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주현태 기자] 백신 접종을 완료한 해외입국자에 대한 자가격리가 21일부터 면제되면서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년여간 대폭 감소했던 국제선 여객 수요가 본격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해외입국자 자가격리 면제 발표에 발맞춰 국제노선 재개에 나섰다. 그동안 해외여행의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졌던 입국 시 7일간의 의무 자가격리가 단계적으로 해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한항공은 4월부터 인천과 일본 나리타 노선을 6회에서 7회로 늘릴 계획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여객 수요 추이를 지켜보다가, 회복노선을 중심으로 재개 계획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오는 4월1일부터 인천~나고야 운항을 재개한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운항을 중단한 지 11개월 만이다. 일본 주요 노선의 운항 횟수도 늘린다는 방침이다. 인천~오사카 노선은 주 3회에서 주 5회로, 인천~후쿠오카 노선은 주 1회에서 주 2회로 각각 증편한다. 또 인천~하와이 노선도 내달 3일부터 주 3회 운항한다. 하와이 운항 재개는 지난 2020년 3월 이후 2년 만이다.
제주항공은 오는 30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부산~사이판 노선 운항을 재개한다. 또한 일본을 포함해 국제선 노선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
진에어는 내달 16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부산~괌 노선을 재개한다. 에어서울은 오는 30일부터 주 2회 일정으로 인천~사이판 노선 운항을 시작한다. 플라이강원도 지난 2020년 2월 중단했던 필리핀 클락 노선을 오는 5월 말부터 주 2회 복항할 계획이다.
티웨이항공의 경우 오는 5월 싱가포르, 7월 크로아티아 노선 운항을 검토 중이다. 앞서 티웨이항공은 지난 17일 첫 대형기 'A330-300'를 공개하면서 중·장거리 노선 검토를 발표한 바 있다.
한편, 정부는 21일부터 해외여행자 중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승인한 화이자, 모더나 등 백신 3차 접종자 또는 2차 접종 후 14~180일 이내인 사람을 대상으로 국내 입국 시 자가격리를 면제하기로 했다. 국내 접종자는 접종 이력이 자동으로 등록되며, 해외에서 접종한 사람은 보건소에 접종 증명서를 제출해야 한다.
내달 1일부터는 국내에서 접종이력을 등록하지 않은 해외 예방접종완료자도 사전입력시스템에 직접 접종 이력을 입력하고, 증명서를 첨부할 경우 격리를 면제받을 수 있다.
이윤철 한국항공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그동안 해외여행을 포기해야 했던 소비자들이 올 7월부터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런 시기일수록 소비자에 대한 신뢰가 중요하고, 정부와 국내 항공사는 공항·항공기 점검, 안전, 서비스 등 초심을 다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선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노선 공급이 따라주지 못하면 이번 격리해제와 관련한 수요 증가는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나게 될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가 코로나19 이후 국제선을 운항하려면 국토교통부 허가에 더해 중앙사고수습본부의 승인도 받아야 하는 등 절차가 까다로워졌기 때문이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격리 해제가 바로 항공업 부활과 직격된다고 판단하는 것은 오산"이라며 "정부차원에서 항공업계가 쉽게 국제선을 재운항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하고, 수요에 맞게 공급이 갖춰주지 못한다면 소비자 선택의 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