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서울 강남에서 토지거래허가제(이하 허가제)로 묶인 잠실 집값은 흔들리는 반면, 허가제를 피한 반포 집값은 급등하면서 허가제로 인한 집값 안정 효과와 풍선효과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28일 주택 업계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잠실 엘스 전용 84㎡(34평)가 이달 13일 23억4000만원(105동 10층)에 실거래됐다. 이는 동일 단지 동일 평형 최고 신고가가 27억원(지난해 10월 18일 실거래, 145동 14층)이었던 것과 비교해 3억6000만원 떨어진 것이다.

잠실 아시아선수촌 전용 151㎡(56평)은 지난달 5일 38억원(4동 5층)에 매매 계약서를 썼다. 이 단지 동일 평형 최고 신고가는 42억원(지난해 11월 12일 실거래, 4동 10층)으로, 4억원 하락했다.

잠실 트리지움 전용 84㎡(34평)는 올해 2월 28일 23억1000만원(320동 12층)에 손바뀜 됐다. 같은 단지 동일 평수 최고 신고가 24억5000만원(지난해 9월 25일 실거래, 312동 18층)에서 1억4000만원 빠졌다.

이처럼 허가제 규제를 받고 있는 잠실 일대 아파트 단지들의 최근 거래가격이 이전 최고가에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허가제 구역으로 묶인 지역의 공동 주택 구매 시엔 전세를 끼고 사는 갭투자가 원천 차단되고, 매수자는 반드시 실거주를 해야 한다.

주택담보대출도 받을 수 없고, 관할 구청장의 주택 매수 자금 출처에 대한 심사와 실거주 허가를 받아야 주택 매매 계약이 가능한 만큼, 거래가 크게 위축되고 가격 오름세를 막는 효과가 있다.

반면, 허가제를 피한 반포 지역 아파트 가격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222㎡(80평)는 지난달 28일 80억원(122동 22층)에 실거래 됐다. 직전 거래가는 76억원(3월 7일 실거래, 123동 26층)으로 3주만에 가격이 4억원 뛰었다.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216㎡(80평)도 같은 날 69억원(115동 27층)에 팔렸다. 직전 거래가가 59억5000만원(지난해 12월 26일 실거래, 116동 17층)으로, 석 달만에 10억원 가까이 집값이 급등했다.

반포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129㎡(52평)은 지난 11일 64억원(109동 26층)에 매매됐다. 직전 거래가 63억원(3월 24일 실거래, 109동 36층)에서 1억원 올랐다.

반포 지역은 주변 지역인 압구정과 청담동, 삼성동 일대가 모두 허가제 구역으로 묶인 가운데 유일하게 규제를 피했다.

이에 따라 강남 일대 허가제 규제를 피하려는 매수세가 반포 지역으로 몰리면서 허가제 풍선효과로 인한 가격 상승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고종완 한양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허가제로 묶인 구역과 묶이지 않은 구역의 수요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며 “잠실이 허가제 규제로 인해 거래가 어려워지면서 가격 오름세도 둔화되는데 반해, 반포는 강남에서 허가제 규제를 받지 않는 몇 안 되는 희소성이 있는 지역이다보니 허가제 풍선효과로 인한 매수세가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