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라폼랩스 코리아' 이미 지난달 말 해산 의혹 증폭
"기술적 결함, 고의적 정황, 인지 시점 등 확인이 관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가상화폐 루나(LUNA)와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의 폭락 사태로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이들의 투자금은 대부분 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거나 전세, 결혼 등 개인 자금이다. 그러나 두 코인 모두 99%이상 손실이 나면서 투자자들은 원금·이자를 못갚거나 개인 자금에 손해를 본 상태다. 일부 투자자들은 루나·테라 발행사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CEO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루나, 테라USD의 폭락은 지난 9일께 시작됐다. 루나, 테라USD의 운영사 테라폼랩스는 두 코인이 급락하자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일시 폐쇄했다가 재가동했다. 그러나 폭락은 일주일 간 계속됐고 가격은 99% 이상 떨어졌다. 그야말로 '휴지조각'이 돼버린 것이다.
루나는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로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의 가치를 유지하는데 사용된다. 테라USD는 1코인당 1달러에 연동(페깅)되도록 설계됐는데, 만약 가치가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루나를 추가 발행해 테라USD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가치를 유지한다. 그러나 최근 이 현상이 깨지는 '디페깅'이 발생하며 폭락이 시작됐다.
사태가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금융당국은 긴급 동향점검에 들어갔다. 그러나 테라폼랩스에 대한 감독·권한이 없어 현재까지 마땅한 대안은 나오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동향점검에 대해 "현재는 지금까지 나온 자료를 협조받아 리서치하는 수준이다"라며 "만약 점검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되면 금융위원회가 주도하고 금융감독원이 지원하는 방식이 될 수도 있겠으나 지금으로서는 구체적인 감독·권한이 없다"고 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피해 사례를 직접 공유하고 있으며 일부 소송의 움직임도 관측됐다. 이들은 이번 폭락 사태는 사전에 계획됐으며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가 앵커 프로토콜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을 끌어 모아 루나의 가격을 인위적으로 끌어 올렸다고 말하고 있다.
앵커 프로토콜은 탈중앙화 금융(디파이) 서비스로,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이자는 통상 3~5.5%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테라는 올해 3월 앵커 프로토콜을 통해 테라를 예치하면 루나로 바꿔주고 연이자 20%를 고정적으로 받을 수 있다고 밝혔는데, 투자자들은 이 과정에서 기망행위로 인한 착오를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는 앵커 프로토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소송전 등으로 그간 여러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싱가포르 현지에서 사기혐의로 피소됐다는 외신 보도도 나왔다.
아울러 부산에 있던 '테라폼랩스 코리아'가 지난달 말 해산한 것을 두고 투자자 사이에서는 권도형 CEO가 테라·루나의 폭락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도 계속되고 있는 실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만약 소송을 시작하게 되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인한 사기 혐의로 진행될 것 같은데, 이 형사소송의 핵심은 루나·테라USD의 '가치 유지'다"라고 말했다.
이어 "루나·테라USD의 가치가 폭락하는 과정 전후로 기술적 결함, 고의적인 정황 등을 포착했다거나 임직원, 관계자들이 폭락 사태를 인지했던 시점 등이 소송의 주요 쟁점이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형사소송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낼 경우 이 판결을 토대로 손해배상 관련 민사소송을 시작하는 순서가 될 것이다"라며 "보통 다단계 사기 소송도 이같은 흐름이다"라고 덧붙였다.
관련기사
- 테라 지원재단 보유 4조5000억원 비트코인, 행방 묘연
- ‘루나’ 대폭락에 놀란 금융당국...디지털자산기본법 속도붙나
- ‘죽음의 소용돌이’ 루나 충격에서 빠져나오는 비트코인
- 테라 권도형, 암호화폐 실패 인정…"모두에게 고통 줘"
- 한국산 가상화폐 ‘루나·테라’ 폭락...‘죽음의 소용돌이’에 패닉
- [가상화폐 시황] 비트코인 2만9000달러 붕괴, 루나·테라 폭락...'패닉'
- 경찰, '테라·루나' 직원 횡령 의혹 수사…거래소에 자금 동결 요청
- 금융당국, '루나 사태'에 규제 강화…금감원, 연계 업체 현장점검
- 당정 '루나·테라 사태'에 만났지만…당장 풀어야 할 숙제는 '산더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