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를 방문,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이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Leuven)에 위치한 imec를 방문, 루크 반 덴 호브(Luc Van den hove) imec CEO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데일리한국 안병용 기자] ‘반도체 초강국 건설’과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는 윤석열 정부의 주요 국정 사업들이다. 최근 이들 사업 추진 관련 역량을 뒷받침하기 위한 재계 총수들의 민간 외교가 활발하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유럽을 종횡무진 누비며 정부에 힘을 싣고 있다.

먼저 이 부회장은 반도체 강국인 네덜란드와 벨기에의 국경을 넘나들며 글로벌 반도체 네트워크 구축에 바짝 다가섰다. 출국장에서 ‘사즉생’ 각오를 밝히며 유럽 출장길에 오른 그는 연일 강행군 중이다.

16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15일(현지시간) 벨기에 루벤에 있는 유럽 최대 규모의 종합반도체 연구소 imec을 방문했다. imec은 1984년 벨기에와 프랑스, 네덜란드 3국이 공동 설립한 유럽 최대 규모의 비영리 종합 반도체 연구소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전 세계 반도체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었다. 반도체 설계, 공정기술, 소재, 장비 등의 분야가 중점 연구 분야다. 이와 함게 AI, 생명과학, 미래에너지 등 다양한 첨단 분야에서 선행 연구를 진행한다.

이 부회장은 루크 반 데 호브 imec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반도체 분야 최신 기술과 연구개발 방향 등을 논의했다. 아울러 인공지능(AI)과 바이오·생명과학, 미래 에너지 등 imec에서 진행 중인 첨단분야 연구 과제에 대한 소개를 받고 연구개발 현장을 살폈다. 이는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를 비롯해 바이오 신성장 등의 분야에 향후 5년간 450조원을 투자하는 계획과 접점을 이룬다.

이 부회장은 전날엔 네덜란드에서 피터 베닝크(Peter Wennink)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났다. ASML은 7나노미터 이하 초미세 공정 구현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장비를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의 최첨단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확대에 필수적인 ASML 장비의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도록 마르크 뤼터(Mark Rutte) 네덜란드 총리도 별도로 만나 협조를 요청했다.

네덜란드에는 그동안 삼성전자의 유력 M&A 대상으로 거론돼 온 차량용 반도체 기업 NXP가 있어 이 부회장의 출장 중 인수합병(M&A)과 관련한 성과가 나올 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다만 삼성전자 관계자는 “정해진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4일 롯데 오픈 경기가 열리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를 방문해 부산세계박람회 포토월 앞에 섰다. 사진=롯데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 4일 롯데 오픈 경기가 열리는 인천 베어즈베스트 청라를 방문해 부산세계박람회 포토월 앞에 섰다. 사진=롯데

역시 유럽에 머물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행보도 주목된다. 신 회장은 아일랜드에서 열리는 ‘CGF(The Consumer Goods Forum) 글로벌 서밋에 7년 만에 참석한다. 신 회장은 CGF를 박람회 유치를 위한 전진기지로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이미 서밋에 관련 공식 부스를 마련하기도 했다.

롯데에 따르면 부스에는 박람회 유치 활동을 알리는 리플릿과 홍보 배너가 배치됐다. 또 82인치 메인 스크린을 설치했다. 여기선 부산세계박람회 홍보영상이 상영된다. 신 회장은 김상현 유통군HQ 총괄대표 및 주요 유통, 식품사 대표이사들도 CGF 기간 부스에 머물도록 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최대한 가동시키는 것이다.

신 회장은 세계 70여 개국, 400여 개 소비재 제조사 및 유통사가 참여하는 CGF에서 부산이 박람회 개최의 최적지라는 점을 적극 소개한다는 전략이다.

앞서 신 회장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한 대국민 릴레이 응원 캠페인 ‘함께해요 이삼부’(2030세계박람회는 부산에서)에도 동참한 바 있다. 지난 4일에는 인천 베어즈베스트청라GC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022 롯데 오픈’에 마련된 부산엑스포 포토월을 방문하기도 했다.

롯데 관계자는 “공식 홍보 부스에서뿐만 아니라 글로벌 그룹 최고경영자들과 함께하는 별도의 비즈니스 미팅에서도 세계박람회 개최 최적지로서의 부산의 역량을 적극 소개할 예정”이라며 “전 세계 소비재 시장에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들에게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며 성공적인 개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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