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국내에서 자신의 급여를 가상화폐로 받겠다는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가상화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다는 반응이지만, 가격 변동성이 크고 현재 국내법상 실현 가능성도 없다는 의견이 대부분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 개발사 '위메이드'의 장현국 대표는 지난 2월 작년도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가상화폐에 대한 법, 회계 등 규제가 정립되면 '위믹스'로 급여를 받겠다고 선언했다. 위믹스는 위메이드 자회사 '위메이드 트리'에서 개발한 플랫폼에서 사용되는 토큰으로 플랫폼 내 게임에서 사용할 수 있다. 

이후 장 대표는 위믹스네트워크를 통해 4월부터 급여, 배당금 전액을 위믹스 토큰을 구매하는데 쓸 것이라고 밝혔으며 실제 배당금 수령액 7690만3520원으로 위믹스 토큰 1만4235개를 매수한 내역도 공개했다. 공개된 화면에 따르면 장 대표의 평가손익은 -987만9165원으로 수익률은 -12.87%였다.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장 대표의 최근 발언, 행보에 대해 별다른 반응을 내비치지는 않았다. 다만, 위믹스 토큰의 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신뢰도를 회복하기 위한 움직임일뿐이라는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특히 올해 초 불거진 '위믹스 대량 매도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목적이라는 의견이다. 

급여를 가상화폐로 받겠다는 이야기는 정치권에서도 나왔다. 구미시 시장선거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는 시장에 당선이 되면 첫 3개월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새 정부가 디지털 자산(가상자산)에 대한 친화적인 공약을 발표한 만큼 관련 기업·인재들이 지역경제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내린 것이라고 전해졌다. 이에 대해 가상자산업계 관계자들은 정치권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그러나 급여를 가상화폐로 직접 받겠다는 발표는 현행 근로기준법상 실현 가능성은 낮다. 근로기준법 43조에는 "임금은 통화(通貨)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어서다.

장 대표가 배당금 수령액을 다시 위믹스 토큰으로 매수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또한 구미시장 예비후보의 공약도 자신의 급여를 비트코인을 직접 사들이겠다는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이해하고 있었다. 

업계에서는 만약 법이 개정되더라도 가상화폐는 가격 변동성이 커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지난달 말 4만8000달러선에서 이달 중순 3만8000달러선까지 떨어진 바 있다. 위믹스도 최근 한달 간 5달러선에서 3.8달러선으로 주저 앉았다.

가상자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상화폐로 급여를 받겠다는 계획은 현행법도 그렇고 가격 변동성도 커서 위험하기도 하고 실제로도 실현되지도 못할 것이다"라며 "다만 가상화폐를 단순히 투자수단으로 여기지 않고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거나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주목할 만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