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 내년 최저임금 1만340원 제시
업계 "식자재값도 부담…마이너스 신세"
"을과 을의 싸움 유발"…강경대응 예고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천소진 기자, 홍정표 기자] 내년도 최저임금이 올해보다 5.0% 오른 시간당 9620원으로 정해지면서 중기·소상공인 등이 무책임한 결정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나섰다. 최근 물가 인플레이션에 따른 식자재값 인상 등에 이어 인건비까지 오르면 더 이상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극단적 상황에 내몰릴 것이라는 주장이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소포장 야채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고객이 소포장 야채를 고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0일 중기·소상공인 등에 따르면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지난 29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8차 전원회의를 열고 내년도 최저임금을 9620원으로 의결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160원)보다 460원(5.0%) 높은 금액이다.

월 환산액으로 계산해보면 월 노동시간 209시간 기준 201만580원이다. 기존 191만4440만원 대비 10만원 가까이 오르게 됐다.

그간 고통 분담과 속도 조절 차원에서 최저임금 동결을 촉구해왔던 중기·소상공인 등은 5% 인상에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고용축소의 고통은 중소기업과 저숙련 취약계층 근로자가 감당하게 될 것"이라며 "중소기업계는 강한 분노와 우려를 표한다"고 말했다.

소상공인연합회도 같은날 논평을 내고 "최저임금위원회 결정에 대해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한다"며 "이번 최저임금 결정은 주요 지불 주체인 소상공인의 절규를 외면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근로자 위원들이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내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저임금위원회 회의에 참석하는 근로자 위원들이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리는 제5차 전원회의에 앞서 내년 적용 최저임금 노동계 요구안 발표 기자회견을 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 결정을 두고 인건비에 가장 예민한 편의점과 외식업계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걱정 어린 목소리가 나온다.

물가 상승으로 인한 식자재값도 부담인데, 코로나19로 정상 영업도 못한 상황에서 인건비까지 챙기려면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24시간 운영으로 야간수당과 주휴수당 등 부가적인 지출이 큰 편의점 업계가 강하게 반발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은 1주 동안 하루 8시간 기준 평일 5일을 근무하면 하루치에 해당하는 주휴수당을 보장해야 한다. 또한 야간 수당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한다.

한 편의점주는 “주휴수당과 야간수당, 4대 보험 분밥분 등을 포함하면 사실상 업주에게 돌아가는 부담은 시간당 1만2000원 수준”이라며 “야간 운영을 중단하는 방안도 고려중"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실제 지난 5년 동안 최저임금이 42% 올리는 ‘과속 인상’으로, 야간시간 미운영 편의점 비율이 2016년 13.8%에서 2020년 20.4%로 증가했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이 1만원대로 인상되면 현재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주분들의 환경이 열악해질 것”이라며 “본사 차원에서 전기세 지원 등 상생 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조직적인 강경대응도 예고됐다.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 결정은 편의점 절반이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한 푼도 벌 수 없는 절박한 사정을 철저히 외면한 것”이라며 “을과 을의 갈등을 유발하고 편의점주를 범법자로 내모는 결정이므로 절대 수용할 수 없다”고 이번 임금 인상에 대한 불복 의사를 표했다.

외식업계 역시 상황은 마찬가지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리오프닝 기대감을 모았지만 원자재 가격 폭등에 경기 침체까지 더해지며 매출 상승이 일어나지는 못한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안그래도 부담이 심한 외식업계의 인건비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동안 외식업계가 많이 침체됐던 상황에서 최근 대외환경 악화로 상황이 호전되지 않고 있다”며 “최저 임금이 인상된다면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업종 특성상 업주분들의 부담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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