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연합뉴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운항관리규정을 허위로 작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로 청해진해운 송모(53)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송씨는 청해진해운의 해무팀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2, 3월께 운항관리규정을 허위로 작성한 혐의를 받고 있다.

송씨가 작성한 세월호 운항관리규정에는 세월호 재화중량(화물, 여객, 평형수, 연료유, 식수 등을 모두 합한 무게)이 한국선급의 검사 자료에 기재된 '3천794t'보다 169t이 많은 '3천963t'으로 적혀있다.

최대 화물, 최소 평형수, 기타 연료유 등의 무게는 표시되지 않았고 화물과 차량의 적재 기준도 다르게 기재됐다.

운항관리규정은 안전관리, 화물적재, 항로 등 선박의 운항과 관련한 모든 내용을 담는 문서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해경이 최종 승인한다.

심사위에는 관련 법률에 따라 해경, 인천해양항만청, 해운조합, 선박안전기술공단 등이 참여하지만 오류를 잡아내지 못했고 해경도 이를 알지 못한 채 승인한 것으로 밝혀졌다.

세월호 안전 점검 보고서도 조작됐다.

세월호 출항 전 인천항 운항관리실에 제출된 '출항 전 안전 점검 보고서'는 선장 대신 승무원이 작성했다.

보고서에는 화물 적재, 구명 설비 상태가 모두 양호하다고 기재됐다.

출항 일자도 실제와 다르게 기재됐고 여객 명부도 첨부되지 않아 정확한 승선 인원조차 파악하기 힘든 상태였다.

운항관리실은 안전 점검도 없이 승무원이 허위로 작성한 보고서를 근거로 운항을 허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승무원이 출항 직전 선수의 밸러스트 탱크에 평형수를 넣어 만재흘수선(선박이 충분한 부력을 갖고 안전하게 항해하기 위해 물에 잠겨야 할 적정 수위를 선박 측면에 표시한 선)이 보이게 조작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앞서 수사본부는 세월호 참사 원인이 된 과적, 고박(결박) 부실, 평형수 부족 등을 무시하거나 방치한 혐의로 승무원, 선사, 업체 직원들을 구속했다.

또 청해진해운과 짜고 안전 점검을 부실하게 한 혐의로 해운조합 인천지부 소속 운항관리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