주 탐라해상풍력에 풍력터빈을 공급한 바 있다. 지난 9월 국책과제로 10MW 규모의 한국형 초대형 풍력발전시스템 원가절감 개발에 나섰으며 이를 위해 풍력부문에 500억 원 이상의 자체 투자를 계획 중이다.
자원경제학회는 ‘국가의 대장간’으로 출발한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민의 대장간’으로 자리매김하며 충실히 임무를 이행한 점을 인정해 박지원 회장에 에너지 대상을 수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점은 두산에너빌리티가 최근 갈지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경영성과를 충분히 상쇄하고도 남는 상황이다.
최근 김성환 의원이 발의한 ‘원전 선발주 금지법’은 두산에너빌리티에게 따끔한 채찍이 됐다.
두산에너빌리티는 개발과 운영을 같이하며 속도 있게 사업을 전개해 온 한국 원전사업의 경향대로 선점 차원에서 원전 주기기를 미리 제작해왔는데 김 의원의 법안이 입법되면 기존 사업 전략을 수정할 수 밖에 없다.
두산에너빌리티가 자회사 두산밥캣를 매각해 두산로보틱스와 합병하려는 시도도 무산됐다.
12.3계엄 유탄에 의해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가 급락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두산밥캣을 매각해 약 6000억 원을 마련, 원전 사업에 재투자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게 됐다.
하지만 최근 아쉬운 경영성과는 두산에너빌리티가 ‘국민의 대장간’으로써 충실히 쌓은 공든탑을 흔들지 못했다.
박지원 회장은 이번 수상이 국내 발전산업에 기여한 산학연이 함께 받는 것이라며 앞으로 에너지산업 생태계와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