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탄핵 이틀만에 사퇴…"탄핵 아닌 길 찾으려 백방 노력"
"탄핵찬성 후회 안 해…주권자·국민 배신 안 했기 때문"
"이재명 대표의 폭주와 범죄 혐의 정당화되는 건 아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12.16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4.12.16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민의힘 당대표직을 내려놓는다. 최고위원들의 사퇴로 최고위가 붕괴하여 더 이상 당대표로서의 정상적인 임무 수행이 불가능해졌다"며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이후 당내 사퇴 압박을 받아온 지 이틀 만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비상계엄 사태로 고통받으시는 모든 국민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24년 선진국 대한민국의 계엄이라니, 얼마나 분노하시고 실망하셨겠나. 탄핵으로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께 아주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런 마음을 생각하면서 탄핵이 아닌 이 나라의 더 나은 길을 찾아보려 백방으로 노력했지만 결국 그러지 못했다"며 "모두 제가 부족한 탓이다. 미안합니다"라고 덧붙였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의 부정선거 의혹 제기를 겨냥 "우리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 극단적 유튜버들 같은 극단주의자들에 동조하거나 그들이 상업적으로 생산하는 공포에 잠식당한다면 보수의 미래가 없을 것"이라며 작심 비판했다.

또 자신을 향한 당내 일각의 '배신자'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그날(3일) 밤 계엄을 해제하지 못했다면 다음 날 아침부터 거리로 나온 우리 시민들과 젊은 군인들 사이에 유혈 사태가 벌어졌을 수 있다. 그런 일을 막지 못할까 봐 너무나도 두려웠다"라며 "아무리 우리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이 한 것이라도 군대를 동원한 불법계엄을 옹호하는 것처럼 오해받는 것은 산업화·민주화를 동시에 해낸 이 위대한 나라와 그 국민을, 보수의 정신을, 우리 당의 빛나는 성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우리 국민의힘은 12월 13일 밤 당 대표와 의원들이 국민과 함께 제일 먼저 앞장서서 우리 당이 배출한 대통령이 한 불법 계엄을 막아냈다"며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켰다. 저는 그것이 진짜 보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사랑하는 국민의힘의 정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그제 의총장에서 일부 의원들의 격앙된 사퇴 요구를 받고 나올 때 어느 젊은 기자 한 분이 제가 당대표에서 쫓겨나는 이유가 된 이번 '탄핵 찬성'을 후회하느냐고 물었다"라며 "잠깐 동안 많은 생각들이 그리고 제 인생의 많은 장면들이 스쳐 갔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 "마음 아프신 우리 지지자분들 생각하면 참 고통스럽지만, 여전히 후회하지 않는다. 저는 어떤 일이 있어도 대한민국과 주권자 국민을 배신하지 않기로 약속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아울러 "하지만 계엄이 잘못이라고 해서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의 폭주와 범죄 혐의가 정당화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이재명 (민주당) 대표 재판의 타이머는 멈추지 않고 가고 있다. 얼마 안 남았다"고 겨냥했다.

이어 "국민들께 감사드린다. 비판해 주신 국민들께도 감사드린다"며 "당원 동지들과 우리 당직자들께도 감사드린다. 나라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을 마쳤다.

한 대표는 윤 대통령 탄핵안 가결 직후 "직무를 수행하겠다"며 사퇴 요구를 거절했던 기존 입장을 이틀 만에 선회했다. 친한계로 꼽히는 장동혁·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5명의 최고위원 전원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한동훈 지도부'가 사실상 붕괴한 데 따른 결정으로 보인다.

한 대표가 사퇴함에 따라 권성동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차기 지도부 체제의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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