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안전협회가 오는 18일부터 50일간 정밀안전진단 실시
주민들 “협회 신뢰성에 의문…안전진단 시작 시기도 너무 늦어”
협회 “국가로부터 안전진단면허 취득…국토부 감사·감독 받아”
[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역촌동부센트레빌 아파트 주민들이 인근에서 진행 중인 동부건설의 역촌1구역 공사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는 가운데, 동부건설이 해당 단지의 피해 상황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한다.
11일 주민들과 동부건설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동부건설은 역촌1구역 공사 현장과 가장 가까운 동인 역촌동부센트레빌 106동 주민들을 상대로 정밀안전진단 설명회를 실시했다.
지난달 이미 동부건설은 해당 단지에 대한 안전진단을 실시했지만 주민들이 당시 진행된 안전진단에 대해 신뢰성에 의문을 표하면서 정밀안전진단을 실시하게 됐다.
이번 정밀안전진단은 동부건설의 의뢰로 한국건설안전협회가 진단을 맡아 오는 18일부터 안전진단 작업이 실시될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이번 정밀안전진단은 이달 18일부터 시작해 45일에서 50일 정도 장기간 진행된다”며 “아파트 단지에 생긴 균열이 얼마나 심각한 상황인지, 향후 건물에 어떤 직접적인 피해가 갈 것인지 여부를 집중해서 들여다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주민들은 설명회 참석 이후 오히려 더욱 동부건설과 진단업체에 대한 불신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106동 전 동 대표는 “동부건설이 선정한 업체가 객관적으로 균열 원인을 파악하고, 책임 소재를 가려낼지 의문”이라며 “동부건설 쪽에 편중된 진단 결과를 내릴 것 같아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106동 10층 주민도 “설명회에 나온 협회라는 곳 관계자가 자신들은 국가에서 공인받은 업체라고 하는데 공적인 기관도 아닌 곳을 뭘 보고 믿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106동 5층 주민은 “설명회 자리에서도 협회 관계자는 균열 원인이 동부건설 측에 있는지를 가려내기보단 균열로 인해 향후 건물이 직접적인 피해가 있을지 없을지에 더 설명을 치중했다”며 “과거 벌어진 균열에 대한 동부건설에 책임 소재 여부를 가리기보다는 미래 건물 붕괴 가능성에 대한 전망 얘기를 하면서 동부건설에 면죄부를 주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진단을 맡은 협회 측 관계자는 “협회는 정부로부터 건설 안전 진단 면허를 취득하고,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인 국토안전관리원의 감독 및 감사 관리를 받는 사단법인”이라며 “동부건설 측 의뢰로 진단을 맡지만, 시공사 편을 들거나 입장을 대변할 일은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주민들이 해당 아파트에 계속 거주함에 있어 일어날 수도 있는 붕괴 사고 등 더 큰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 정말 이 단지가 안전에 문제가 없는지 건물 전반적인 상황을 점검하려는 것”이라며 “현재 벌어져 있는 지하주차장 바닥과 외벽 균열 현상에 대한 원인 규명도 당연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협회 측은 “안전 진단을 하루 이틀만 할 것도 아니고, 당장 이 현장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전국에 안전 진단을 맡을 수많은 공사 현장이 있는데 어떤 특정 현장에서 시공사 편을 들었다가는 국토부나 국토안전관리원으로부터 지적을 받을 수 있다”며 “주민들의 의심은 이해하지만 협회가 동부건설 편을 드는 우려할만한 그럴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민들은 동부건설과 진단 업체가 신속하게 진단을 실시하지 않고 진단 시기가 늦어지는 것도 지적하고 있다.
106동 4층 주민은 “지금 주민들이 하루하루 인근 동부건설의 역촌1구역 공사로 고통받고 있는데 당장 안전진단을 실시하는게 아니라 일주일 뒤인 18일이 돼서야 진단을 실시하는 이유가 뭔지 궁금하다”며 “이 기간 동안 동부건설 측과 어떤 얘기나 그림을 그리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현재 협회는 마곡역 쪽의 다른 공사 현장 안전 진단 작업을 맡고 있다”며 “해당 현장은 당장 기둥이 무너질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라 다른 현장을 동시에 맡을 여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협회 관계자는 “곧바로 안전 진단을 실시하면 좋겠지만 육안으로 둘러본 결과 이 단지는 현재 안전 진단을 실시 중인 마곡 지역 현장과는 달리 당장의 붕괴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우선 기존에 맡고 있는 공사 현장의 안전 진단이 종료된 후 오는 18일부터 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