推尋(추심)… '추심 전(前)매입'은 일종의 신용대출
推尋(추심)이란 말은 동한의 저명한 문학가인 채옹(蔡邕)의 <문공후호공비(文恭侯胡公碑)> 내 "고상한 뜻을 탐색하다(推尋雅意)"에 처음으로 보인다. 推는 手(손 수)와 進(나아갈 진)의 생략형인 隹(새 추)로 이루어져, 수레 따위를 손(手)으로 밀어 앞으로 나아가게(進) 하는 모양에서 '밀다→미루다→미루어 판단하다→추론하다, 밝히다, 찾다(탐색)' 등의 뜻을 나타낸다.
이번 사건에서의 推尋이란 '推(찾을 추)'와 '尋(찾을 심)'의 합성어로, '찾는다 → 돈을 찾는다'는 말이다. 즉, 은행에서 사용하는 '추심(推尋)'이란 말은 은행이 수취인의 위탁을 받고 어음, 수표 따위의 대금을 찾는=받아내는 일을 말한다. 먼저 수표발행기관으로부터 돈을 찾은=받아낸 후에 수취인에게 돈을 내주는 '추심 후 매입'이 일반적 절차이다.
그런데 1월 12일자 <일부언론 "MB 자금세탁 의혹"…> 제하의 연합뉴스에서는 시중은행 담당자의 말을 인용해 "수표 발행기관에서 돈을 받기 전 돈을 내어주는 추심 전 매입은 일종의 신용대출에 해당된다"는 보도를 하였다. 가계대출 1000조의 시대에 서민이나 기업, 대통령을 막론하고 은행에 찾아가 대출을 요청하는 상황은 당연히 급한 상황이다. 이에 근거하면, 1월 15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서 발언한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의 뉘앙스처럼, 농협은행이 절차를 무시하고 알아서 스스로 대통령에게 신용대출을 해주었을 리는 없고(알아서 해주었다면 문제가 된다), 당시 이대통령이 장기예치라는 사실에 맞지 않게 돈이 급하게 필요하여 직접 가서 신용대출을 받았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주지하는 바와 같이, 대통령은 국민들에게 법 준수는 물론 도덕적 당위성, 언행일치 등 총체적 모범을 보여야 하는 자리이고, 국민은 民자의 어원처럼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천심의 표현자들이며, 언론과 국회는 민심을 대변하는 기관이다. 그렇기에 대통령이 법적인 면만 부각시키고 자신의 언행불일치로 인한 비도덕성 등은 간과한다면 국민 그 누가 존경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