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76명 퇴직…尹정부 '본점 이전 계획' 후 속도↑
강석훈 회장 이전 찬성 입장…"신입급 대거 이탈 우려"

사진=산업은행 제공
사진=산업은행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산업은행의 인력 이탈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정부가 본점 이전 계획 발표한 이후 젊은 직원들을 중심으로 퇴사가 늘고 있으며 현재까지 70명이 넘게 은행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내부에서는 금융권 채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다음달 퇴사자들은 더 증가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산업은행을 떠난 직원은 임금피크제, 정년퇴직 직원을 포함해 7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중도 퇴사자는 30명 정도인데, 이 역시 지난 한해 동안 퇴사자가 40여명인 것과 비교하면 많은 수준이다.

퇴사자가 크게 늘어난 배경에는 윤석열 정부가 내놓은 '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 계획'이 있다. 지난 5월 '110대 국정과제'에 이 내용이 포함되면서 '퇴직 러시'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한 직원은 국정과제 발표 직후 "본점 이전 계획 발표 전후 이직을 시도하는 직원들이 많이 나오고 있고 실제 퇴사한 직원들도 있다"며 "기업 공채 시즌이 아님에도 통상적인 수준보다 퇴직 인원이 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 직원에 따르면 신입, 저연차 직원들은 상대적으로 이직이 쉽고 부산 이전에 대한 거부감이 커 퇴사를 선택하고 있다.

또한 재계약을 포기하는 전문직들도 늘고 있다. 전문직의 경우 업무 전문지식을 보유한 인력이기 때문에 이들의 공백이 생기면 은행은 인력을 바로 보충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부산 이전 논란에 상반기만 30명의 퇴사자가 발생했지만 인력 이탈이 잦아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이 최근 본점 이전에 대한 찬성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혀서다. 

강석훈 회장은 지난달 28일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회가 먼저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 1항(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을 개정해야 하고 국토균형발전위원회, 금융위원회, 국토교통부의 허락이 있어야 본점을 이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노조를 비롯한 직원들의 반대에 대해서는 "이전과 관련해 소통위원회를 통해 충분히 대화하려고 했으나 현실적으로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앞으로 이전의 필요성, 이유 등을 구성원들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금융권 채용도 산업은행 인력 이탈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은 이달 8일까지 신입직원 서류 접수를 진행했으며 필기시험은 다음달 24일 예정돼 있다. 또한 국책은행, 시중은행들도 다음달부터 공채를 시작할 전망이다.  

한 직원은 "산업은행을 퇴사한 직원들은 다른 금융사나 일반 기업의 재무직으로 옮기고 있다"면서 "현재도 퇴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으로, 다음달 금융권 채용이 동시에 시작되면 신입급 직원들이 대거 이탈할 수도 있어 업무공백이 커질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산업은행도 최근 조달청 나라장터에 '2023년 신입행원(5급) 채용 대행 용역' 입찰공고를 내면서 채용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서류 접수는 다음달 8일에 시작하며 필기시험은 오는 10월 22일로 예정돼 있다. 업계에서는 '본점 이전 논란'과 맞물리면서 흥행 여부, 채용규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실제 채용공고가 나야 규모를 확인할 수 있지만 퇴직으로 인해 공백이 생긴 자리에 바로 채용을 하지는 않는다"면서 "매년 연간 100여명을 채용해왔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 수준으로 보이나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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