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14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을 앞두고 가결 '키'를 쥔 국민의힘 내부 막판 기류가 심상치 않다.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내란 공범자'로 적시한 2차 탄핵안에 대한 내용을 두고 이미 탄핵 찬성 입장을 밝힌 동료, 선·후배 의원들의 막판 고심이 깊어지고 있는 탓이다. 민주당이 추 전 원내대표를 고리로 국민의힘을 내란에 동조한 정당으로 몰아 해산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국민의힘 내부 우려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진종오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당 의원총회에 참석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지금 우리가 걱정되는 부분은 추 원내대표가 연루됐다는 얘기 때문"이라며 "우리가 그 부분을 좀 더 지켜야 한다는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진 최고위원은 '추 원내대표 보호를 위해 탄핵안 반대하는 의원들이 많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부분 그런 내용이 많고 일단 어떤 것도 다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원내대표가 잘못됐다고 얘기하는 건 아닌 것 같다"며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민주당의 흐름대로 가는 건 아닌 것 같다. 잘 판단해서 소신 있게 선택해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

공개적으로 탄핵 찬성 의사를 내비친 7명의 국민의힘 의원 중 한 명이던 진 최고위원이 사실상 "민주당의 흐름대로 가는 것에 반대한다"면서 불분명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민주당 흐름이 아니라 국민 민심을 살피셔야 할 것 같다'는 지적에 "민심을 당연히 살피고 있는 부분이 맞다"라며 "잘못된 부분은 우리가 정확하게 판단해야 하는 게 맞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국민의 뜻도 우리가 잘 생각해야 된다"고 다소 애매모호한 답을 내놨다.

이와 관련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기자와 만나 "우리가 지금 가는 길은 민주당이나 대통령을 위한 길이 아니지 않나"라며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오직 국민의 뜻을 따르는 길이이고, 그래야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개개인이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헌법기관임을 그 사명감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독려했다. 

한편 민주당이 발의한 2차 탄핵안에는 추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박안수 계엄사령관 육군대장, 여인형 방첩사령관, 이진우 수도방위사령관, 곽종근 특수전사령관, 조지호 경찰청장 등이 내란 공모자로 적시됐다. 

특히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해선 "자당 소속의 국회의원들이 본회의장에 가서 비상계엄 해제 요구에 찬성하는 것을 막기 위하여 비상 의원총회를 국회의사당 밖에서 소집했다"며 "그 장소를 수차례 바꾸면서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에게 당사에 남아 있도록 종용하면서 국회의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의결을 방해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재까지 윤 대통령 탄핵안에 찬성 입장을 밝힌 국민의힘 의원들은 안철수 김상욱 김예지 김재섭 진종오 한지아 등 7명이다. 범야권이 192명에 이제 국민의힘 내 1명만 더 탄핵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히면 탄핵안은 통과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