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새 매출 1320억원→305억원 쪼그라들고 막대한 영업손실
온라인 전환 위해 센시블 인수…개인정보 정책으로 효과 미지수

[데일리한국 견다희 기자] 제이준코스메틱은 3년새 매출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가운데 300억원에 가까운 유상증자를 통해 부활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을 기반으로 한 매출의 한계에다 애플과 페이스북의 개인정보 정책 변경으로 SNS 마케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31일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이준코스메틱은 지난 21일 주당 1455원에 2000만주의 신주를 발행, 291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했다. 주주에게 배정한 후 실권주가 생길 경우 대표주관사인 KB증권이 인수하게 된다.

이번 신주 발행 규모는 기발행주식 총수 3719만2173주의 53.77%에 해당한다. 유상증자 이후 20%의 무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추가 교부할 예정이다. 유상 신주 발행가는 기준주가에서 25%를 할인해 결정됐다.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 제기할 만한 불확실성 존재

제이준코스메틱은 중국 마스크팩 시장에서 1, 2위를 달렸던 기업으로 K뷰티를 선도했다. 2018년 연결 매출액 1320억원, 영업이익 71억원을 달성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이후 불거진 이른바 한한령(한류제한령) 조기 해제 기대감으로 2018년 4월 제이준코스메틱의 주가는 2만8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한한령은 해제되지 않았고, 이는 제이준코스메틱에 총체적 위험으로 다가왔다. 매출액은 반토막 났고, 매출액에 맞먹는 영업손실이 발생했다. 2019년 연결 매출액은 526억원, 영업손실은 520억원이었다.

사업 확장을 고려해 늘린 재고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2019년 재고자산평가손실은 45억원을 기록, 전년 대비 5배 증가했다.

또 수직계열화에 가깝던 사업구조에도 변화를 꾀했다. 마스크팩 제조부문은 물적분할 후 매각하고 유통 중심으로 재전환 했다. 이 과정에서 유통단계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영업수수료는 131억에서 20억원으로 줄고, 판매대행수수료가 45억원에서 150억원으로 급증했기 때문이다.

장기적인 위험의 징조도 나타났다. 장기적인 영업력 악화로 123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고 에프앤리퍼블릭, 에프앤코스메틱스 등 관계사로부터 돈을 떼이며 121억원의 대손상각비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 사이 주가는 빠르게 하락하며 2019년 말 4280원에 거래를 마쳤다. 고점에 비해 7분의 1 토막 난 수준이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2020년에도 매출액이 다시 반토막 났고, 영업손실은 123억원에 이르렀다. 이에 따라 주가는 1900원대까지 주저앉았고, 결손금은 694억원에 이르렀다.

회계 감사를 했던 한울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할 만한 중요한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며 제이준코스메틱의 앞날에 의문을 제기했다.

◇ 턴어라운드의 키, 디지털 전환

이번 유상증자로 모집된 자금 중 130억원은 차입금(전환사채 포함) 상환에 쓰이고, 콜마스크 등 OEM(주문자 상표 부착) 위탁생산을 위한 외주가공비 등에 주로 사용할 예정이다. 또한 신규 화장품 오크라 피토뮤신 라인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현재 제이준코스메틱은 면세점, 직영점, 홈쇼핑, 대형마트 등 주로 전통적 오프라인 유통채널을 활용하고 있다. 오프라인 판매채널은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이 되지만 올해 유통업계 최대의 화두는 온라인 전환이다.

제이준 역시 온라인 매출 관련해 SNS마켓팅을 전문으로 하는 센시블을 65억원에 인수하며 온라인을 강화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매출채권의 대물변제 방식으로 인수한 회사라 사업 적합성에서 의문이 있다.

센시블의 SNS 마켓팅은 페이스북에 기반한다. 그러나 최근 애플의 개인정보 관련 정책 변경으로 큰 타격이 예상된다.

지난 달 26일 애플은 14.5업데이트로 개인정보를 업체에게 전달할 때 팝업을 통해 동의를 받도록 했다. 씨넷을 비롯한 주요 외신에 따르면 애플이 업데이트한 이후 미국 이용자 중 데이터 추적에 동의한 사람은 4%에 불과했다.

이는 매출 악화로 직결될 공산이 크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2월 ‘소규모 비즈니스를 대변하여 드리는 말씀’을 통해 “모바일 앱 광고 설치 캠페인에서 맞춤형 광고를 제외하는 실험 결과, 언론사 수익의 50% 이상이 하락하는 결과가 나타났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한 오프라인 매장은 코로나19의 영향에서 아직 자유롭지 못하다.

올해 유통업계에서 최대의 화두는 디지털 전환이다. 전통 오프라인 영업으로는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신세계 그룹의 W컨셉 인수, 카카오의 지그재그 인수 등도 이 같은 배경으로 해석된다.

KB증권은 “주요 오프라인 유통채널들은 시장포화와 마케팅 경쟁 과열에 따른 수익성 저하로 인해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작년 코로나19 사태의 발발과 비대면 소비 트렌드의 급부상으로 온라인 판매 채널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브랜드 로드숍은 비중이 축소될 전망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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