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리더십 상처…정치적 재기 가능할까
국회 떠나며 "포기 않고 여러분 지킬 것"
친한 "韓, 민심 지근거리에 있겠다는 뜻"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16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당 대표직 사퇴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12.16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당권을 잡은 지 약 5개월 만에 '대통령 탄핵 책임론'을 안고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떠나는 순간까지 보수의 정신을 외친 한 대표에게 정치적으로 재기할 발판이 주어질까 이목이 쏠린다. 이미 정치생명의 고비를 두 차례나 맞으며 상처 입은 '한동훈 리더십'이 차기 대통령 선거까지 아물게 될지가 관건이다. 

한 대표는 16일 오전 용비어천가(조선왕조의 건국 정당성이 담긴 서사시) 글귀가 적힌 넥타이를 매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국회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가 붕괴하여 더 이상 당대표로서의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의지와 무관하게 대표직을 내려놓게 됐음을 에둘러 드러냈다. 또 윤 대통령의 탄핵 찬성에 대한 정당성을 주장, 그 순간을 후회하지 않는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선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들 같은 극단주의자들이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면서 보수의 가치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 행보를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한 대표는 기자회견을 마치고 떠나는 길에 국회에 모여든 지지자를 만나 "여러분이 저를 지키려고 하지 말라. 제가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거듭 "포기하지 않겠다"고도 했다.

한 대표의 대권 도전이 가시화될수록 한계 역시 뚜렷해지고 있다. 당장 국민의힘에서 정계 복귀가 가능할지를 두고도 전망이 엇갈린다. 1년 만에 집권여당 수장에 두 차례 올랐다 내려오는 우여곡절을 겪은 만큼 이미지 소모가 치명적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12월 비대위원장으로서 4·10 총선을 진두지휘한 한 대표는 '총선 참패' 책임론을 안고 물러섰다가 올해 7·23 전당대회에서 62.8%의 압도적 지지를 받고 당대표로서 약 5개월간 당을 이끌어왔다. 한 대표는 취임 후 줄곧 용산발(發) 악재에 '국민 눈높이'를 앞세워 차별화된 노선을 걸어왔다. 그로부터 전개된 '윤·한(윤석열·한동훈) 갈등' 국면에서 한 대표의 '자기 정치'를 비난하는 당내 목소리가 분출했으나, 총선에서 개헌 저지선(101석 이상)을, 보궐선거에서 텃밭을 사수하는 데 한 대표의 차별화 전략이 유효했다는 호평도 잇따랐다. 

다만 한 대표가 비상계엄 정국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오락가락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데다, 끝내 '탄핵 찬성'으로 입장을 선회하면서 윤 대통령, 당내 주류인 친윤계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말이 나왔다. 이후 쫓겨나듯 물러남으로써 한 대표에게 당 장악력의 한계는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프레임이 굳어진다면 당내 대선 경선에서 치명타로 작용하게 될 전망이다.

그러나 향후 헌법재판소가 윤 대통령의 탄핵안을 인용한다면 탄핵 찬성을 주장한 한 대표에게 유리한 판이 형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탄핵안 가결의 '키맨'으로서 여권 내 이탈표를 끌어낸 한 대표가 보수 재건과 중도 확장을 위한 가장 적합한 대권주자로서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 탓이다. 

우선 한 대표 측근들은 한 대표가 휴식기를 거쳐 대권에 나설 가능성을 열어뒀다. 친한계 인사는 "한 대표가 포기하지 않겠다는 뜻은 민심을 지근거리에 두겠다는 뜻"이라며 "한 대표의 제명 또는 출당 시도는 불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계 인사들이 한 대표의 정치 재기의 시기가 오기까지 불합리한 축출 시도를 막는 최소한의 방어선을 구축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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