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건·펫푸드·건기식 사업다각화로 전략 모색
중국 의존 줄이고, 미국·일본 등 사업 확대 나서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해외 시장 개척, 온라인몰 강화, 사업다각화 등으로 체질 개선을 힘쓰고 있다. 사진= 데일리한국 DB
국내 화장품업체들이 해외 시장 개척, 온라인몰 강화, 사업다각화 등으로 체질 개선을 힘쓰고 있다. 사진= 데일리한국 DB

[데일리한국 김보라 기자] 국내 중견 화장품 업체들이 체질 개선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한때 길거리 매장(로드샵)을 주름잡던 이들 업체들은 대기업, 헬스앤뷰티(H&B) 채널에 밀리고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으며 급격하게 무너진 바 있다.

그러나 해외 시장 개척, 온라인몰 강화, 사업다각화 등의 노력이 효과를 보고 있다. 올해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에 업황도 호전되고 있어 한층 나아진 실적이 기대된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의 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564억원, 영업이익은 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4.8%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2019년 4분기 이후 9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회사측은 영업이익 흑자전환 이유로 해외 시장에서의 성장을 꼽았다.

에이블씨엔씨는 2017년 IMM 프라이빗에쿼티(IMM PE)에 인수된 후 해외 시장을 성장동력으로 삼고, 고정비 절감 및 원가 개선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 전략을 펼쳐왔다.

미샤가 아마존입점해 1년만에 매출 전년비 115% 성장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제공
미샤가 아마존입점해 1년만에 매출 전년비 115% 성장했다. 사진=에이블씨엔씨 제공

특히 북미 시장에서의 성장이 눈에 띈다. 에이블씨엔씨의 화장품 브랜드 미샤는 2020년 4월 미국 법인을 재설립하고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에 입점했다. 입점 1년 만에 지난해 매출은 전년보다 115% 성장하는 등 높은 성제를 보였다. 

에이블씨엔씨 미샤는 미국 내 화장품 주요 소비층으로 급부상한 MZ세대를 공략하기 위해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다수의 오프라인 리테일 채널에 입점하며 온오프라인 유통망을 지속해서 확대할 계획이다.

장세훈 에이블씨엔씨 미국법인장은 "코로나19 이후 화려한 메이크업 대신 스킨케어 제품과 셀프 스킨케어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출을 견인했다"며 "향후 북미 시장은 물론 꾸준히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중남미 시장에도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미샤와 어퓨, 초공진 등 대표 브랜드에 힘을 키워 브랜드 확대한다. 

에이블씨엔씨는 최근 프리미엄 한방 브랜드 초공진을 론칭하고 2년 만에 어퓨 브랜드 슬로건을 '스테이 퓨어(STAY PURE)'로 변경했다. 앞으로 세련미와 성숙함을 더해 20대를 아우르는 뷰티 브랜드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클리오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659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3.8%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36억원으로 전년대비 80% 늘었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온라인과 글로벌 채널에 집중하고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클리오의 1분기 글로벌 매출은 11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간보다 21% 증가했다. 클리오는 구달 비건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 클린뷰티 시장에 진출하며 페리페라, 클리오 등 색조 제품들에 치중돼 있던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국내에서는 오프라인 매장 클럽클리오 점포수를 감축하고, MZ세대 이용률이 높은 버티컬 플랫폼에 진출, 자사몰을 활성화하는 등 온라인 채널에 집중했다.

클리오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프로바이오틱스’. 사진= 클리오 제공
클리오 건강기능식품 ‘다이어트 프로바이오틱스’. 사진= 클리오 제공

건기식 사업도 순항 중이다. 클리오는 2020년 9월에 건기식 제조 및 판매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자회사 '클리오 라이프케어'를 설립했다. 

이후 건기식 브랜드 트루알엑스를 런칭하고, 지난달에는 ‘다이어트 프로바이오틱스’, ‘스킨 프로바이오틱스’ 등 기능성 유산균 신제품을 출시하며 건기식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토니모리는 올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291억원, 영업손실은 13억5000만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시작된 2020년 영업손실은 255억원까지 커졌지만, 2021년 135억원으로 손실 폭을 줄이고 있다. 

토니모리는 실적 개선을 위해 2018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회사인 에이투젠 인수한데 이어 지난해 3월 반려동물 간식 제조업체인 오션을 인수하는 등 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화장품 사업의 경우 새로운 유통채널을 확보하고, H&B, 자사몰, 온라인, 글로벌 수출 강화를 통해 매출증대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지난 1분기 매출은 290억원, 영업이익은 6957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회사측은 “국내 비효율 매장을 정리하고 글로벌 사업에 집중을 통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네이처리퍼블릭 2018년 629개의 매장수는 2019년 521개, 2020년 439개 등으로 줄었다.

대신 글로벌 사업에 집중했다. 일본 드럭스토어인 웰시아를 비롯해 돈키호테, 로프트, 도큐핸즈 등 현지 유력 유통채널에 일본 전용 제품 등 다양한 제품을 입점시켰다. 이에 지난해 전년 대비 수출실적을 5배 이상 증가시키는 성장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주요 로드샵 화장품은 프리미엄 화장품에 밀려 경쟁력을 잃었다"며 "오프라인 매장 중심에서 온라인 채널을 활용한 사업확장, 해외시장 진출 통해 실적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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