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2019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한 일화를 소개했다.
박 수석은 4일 페이스북에 ‘브리핑에 없는 대통령 이야기-두 대통령의 위트에 담긴 각각의 진심’이란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박 수석은 최근 미국 언론에 소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터뷰와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응을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해 줄리언 젤리저 프린스턴대 교수와의 영상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패배를 회고하며 “선거에서 이기지 못한 데 대해 가장 행복했을 사람은 문 대통령”이라면서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올리라고 한 것이 자신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해당 인터뷰는 지난달 6일 공개됐다.
문 대통령은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거의 틀을 많이 벗어났다는 것을 전방위적으로 설명하면서 수용할 수 없다고 참 많이 버텼다”면서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가 과다하다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에 우리의 요구를 관철할 수 있었다고도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박 수석은 전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아마 내가 그렇게 버틴 게 다른 나라들에게도 큰 도움이 됐을 걸요”라고 반문했다고 박 수석은 설명했다.
박 수석은 "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할 의도였으나 결과적으로는 자신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은 문 대통령을 홍보해준 모양새가 됐다"며 “짧은 일화이지만 각자의 국익에 대한 각각의 진심이 담겨있다고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국익 차원에서 과하지만 자신의 주장을 요구했고 문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국익 관점에서 방어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난달 26일 방송된 특별대담(문 대통령-손석희 전 앵커)에서 문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을 '좋은 분'이라고 하면서 '주장의 차이를 인정했고, 그 어젠다에서의 차이가 다른 이슈에 영향을 미치지 않은 점'을 평가했다"며 "어쨌든 트럼프 대통령의 셀프 칭찬 인터뷰가 결국 문 대통령을 칭찬한 결과로 귀결됐으니 트럼프 대통령의 매우 훌륭한 인터뷰에 감사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11차 SMA 협상을 앞둔 2019년 여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한화 약 6조원)을 거론하며 압박에 나섰다. 기존 분담금(1조389억원)의 6배에 이르는 액수였다. 이에 우리 정부는 ‘SMA 틀 내에서 소폭 인상’할 것을 주장하며 맞섰다.
이후 조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46일 만에 정부는 △2020년(동결·1조389억원) △2021년(13.9% 인상·1조1833억원) △2022년(5.4% 인상·전년도 국방비증가율 적용) 등을 골자로 한 협상에 마침표를 찍었다. 협정의 유효기간은 오는 2025년까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