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서울옥션 인수 검토 등 미술품 사업 확대 예고
롯데·현대·이랜드, 기존 사업 강화 등 다방면으로 검토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 미술품을 재테크로 활용하는 ‘아트 테크(Art-Tech)’가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유통 대기업들도 ‘미술품’을 잠재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점치고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21일 예술경영지원센터 한국 미술시장 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미술품 시장 규모는 전년보다 180.2% 늘어난 922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는 3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희귀하고 소장 가치가 있는 미술품의 성격과 한정판 제품에 열광하는 MZ세대의 성향이 맞아떨어지면서 이들이 미술품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고, 경매 및 리셀 등을 활용한 아트테크가 활발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랜드갤러리 헤이리 내부. 사진=이랜드 제공
이랜드갤러리 헤이리 내부. 사진=이랜드 제공

시장이 급성장하자 신세계는 1998년 설립된 국내 최초의 미술품 경매회사 ‘서울옥션’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신세계 측은 “서울옥션 인수 관련해 검토했으나 현재까지 확정된 바는 없다”면서도 “추후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는 시점 또는 1개월 내 재공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4.82%를 280억원에 취득했다.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미술품 사업 강화를 공식화하면서 인터넷 경매 및 상품 중개업을 통해 미술품 사업을 확대할 것을 암시하기도 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15일 파주 헤이리 예술마을에 ‘이랜드 헤이리 갤러리’를 오픈하며 본격 시장에 진출했다.

이랜드 갤러리는 헤이리 예술마을에서 단독 건물로는 가장 큰 규모로 GATE 2번 입구에 위치해 있다. 미술전시복합공간 외 영화 촬영소로 운영되는 3개의 스튜디오 총 3000㎡ 규모의 스튜디오를 별도로 운영하고 있다.

이랜드리테일은 1조원 규모로 커진 국내 미술품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오프라인 갤러리 뿐만 아니라 온라인 갤러리 등 다양한 콘텐츠를 연말까지 선뵐 계획이다.

또한 신진작가 작품을 소개하며 대중과의 접점을 늘리고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방침이다.

롯데아트페어2022부산 메인 포스터.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아트페어2022부산 메인 포스터. 사진=롯데쇼핑 제공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기존에 하던 아트페어의 규모를 키우는 등으로 사업을 키우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시그니엘 부산 호텔에서 ‘롯데아트페어 부산’을 진행했다. 이번 아트페어는 롯데백화점 창사 이래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다. 

이번 행사의 VIP 입장권은 개막전 모두 완판 됐으며, 박서보X알레시 콜라보 와인오프너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질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갤러리에서 소규모의 아트페어를 연 적은 있었지만, 수많은 갤러리와 작가가 동시에 참여해 대형 공간에서 연 전시는 이번이 최초”라며 “매년 대규모 아트 행사를 열고, 롯데아트페어를 국내를 대표하는 수준 높은 아트페어로 브랜딩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12일까지 ‘대구점’에서 대규모 아트페어인 ‘iDaf22 Preview IN THE HYUNDAI’를 개최했다. 이번 페어는 대구화랑협회가 주관하는 국내 3대 아트 페어인 ‘국제 대구 아트 페어’의 시사회 성격을 띤 행사다.

앞서 현대백화점은 지난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아트 비즈니스 활성화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협약을 통해 △신진 작가 지원 전시 사업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 전시 등에 대해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협약에 따라 현대백화점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오는 8월 목동점, 판교점 등 주요 점포에서 미술품 소장 문화 확산을 위한 전시를 진행하고, 오는 10월에는 목동점 7층에 위치한 실내·외 조경 공간 글라스하우스에서 우수 작가 기획전시 ‘매니폴드’를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아트페어 외에도 백화점 내 전용 갤러리인 ‘갤러리H’, 기업 최초 정부 지정 ‘현대어린이책미술관’ 등 기존 진행하던 사업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미술품에 대한 고객의 관심과 취향이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는 만큼, 미술에 대한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행사를 통해 이들을 끌어들이는 게 목표”라며 “잠재 가능성이 높은 시장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치열한 눈치싸움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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