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동해상으로 IRBM 추정 미사일 발사…올해 첫 무력도발
국가안보실, 안보상황점검회의 개최…"만반 대비태세 유지"
崔권한대행 "블링컨 방한,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 보여준 것"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이는 올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2025.1.6 사진=연합뉴스
북한이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6일 오후 서울역 대합실에서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다. 이는 올해 첫 탄도미사일 발사다. 2025.1.6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북한이 6일 동해상으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했다. 올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2주 앞두고 도발한 것은 존재감을 높이는 동시에 '12·3 비상계엄' 사태 직후 한 때 흔들렸던 한미동맹에 압박을 주기 위한 의도로 읽힌다. 정부는 비상계엄의 여파로 정국 혼란이 계속되는 상황 속 굳건한 한미동맹을 강조하며, 북한의 추가 도발에 대비해 경계 태세의 고삐를 바짝 죈 모양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우리 군은 이날 정오(낮 12시) 쯤 평양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IRBM으로 추정되는 비행체 1발을 포착했다. 해당 미사일은 1100㎞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탄착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을 사전에 포착해 감시했으며, 발사 후 즉각 탐지해 추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미·일 측과 관련 정보를 긴밀하게 공유하고, 세부 제원은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국가안보실은 인성환 제2차장 주재로 합참 등 관계기관과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해당 미사일과 관련한 상황을 공유하는 등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언론 공지를 통해 "정부는 북한의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어떠한 도발에 대해서도 대응할 수 있도록 만반의 태세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 천명"하고 내각총리를 박태성으로 임명하는 등 중요간부들을 교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2024.12.29 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노동당 중앙위위원회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를 주재하고 "최강경 대미 대응전략 천명"하고 내각총리를 박태성으로 임명하는 등 중요간부들을 교체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9일 보도했다. 2024.12.29 사진=연합뉴스

◇ 올해 첫 무력도발…"北, 미사일 역량·한반도 문제 주도 과시한 듯"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선 것은 지난해 11월5일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을 쏘아 올린 뒤 두 달 만이다. 북한은 이후 치러진 미국 대통령 선거(11월6일)에서 트럼프 당선인이 뽑히고 난 뒤에는 탄도미사일 발사에 나서지 않았다. 지난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직후, 남측의 혼란이 계속됐을 때도 별 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이 무력 도발을 재개한 것은 2주(20일) 앞으로 다가온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남측의 탄핵정국 이후에도 한미 양측이 동행 강화 기조를 이어가자 미사일 역량을 과시하며 존재감을 드러낸 것이다. 특히 이번 도발은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임기 종료를 앞두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방한한 상황 속 이뤄졌다. 블링컨 장관은 오는 20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고별 방문하는 성격으로, 전날 밤 한국을 찾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이번에 북한이 쏘아 올린 미사일이 고도 100㎞, 사거리 1100㎞라는 점을 짚으면서 "한반도용이자, 후방 기지인 주일미군에 대한 무력시위 성격일 수 있다"면서 "결국은 한반도 군사적 문제에 대해서 북한이 주도권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과시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의 이번 도발이 지난 연말 당 전원회의 직후에 이뤄졌다는 점을 주목하기도 했다. 지난달 2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보도된 바에 따르면 북한은 노동당 제8기 제11차 전원회의에서 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총리를 김덕훈에서 박태성으로 교체하고, 부총리에는 군 출신인 김정관을 기용하는 등 내각의 주요 간부를 물갈이했다. 

박태성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측근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지난해 9월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북러 정상회담에 나설 때 배석한 인물이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북러 협력의 핵심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앉히고, 미사일 도발까지 나선 것은 존재감을 발휘하는 동시에 한미일과 대립각을  유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양 교수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14일 전이라는 점에서 대미기선 제압용으로 볼 수 있다"면서 "당 전원회의에서 밝힌 '최강력 대미 대응 전략'이 빈말이 아님을 과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이번 도발이 김 위원장의 참관 아래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최근 정책의 무게 중심을 민생·경제에 두고 현지 지도를 이어갔던 만큼,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의 불확실성 등에 따라 군사 분야도 직접 챙겼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의 참관 아래 이뤄진 신형중거리미사일 시험발사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북한이 2021년 발표한) 국방 발전 5개년 계획의 마무리 해인 만큼, 군사 분야 결정에 대한 이행 의지를 내비치며, 연초부터 속도를 내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2025.1.6 사진=연합뉴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2025.1.6 사진=연합뉴스

◇ 정부, 비상계엄에 흔들린 '韓·美 우정' 정상화에 주력 

정부는 탄핵 정국의 혼란 속 북한이 무력 도발에 나선 것을 두고, 추가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감시와 경계를 강화하며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비상계엄 사태로 한 때 흔들렸던 한미동맹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앞서 커트 캠벨 미 국무부 부장관은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고 '심한 오판'(badly misjudged)이라고 평가하는 등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사태에 시종일관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었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블링컨 장관을 접견하고 한미동맹, 한미일 협력, 북한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하며 양국 간 '굳건한 동맹'을 강조했다. 

최 권한대행은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한미동맹과 한국의 민주주의에 꾸준한 지지와 신뢰를 보여준 데 사의를 표하면서 "블링컨 장관의 방한은 그 자체로 흔들림 없는 한미동맹을 보여준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최 권한대행은 "굳건한 한미동맹과 한미일 협력을 바탕으로 외교·안보 기조를 지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한미동맹 70주년 기념 공동성명 및 워싱턴 선언, 한미일 캠프 데이비드 원칙과 정신 등을 통해 한미 양국의 핵심 성과들이 계속 이행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자"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미국은 한국의 친구로서 한국 민주주의의 저력은 물론, 최 권한대행 체제의 리더십을 완전히 신뢰한다"면서 "미국의 한국 방위 공약은 한치 흔들림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70년 이상의 한미동맹은 한반도와 인도·태평양 지역 평화·안정의 핵심축으로, 그 중요성과 역할은 어느 때보다 분명하다"며 "캠프데이비드 정상회의 성과 등 한미일 협력을 높이 평가하고 미국으로서는 성과들이 앞으로 계속 유지·확대되는데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최 권한대행에 이어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오찬 회담도 가졌다. 두 장관은 비상계엄 이후 두 차례 통화한 적은 있지만, 직접 마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에 이어 이날 일본을 방문한 뒤 프랑스도 찾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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