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토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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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한국 신지하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하자 정유업계가 유가 향방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브렌트유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각각 배럴당 104.97달러, 103.41달러를 기록했다. 이들 유종 모두 2014년 이후 7년여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같은 기간 국내로 수입되는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98.71달러를 기록했다. 작년 말 가격과 비교하면 약 27.8% 급등한 수준이다.

러시아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와 그에 따른 석유 공급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의 오름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 회원국들이 1일(현지시간)이 유가 안정을 목표로 비상 비축유 6000만배럴 방출에 합의했지만 이번 방출 규모가 러시아의 6일치 생산량에 불과해 공급 차질을 상쇄하기에는 부족하다는 게 시장의 평가다.

또한 러시아의 7개 은행에 대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스위프트) 배제 조치 등으로 시장에서는 이미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기피 현상이 퍼지고 있다.

골드먼삭스는 국제유가가 높은 변동성을 보이자 앞으로 1개월 단기 유가전망을 기존 배럴당 95달러에서 11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국제유가의 고공행진이 이어지자 원유를 전량 수입하는 국내 정유업계의 근심도 커졌다. 국제유가 급등세가 계속되면 '석유 제품 가격 상승→수요 위축→마진 감소'로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다.

다만 정유사들은 원유 수급 측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이다.

국내 원유 도입량 중 러시아산은 작년 기준 5.6%에 불과하고, 평소 유가 변동에 대비해 수개월 단위로 재고를 확보해 놓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당장의 직접적 영향은 없겠지만 러시아산 원유 도입 차질 가능성에 대비해 중동·남미 등 다른 지역으로의 공급처 다변화도 모색 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원유 수입 물량 중 러시아산 비중이 크지 않아 현재까지 큰 우려는 없다"면서도 "고유가가 장기화할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해 국제정세와 유가 향방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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