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W·S' 성장엔진 집중 육성...3년간 10조 투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심영범 기자] “세계인의 새로운 삶을 디자인하는 미래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하겠습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지난해 11월 ‘제3의 도약’을 선언하며, 밝힌 비전이다. CJ그룹은 문화(Culture), 플랫폼(Platform), 건강(Wellness),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 등 4대 성장엔진을 중심으로 조직 내 유·무형의 역량을 집중하고, ‘최고 인재’들이 오고 싶어 하는 일터를 만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회장은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핵심은 인재”라면서 “이를 주도할 인재들을 위해 조직문화를 혁명적으로 혁신하고, 다양한 기회와 공정한 경쟁에 따른 보상으로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일터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말하는 변화는 ‘최고인재’, 그리고 그 인재들이 일하고 싶어 하는 곳은 ‘조직문화’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CJ는 올해 초부터 빠르게 조직문화에 혁신에 나서고 있다.
CJ는 지난 1월부터 6개 임원 직급을 '경영리더' 단일 직급으로 통합했다. 사장, 총괄부사장, 부사장, 부사장대우, 상무, 상무대우로 나눠져 있는 기존 임원직제를 과감히 개편했다.
또 같은달 임직원들이 근무공간을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도록 거점 오피스 ‘CJ Work On’을 도입했다.
거점 오피스는 수도권 CJ 주요 계열사 사옥을 거점화한 것으로 서울 용산구(CJ올리브네트웍스, CJ CGV), 서울 중구(CJ제일제당센터), 경기 일산(CJ LiveCity)에 160여석 규모로 구축됐다. 앞으로 강남 등 수도권 핵심지역을 비롯해 경기, 제주도 등으로 확대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CJ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CJ제일제당과 CJ올리브영, CJ ENM(미디어 부문) 등 계열사 3곳에 특별 성과급을 지급했다. CJ제일제당과 CJ올리브영은 연봉의 5%, CJ ENM은 3.3% 수준이다.
CJ그룹이 정규 성과급 이외에 특별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 회장 말한 성과주의 경영에 대한 확실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평이다.
4대 성장엔진 기반 마련을 위한 준비에도 적극 나섰다. CJ는 AI 통합 연구개발 조직인 ‘CJ AI센터’를 이르면 내달 중 공식 출범한다. CJ AI센터는 그룹의 AI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초대 센터장에는 메타(과거 페이스북)에서 머신 리닝 리더를 역임했던 이치훈씨를 영입했다. 이 센터장은 애플·야후·페이팔 등 글로벌 기업에서 머신 러닝 분야를 연구한 AI전문가로 알려졌다.
CJ그룹 관계자는 “신임 센터장 영입 후 AI센터 관련 인적 구성이나 업무 시스템 등에 관해 로드맵을 구성 중"이라면서 “내달 중 서울 강남구 신사동 신사스퀘어에 4개층 규모로 출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웰니스 전면에 내세운 CJ제일제당
이 회장의 비전에 맞춰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이는 계열사는 CJ제일제당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1월 CJ바이오사이언스와 CJ웰케어를 출범하며, 그룹의 미래 성장 엔진 중 하나인 '웰니스(Wellness)' 분야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CJ바이오사이언스는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신약 개발, 유전체 진단, 개인 맞춤형 건기식을 목표로 한다.
마이크로바이옴은 미생물(microbe)과 생태계(biome)를 합친 단어로 우리 몸 속 100조개 미생물과 그 유전자를 일컫는다. 인간의 건강과 성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난 마이크로바이옴은 ‘제2의 게놈’ 또는 ‘제2의 뇌’로 불린다.
또한 CJ제일제당은 2002년 CJ뉴트라라는 브랜드로 시작한 건기식 사업을 올해부터 CJ웰케어로 분리하고 사업을 확대한다.
CJ웰케어에서는 최근 개인맞춤형 건기식 제조와 소분 판매를 위해 알팩과 협력을 체결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앞으로 신속한 설비 확장 등 투자를 통해 글로벌 바이오 의약품 생산기지로 도약을 준비할 것”이라며 “이 사업이 그룹 4대 성장 엔진(Culture, Platform, Wellness, Sustainability) 가운데 건강이 구심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CJ제일제당은 지속 가능한 미래 식량 확보를 위한 기술 개발과 투자도 이어가고 있다.
CJ제일제당 지난달 세포 배양배지 생산 기업 '케이셀 바이오사이언스'과 업무협약(MOU)을 맺고 미래 식량기술 확보에 나섰다.
케이셀은 세포 배양배지 국산화에 앞장서고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세포 배양배지는 배양육 생산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CJ제일제당이 배양육 생산에 사용되는 배지소재 개발 및 공급을, 케이셀이 배지 생산을 맡게 되면서 배양육 사업에 있어 경쟁력 있는 배지 확보가 가능해졌다.
또한 사내벤처 ‘이노백’(Inno100)을 통해 식물성 대체우유 사업화를 확정했다. 이 밖에도 콩·완두를 활용한 식물성 대체단백, 버섯 등 균사체를 이용한 발효단백 연구 등 다양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배양육은 높은 수준의 바이오테크 기반 사업으로 기술혁신 기업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다"며 "자체 연구개발은 물론 식품·바이오 분야의 업체·학계 협업도 활발히 해 미래 식량자원 선점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플랫폼 사업자 입지 다지는 CJ대한통운
CJ ENM 엔터테인먼트 부문은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
CJ ENM은 지난해 11월 미국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엔데버 콘텐트의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약 80%를 최종 7억8538만달러(한화 9300억원)에 인수했다.
라라랜드 제작사로 잘 알려진 엔데버 콘텐트는 유럽·남미 등 세계 19개국에 거점을 둔 스튜디오다.
CJ ENM은 엔데버 콘텐트 인수를 통해 동서양을 포괄하는 포트폴리오, 세계적 크리에이터 풀, 강력한 해외 유통 네트워크를 단번에 보유하게 됐다.
또한 대중문화 중심지인 미국에 제작기지를 구축하게 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콘텐츠 유통 네트워크를 세계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은 IT 혁신기술로 풀필먼트(물류통합관리) 서비스 고도화해 플랫폼 사업자로써의 입지를 확고히 한다.
이를 위해 2023년까지 AI·알고리즘을 적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을 구축한다. 가상에서 AI 기반으로 설비 위치나 작업자 동선 등을 바꿔가며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찾아내는 기술을 말한다.
CJ대한통운은 연말까지 물류센터의 작업동선, 재고배치, 설비효율을 최적화하고 장비고장, 피킹오류, 상품파손 등 원인을 사전에 파악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내년부터는 네트워크 부분에도 디지털 트윈을 구축한다. 또한 운송장 정보, 고객주문정보, 도로교통정보, 차량정보 등을 분석해 최적의 운행루트와 권역을 산정할 수 예정이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거점 최적화, 라우팅 최적화를 실현해 디지털 트윈을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CJ대한통운 김경훈 TES물류기술연구소장은 “디지털 트윈은 향후 CJ대한통운의 물류운영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TES핵심기술 개발을 통해 글로벌 선도기업 수준을 넘어서는 혁신기술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